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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에서 북촌까지
 
알고 지낸 지 25년 된 여사친이 있습니다. 인생의 열정적인 순간을 함께한 여사친과 일 년에 두세 번 만납니다. 만나면 소주잔을 기울이며 옛날이야기와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눕니다. 올해 해가 넘어가기 전에 서울에서 만납니다. 이번에는 종로에서 만나 북촌을 걷고 다시 종로로 돌아왔습니다. 이런 데이트 코스도 좋겠다는 생각에 여사친과의 하루를 정리해서 소개합니다. 
 

 
우리는 보통 낮에 만납니다. 낮에 만나면 불편한 게 하나 있습니다. 식당 브레이크 타임에 걸린다는 것이죠. 우리는 다 갈 때가 있습니다. 오늘 우리의 픽은 아귀찜입니다. 낙원상가 근처 옛날집낙원아구찜으로 향합니다. 옛날집낙원아구찜은 서울에서 아귀찜을 제일 먼저 시작한 식당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촉촉하게 겨울비 오는 날 아귀찜에 낮술 하기 딱 좋습니다. 
 
 
 
 
 

 
뭔가를 처음 시작했다는 것은 그만큼 역사가 오래되었다는 것입니다. 식당에 들어서니 노포의 느낌이 확 다가옵니다. 사장님으로 보이는 아주머니, 아저씨께서 친절하게 맞아주셔서 편안합니다. 해물찜, 해물탕, 아귀탕도 있지만 우리는 아귀찜을 주문합니다. 무 두덩이 들어간 물김치에 고추가 반찬의 전부입니다. 아귀찜이 나오는 순간 소소한 반찬마저 필요 없음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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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귀가 넉넉하게 들어있습니다. 이븐 하게 잘 익은 콩나물은 부드러운 아귀와 잘 어울립니다. 살짝 매운맛이 술맛을 돋웁니다. 마지막 볶음밥까지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아귀찜 먹고 북촌으로 향합니다. 지난번에 서촌에서 데이트했기에 이번에는 북촌으로 가기로 한 것입니다. 서울 북쪽에 있어서 북촌입니다. 궁에서 가깝고 언덕에 있어서 조선시대부터 왕족, 양반, 관료 출신들이 살았던 동네입니다. 지금은 북촌한옥마을이라고도 부릅니다. 옛날에는 양반촌, 양반동네라고도 불렸고요. 
 
 
 
 
 

 
 
 
 

 
평일에 비까지 오니 거니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북촌이 조선시대부터 있었다고 하지만 북촌의 한옥이 모두 조선시대 건물은 아닙니다. 지금 남아있는 북촌의 한옥은 일제강점기 때 지어진 것이 많습니다. 
 
 
 
 
 

 
주민 거주지이기에 조용조용 다녀야 합니다. 17시부터 익일 10시까지는 관광객 방문을 제한한다는 안내문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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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 기와지붕의 부드럽고 유려하게 선은 아름답습니다. 서울 하면 커다란 높이의 고층빌딩과 아파트를 떠올립니다. 전통 건축이 남아있고 이어진다는 것이 무척이나 소중합니다. 
 
 
 
 
 

 
북촌 오르는 길에 전통주 갤러리를 가보려고 했습니다. 둘이 대화하면서 가다가 전통주 갤러리를 지나쳤습니다. 뒤돌아 갈까 하다가 패스. 북촌 전망대를 왔는데 뒷문입니다. 뒷문으로 못 들어가니 정문으로 오라고 해서 빙빙 돌아 어렵게 전망대 도착. 전망대 들어가려면 6,000원을 내야 하네요. 저녁 어둑어둑해지고 비도 와서 패스. 내려갑니다. 
 
 
 
 

 
 
 
 

 
북촌 이곳저곳을 다니다가 우연히 '서울 서울 서울 1896'이라는 곳을 들어갑니다. 전통차를 판매합니다. 여사친에게 오미자차를 선물 받았습니다. 잘 먹을게요.  
 
 
 
 

 
북촌에서 내려옵니다. 겨울비가 끊임없이 내립니다. 눈이 오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러면 다니기 더 힘들었을 것 같기도 하고요. 겨울비도 꽤 낭만 있습니다. 막걸리 마시기 위해서 종로 부근으로 내려옵니다. 인사동을 지나갑니다. 날씨 때문인지 인사동도 한갓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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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에 들러서 2026년 달력 삽니다. 달력은 제가 선물해 주었습니다. 차 받았는데 겨우 달력 사주냐고 할 수 있지만 술값은 제가 많이 냅니다. 😅
 
 
 
 

 
그리고 찾아간 열차집. 교보문고 근처 옛 피맛골에 있습니다. 열차집은 막걸리와 빈대떡으로 유명한 서울의 노포입니다. 오늘처럼 비 오는 날 지글지글 익어가는 전에 막걸리를 마셔야 한다는 것은 긴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처음 가게 열었을 때 모습이 기차를 떠올리게 한다고 기차집으로 불렸고 나중에 열차집으로 변경하였습니다. 
 
 
 
 

 
 
 
 

 
원조 빈대떡과 개도 막걸리, 덕산 막걸리를 주문합니다. 막걸리 먹는 스타일이 달라서 두 병 주문입니다. 한 사람은 막걸리 위에 맑은 부분 먼저 먹고 한 사람은 섞어서 먹습니다. 돼지기름으로 잘 구워 구수한 그리고 따뜻한 빈대떡은 사랑입니다. 거기에 달다구리 한 막걸리 한 잔 넘기면 부러울 게 없습니다. 빈대떡에 이어 조개탕까지 이어집니다. 열차집은 어리굴젓이 기본으로 나옵니다. 어리굴젓과 함께 먹는 빈대떡이 또 맛있습니다.  
 
 
 
 
 

 
열차집에서 나와 명동으로 향합니다. 여사친 집에 가는 버스가 명동에서 출발하기 때문입니다. 명동 가는 길 청계천 부근을 지납니다. 크리스마스 전전날. 반짝반짝 빛나는 트리와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크리스마스가 임박했음을 알려줍니다. 
 
 
 
 

 
 
 
 

 
크리스마스트리
 
 
 
 

 
청계천에서는 서울빛초롱축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졸졸졸 흐르는 청계천으로 다양한 빛 조형물이 어우러집니다. 위 조형물은 시등의 순간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습니다. 1887년 경복궁에 우리나라 최초로 전등에 불이 들어온 모습을 표현한 것입니다. 서울빛초롱축제는 2025년 12월 12일부터 2025년 1월 4일까지입니다. 
 
 
 
 

 
 
 
 

 
이번 데이트 코스를 정리하면
낙원상가 옛날집낙원아구찜 - 북촌한옥마을 - 인사동 - 교보문고 - 열차집 - 청계천 - 명동
아귀찜 먹고 막걸리 먹고 하는 게 아저씨, 아줌마 취향이네요. 우리는 옛날 사람. 😅
 
날씨가 좋았거나 일찍 만났으면 북촌한옥마을 일대를 더 돌아다녔을 것입니다. 아귀찜 말고 종로굴보쌈골목에서 굴보쌈 먹으려고 했지만 그분이 아귀찜을 더 좋아하셔서 보쌈은 탈락입니다. 궂은 날씨였지만 함께할 수 있어서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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