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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만의 국토대장정

(http://cafe.daum.net/2000bagcas)

무더운 여름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날씨는 시원하게 보내는 것이 제일 좋지요.. 하지만 저는 무더위 속으로 들어가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됩니다.  2000년 7월 3일... 서울에서 해남 땅끝까지 500㎞를 걸어가보기로 한 것이었지요. 오직 걸어서..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무모한 행동이었지만, 저에게는 정말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정확히 10년이 지난 오늘 그 이야기를 다시 풀어 보려 합니다.

2000년 여름 다음 카페 '우리들만의 국토대장정(http://cafe.daum.net/2000bagcas) 카페를 통해서 40명의 대학생들이 모였습니다. 이들의 목표는 서울에서 해남 땅끝마을까지 걸어서 가는 것이었지요.. 물론 그 무리에는 저도 있구요.. 여행경비는 저희들이 회비를 모아서 사용했습니다. 스폰서 하나 없었지요.. 사진은 첫날 수원화성을 지나가는 것입니다.. 첫날이라 녀석들 얼굴이 뽀얗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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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숙식은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물음이 나올 수 있는데요.. 저희들 처음 계획은 텐트치고 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 텐트를 갖고 다니는게 엄청난 짐이라는 것을 깨닫고 작전을 바꿉니다. 대학교, 교회, 마을회관, 관공서 등에 찾아가서 무작정 도와달라는 것이었죠.. 어디서 그런 용기들이 나왔는지.. ㅎㅎ


그래도 젊은 사람들이 장한 일 한다고 잠잘곳을 선뜻 빌려주시더라구요.. 저 사진은 전남 구례읍사무소 였던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 얼마전에 결혼한 루신이가 가운데 있군요.. 이때 같이 대장정 했던 아가씨와 결혼 했다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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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되면 이렇게 노숙이라도 할 각오는 되있었습니다.. 미농이형 일어나요.. ㅋㅋ



밥은 저희들이 자체적으로 해결했지요.. 덕분에 라면은 매일 한끼 꼬박꼬박 잘 챙겨 먹었지요.. 재주 좋은 놈들은 근처 식당, 동네 돌아다니면서 김치 및 밑반찬을 얻어와서 먹고는 했습니다. 저도 된장, 김치 얻으러 다녔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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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가 완벽하지는 않았다고도 볼 수 있죠.. 하지만 완벽한 여행은 없는법이죠.. ^^ 발에 물집이 잡히면 저희들이 알아서 소독하고 치료하곤 했지요.. 진짜 많이 아프면 병원에 다녀오기로 했지만, 하늘이 도와주셨는지 그런 경우는 거의 없었구요.. 지금 생각하면 천만다행이에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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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가 힘들면 시원한 그늘을 찾아 모두가 쉬어 가기도 하였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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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와도 우리의 걸음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날씨가 계속 좋다가 중반 넘어가면서 이틀 연속으로 비를 맞고 걸은적이 있지요, 덕분에 몸에서 곰팡이(?)가 다 나더군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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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늦은 시간에도 우리는 걷고 또 걸었습니다. 이 때가 출발한지 대략 5~6일 정도 되었을 때인데요.. 얼굴이 거뭇거뭇하게 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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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장정 다녀오면서 많은 변화를 맞이합니다. 지금 저를 아는 사람들은 절대 믿지 않겠지만, 당시만 해도 저는 낯가림도 엄청 심하고 소심한 아이였습니다. 하지만 한달여의 기간동안 제 자신을 가두고 있던 껍질들을 하나씩 깨 나가고 있었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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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각지의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면서 세상을 보는 눈도 커지게 됩니다. 이때부터 여행이라는 것에도 눈을 뜨게 됩니다.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면서 사랑, 우정 이런것들도 알아가게 되구요..



사랑, 우정을 키워가고 무너지고 하면서 사람과의 관계를 배우고 저만의 모습을 완성해 가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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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의 어느 초등학교에서 점심을 먹는데, 그 학교 다니는 녀석들이 찾아와서 같이 놀던 기억도 납니다. 녀석들과 메일도 주고 받고 했는데, 지금쯤 멋진 남자로 변신해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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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타고 빠르게 지나가면 볼 수 없는 장면들도 많이 보게 됩니다. 풀 하나 구름 하나 우리들 곁에 소중하게 다가오게 됩니다. 제헌절이 가까워 오면서 태극기 사서 달고 다니기도 하였죠.. 대한민국의 소중함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지금은 국토대장정 하는 모임이 많지만, 2000년도에만 해도 거의 없었지요, 1999년에 모 제약회사에서 시작을 하였었고, 2000년에 우리 카페를 필두로 여러 모임이 만들어졌지요.. 덕분에 MBC 텔레비전 방송에 저희들이 출연도 했었습니다. 생방송 화제집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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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다니다 보면 알게 모르게 많은 도움을 받습니다. 고생한다면서 몇 만원씩 찔러주고 가는 분도 있구요, 아이스크림 한아름 안겨주는 분들도 있었구요.. 그분들의 격려와 응원으로 저희들이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왼쪽에 있는 사람 발목을 보면, 흑백의 구분이 명확해집니다. 하얀부분은 양말을 신었던 부분이죠.. 사실 혼자서 500㎞를 걸어서 여행하라면 힘들었을 것입니다... 좋은 친구들이 서로 밀어주고 땡겨주면서 힘이 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지요



서울에서 수원, 오산, 평택,  천안, 공주, 논산, 전주, 임실, 남원, 구례, 순천, 보성, 장흥, 강진을 거쳐 해남땅끝탑에 도착을 합니다. 정말 눈물나는 순간이었죠.. 무엇인가를 성취해 냈다는 것이 이렇게 자랑스러울수가 없었습니다.

 

이 친구들이 있었기에 뜨거운 여름 태양볕을 이겨내고 성취감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 인생에 있어서 잊지못할 소중한 추억과 함께,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어 주었구요..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도 연락이 되는 친구들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길이 없는 친구들도 많이 있습니다. 혹시 이글을 본다면.. 짧은 댓글이라도 남겨주면 좋겠습니다.

40명의 젊은이들이 아무런 사고없이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누군가의 말대로 객기 하나만 믿고 시작한 일이었지요.. 내가 진짜 저렇게 걸었던 말인가라는 의구심이 들때도 있습니다. 누군가가 이때처럼 다시 할 수 있느냐고 물으면.. 할 수 있다고 선뜻 말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무조건 해외 배낭여행만을 쫓기 보다는 이렇게 우리국토를 직접 두 발로 걷는 것 부터가 선행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우리들만의 국토대장정 화이팅... ^^

사진은 필름사진으로 찍었던 것을 스캔한것이라서 화질이 좋지 못합니다. 10년전만 해도 디카가 귀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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