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물이 흘렀던 깊은 계곡.. 양양 미천골

강원도 2010. 1. 25. 06:11 Posted by 라오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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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천골 .. 선림원지..

2009년 12월의 어느 날.. 대학교를 같이 다닌 친구들이 모여서 강원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학번도, 나이도, 사는 곳도 다 다르지만.. 서로서로 뜻이 잘 통하는 녀석들입니다... 저희들의 베이스캠프였던 강원도 양양의 미천골 자연휴양림으로 떠나시겠습니다...


강원도 여행길에 많이 보이는 구조물입니다.. 저도 오며가며 보긴 했는데.. 정체는 잘 몰랐습니다.. 동행하는 친구 중에 강원도에서 군 생활 녀석이 말하길 '탱크방벽'이라고 하더군요.. 유사시..  폭약으로 방벽을 무너뜨려.. 탱크의 진입을 차단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전쟁과 관련된 구조물들이 한반도에서 사라지면 좋겠습니다.. 그날이 곧 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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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은 1박2일 코스였습니다.. 전날 속초와 설악산을 둘러보고.. 미천골 휴양림으로는 밤 늦게 도착을 했습니다... 속초에서 1시간 정도 걸리더군요...  아침에 일출을 보고 돌아오니..  휴양림 주변으로 고운 아침햇살 사리로 아름다운 계곡이 눈에 들어옵니다... 12월의 미천골계곡은 꽁꽁 얼어 있었습니다..



계곡에는 얼음이 얼어있지만.. 아래로는 여전히 물길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사이사이 물길이 보일 때 마다 1박2일의 입수 장면이 생각나더군요.. 그 때 누군가가 복불복 입수하자고 말하고 있군요...
'이 녀석이 술이 덜 깬나? 들어가려면 너 혼자 들어가라구... '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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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천골(米川谷).. 한자가 쉽습니다.. 쌀미자에 내천자.. 미천골에 있었던 사찰이 번성했을 당시, 한끼 쌀 씻은 물이 계곡을 따라 하류까지 이르러 미천골이라고 하였답니다...  하얀물 대신 눈으로 덮인 계곡을 보니.. 그 당시의 모습이 얼추 상상이 됩니다... ^^

미천골 자연휴양림은 산림청에서 운영을 하는 것이구요.. 미리 예약을 해야 합니다..  휴양림 예약과 안내는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을 이용해주세요.. ^^



저희는 시간 관계상 휴양림 초입의 통나무집 부근에서만 있었는데요.. 나중에 알고보니 미천골 자연휴양림 6 ㎞ 정도 올라가면.. 토종꿀을 맛보고 살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합니다.. 철분을 포함해 붉은색을 띈다는 불바라기 약수, 라이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불바라기 카페, 12.4㎞에 이르는 등산로도 갖추고 있습니다.. 오토캠핑장도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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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들이 묶었던 진달래 방입니다.. 5명 정원에 7 만원입니다.. 원룸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조리도구 다 갖춰져 있구요.. 무엇보다도 좋았던 것은 방이 엄청나게 뜨끈했다는 것입니다.. 전날 밤에는 바로 앞 노래방에서 잘 놀았습니다.. 산골짜기라 그런지 좀 비싸긴 하네요.. (1시간에 3만원)..  수퍼 간판은 있지만 영업을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장을 미리 보고 와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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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공기가 상쾌한 것이.. 가슴이 시원시원합니다.. 이 신선한 공기를 전해드리지 못하는게 아쉽습니다.. ㅋㅋ..  상쾌한 공기를 더 즐기기 위하여 휴양림을 거닐어 보기로 합니다.. 그렇게 10여분을 걷다가 찾아간 곳이.. '선림원지(禪林院址)' 라는 곳입니다.. 미천골이라는 이름을 제공한 그 사찰이 있던 곳입니다..

1948년에 선림원지에서 범종이 발견되었는데.. 거기에 804년에 순응법사가 종을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어서.. 창건시기를 804년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범종을 월정사로 옮겼는데.. 한국전쟁 때.. 월정사와 함께 불타버렸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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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응법사는 해인사를 세우기도 한 사람입니다. 그가 선림원을 세웠다는 것은 처음에는 화엄종에 속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화엄종은 의상대사가 이끌던 신라 불교 최대의 종파입니다.. 9세기 중엽 홍각선사가 대대적으로 중수를 하면서 선종 사찰로 전향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선림원지의 건물은 없고 주춧돌이 남아있습니다.. 여러 정황으로 보아.. 900년을 전후한 어떤 시기에 대홍수로 산사태가 나면서,  절터가 완전히 매몰되면서 사라진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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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림원지에 남아 있는 석조유물들은 발견 당시 무너져 있었고, 이것을 1965년에 복원한 것입니다. 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석조유물로 이 삼층석탑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약 5m 정도의 석탑은 2중 기단 위에 3층의 탑신부를 쌓아 올린 전형적인 통일신라 시대의 석탑입니다.. 상층기단 네 면에 팔부중상 2구씩을 조각해 놓았습니다..  보물 제 444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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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 입니다.. 부도는 승려의 사리나 유골을 담아두는 탑입니다.. 선림원지의 부도는 기단부만 남아있고.. 그 위의 몸돌과 상륜부는 없어졌습니다... 아래 지대석 안상 네면에는 귀엽고 복수런 사자상이 새겨져 있습니다.. 사자들의 모습도 놓치지 마시구요.. 화려하면서도 조화스런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현재 남아 있는 상태의 높이는 1.2m 이고.. 보물 제447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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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등입니다.. 조형미가 아주 멋집니다..  조각도 섬세하죠.. 조각 연대는 선림원의 창건과 중건 시기로 추정되는 804년에서 886년 사이로 짐작하고 있습니다.. 높이는 2.92m 이고, 보물 제445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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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탑비는 선림원을 부흥시킨 홍각선사의 부도 탑비로서.. 신라 정강왕 원년(886)에 만들어 진 것입니다.. 원래 비신은 일부만 남은체로 국립춘천박물관에 있답니다.. 지금의 비신(가운데 비석)은 2008년에 새로 복원해 놓은 것입니다.. 귀부(아래 거북이)의 모양이 정교하면서도 매섭게 표현되고 있습니다.. 이수(비석 위에 돌)를 잘 보면 용 7마리가 조각되어 있습니다.. 귀부의 높이는 73㎝, 이수의 높이는 53.5㎝ 입니다.. 보물 제446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문화재에 대한 설명은 '답사여행의 길잡이3. 동해, 설악, 한국문화유산답사회' 를 참고했습니다..



미천골.. 정말 강원도 산골짜기에 있었습니다.. 낙산에서 밤길을 30분 넘게 들어가는데.. 차도 없고.. 불빛도 없고.. 오지였습니다... 하지만  우리들에게 맑은 공기와 고요함을 주었고.. 그것을 통해 재충전의 에너지를 맘껏 얻을 수 있었습니다..

요즘들어 인연이라는 것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게 됩니다... 지구상에 수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또 만나게 되지만.. 나의 생각을 이해해 주고.. 어려운 일 있을 때 힘이 되어주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언제나 좋은 일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같이 여행 다녀 온 친구들은 저에게 선물 같은 존재들입니다.. 비록 나이도 사는 곳도 다르지만.. 녀석들이 있기에.. 낯선 여행지에서도 즐거움이 배가 되는 것 같습니다... 올해도 다들 일이 잘 풀려서.. 연말에 즐거운 마음으로 또 여행을 떠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얘들아 가자.. 고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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