눈이내려 더욱 눈부신 대왕의 릉.. 융건릉

경기도 2010. 1. 7. 06:49 Posted by 라오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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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건릉

눈이 징글맞게 많이도 왔습니다. 자연의 섭리이기에 받아들인다지만 여러 가지로 불편한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름다운 설경이 보고 싶어 졌습니다. 그래서 어디가 있을까 생각하니 융건릉이 떠오르더군요. 오늘은 화성 제1경이기도 한 융건백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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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7월에 조선왕릉 40기 모두가 유네스코 세계유산(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조선왕릉의 독특한 공간구조, 풍수사상이라는 자연의 법칙의 적용, 현재에도 왕릉에서 이어지는 제사 등이 선정 이유가 되었다고 합니다. 융건릉 역시 조선왕릉의 하나로서 세계유산에 포함이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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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료 1천 원을 내고 들어갑니다. 융건릉은 융릉과 건릉을 합쳐서 보르는 말입니다. 융릉은 사도세자로 더 알려진 장헌세자(후에 장조로 추존)와 경의왕후로 추존된 혜경궁 홍 씨의 합장릉이고 건릉은 정조와 효의왕후의 합장릉입니다. 두 릉이 같은 테두리에 묶여있어 편의상 융건릉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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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서두에 화성 제1경 융건백설이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경기도 화성시에서는 화성 8경이라 하여 화성시에서 자랑스럽게 내놓은 명소들이 있습니다 1경은 융건백설, 2경은 용주범종, 3경은 제부모세, 4경은 궁평낙조, 5경은 남양황라, 6경은 입파홍암, 7경은 제암만세, 8경은 남양성모성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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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릉으로 향합니다. 그래도 어르신을 먼저 찾아뵙는 게 예의겠지요. 융건릉은 근처에 있는 용주사와 더불어 정조의 효심이 깃든 유적입니다. 국민학교 교과서에도 나오지요. 정조가 송충이를 입으로 씹었다는 이야기(뻥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저 같은 불효자라면 꼭 한 번은 와 볼만한 곳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저는 여러 번 왔는데도 아직도 불효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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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융릉 앞에 다다릅니다. 릉 앞에는 '곤신지'라는 동그란 연못이 하나 있습니다. 강추위에 연못이 얼었고 그 위를 눈이 뒤덮고 있습니다. '곤신'이라는 것은 남서쪽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이곳이 길지기에 연못을 만들었다 합니다. 그나저나 여기 지나가는데 꿩 한 마리가 갑자기 날아가서 깜짝 놀랐습니다. 융건릉 곳곳에 꿩들이 숨어 있다가 여러 번 놀라게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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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릉입니다. 조선왕릉 앞에는 신성한 묘역의 입구라는 의미의 홍살문이 있습니다. 참도를 따라가면 丁자 모양의 정자각이 있는데 제향을 올리기 위한 건물입니다. 오른쪽에 건물 하나가 보이는데 비각이고요. 왕릉에 대한 정보를 비석에다 적고 있습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왼쪽으로 건물이 하나 있는데 수라간입니다. 음식 준비하는 곳입니다. 그리고 뒤에 봉분이 있고요.



릉에 좀 더 가까이 가봤습니다. 융릉은 원래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당시에는 경기도 양주군)에 있었는데 1789년에 정조가 현재의 위치인 화성시 화산으로 이장을 하게 됩니다.  합장릉이면 상석(혼유석)이 두 개가 있어야 하는데 융릉은 상석이 하나만 있는 것이 독특합니다. 추존왕에는 병풍석을 하지 않지만 융릉은 하고 있는데 정조의 효심이 묻어나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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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풍석의 조각이 곱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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릉 앞에는 양쪽으로 두 개씩 석인(石人)이 있습니다. 왼쪽 것은 왕에게 보고할 무언가를 들고 있는 문인석이고 오른쪽은 칼을 쥐고 있는 무인석입니다. 반대편에도 이렇게 되어있고요. 건릉 앞에도 양쪽으로 석인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융릉 앞에 눈이 소복이 쌓여 있습니다. 앞쪽에 작은 건물이 수라간입니다.



건릉으로 발걸음을 옮겨 봅니다. 건릉으로 가는 길에 누군가가 눈사람을 만들어 놓았네요. 눈은 솔방울로 해놨고 코는 나뭇잎입니다. 표정이 뚱 한 것이 추위에 떨고 있는 것 같아요.



소나무 두 그루가 서로 껴안고 있습니다. 둘이 사귀나 보죠? 아니면 추우니까 서로 포옹하는 것인가요? 



눈밭에 서있는 소나무들의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융건릉은 도심과 그리 멀지 않으면서도 숲이 우거진 것이 참 좋습니다. 봄여름에는 푸른 잎이 가을에는 단풍이 그리고 이렇게 겨울에는 멋진 설경을 주는 고마운 곳입니다. 



눈이 아무리 많이 내려도 자그마한 계곡으로는 물이 흐르고 눈이 녹아내립니다.



정조는 아버지 사도세자를 생각하며 일 년에도 몇 차례씩 능을 찾습니다. 효심 가득한 정조는 아버지 곁에 묻히기를 소망해 왔습니다. 결국 그의 유언에 따라 융릉 옆에 모셔지게 됩니다. 융릉 동쪽에 처음으로 모셔지게 되는데 풍수지리상 좋지 않다고 하여 현재의 위치로 이장을 하게 됩니다.



조선 후기 문예부흥을 이룩한 조선 22대 왕 정조와 부인 효의왕후가 합장된 건릉입니다.  



융릉과 건릉의 구조는 비슷합니다. 위에 융릉에서 보셨던 석인이 건릉에도 있습니다. 봉분을 따라서 여러 가지 동물 모양의 조각상들이 수호신으로 있습니다. 그리고 석인 뒤에는 동물조각상들이 있는데요. 사진 속의 것은 무인석 뒤에 있는 석마(石馬)입니다. 눈이 녹은 모습이 땀 흘리는 것 같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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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서 죽었다는 것은 드라마, 영화에서 여러 번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영조가 사도세자를 그렇게 처참히 죽였을까 하는 의문도 듭니다. 사실적으로 이런 참사가 난데에는 당쟁도 한몫했습니다. 노론이 영조를 지지하지만 사도세자는 노론을 비판했고 소론을 지지하는 편이었죠. 사도세자가 왕이 되면 노론 쪽은 불리 해질 것이고요. 그래서 사도세자가 죽음까지 이르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건릉을 보고 돌아오는 길입니다. 사람들 다니라고 제설작업을 잘해두었지만 왠지 그냥 눈밭을 걸어보고 싶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요즘 방황하고 있는 저에게 누군가 길을 안내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있기도 합니다.



상수리나무의 안내를 받으며.. 융건릉 투어를 마무리합니다.

 

융건릉은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찾아가기 쉽습니다. 전철 1호선 병점역에서 내린 후 병점역 후문(2번 출구)으로 나가면 융건릉까지 가는 버스를 쉽게 탈 수 있습니다. 매주 화요일은 정기휴일입니다. 근처에 용주사라는 큰 절도 함께 둘러보면 더욱 좋은 나들이가 될 수 있습니다.

날씨가 정말 춥습니다. 장갑 없이 맨손으로 사진 찍다가 손 어는 줄 알았습니다. 날씨가 추우니까 눈이 녹지 않고 그대로 흩날리더군요. 몸은 춥고 불편하더라도 마음만은 따뜻하고 포근한 날들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왕릉도 보셨으니 왕처럼 왕비처럼 멋지고 아름다운 날들 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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