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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 와인터널

술 좋아하십니까? 저는 지난 밤에도 한 잔 했스으읍니이다. 어억ㄱ (딸꾹질 소리)

그렇다고 취중 포스팅은 아니고 맑디맑은 정신으로 또렷한 눈으로 모니터를 쳐다보고 있습지요. 눈 뻘개서 레이저 나올 정도로요. 각설하고 술의 종류는 셀 수 없이 무진장 많습니다. 단순하게 봐도 소주, 맥주, 막걸리 그리고 오늘 저와 한 잔 하실 와인이 있습니다. 와인하면 유럽의 나라들을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도 맛좋은 와인이 있습니다. 그것도 세계에서 유일한 와인이지요. 술 한잔 하러 경상북도 청도로 향합니다.



 

이 철길은 일제강점기 때 일본이 만들어 놓은 경부선 철도의 일부 구간입니다. 1898년 '남성현터널' 이라는 이름으로 완공이 되었지요. 지금은 경부선 철도가 다른 쪽으로 이전했고 100m 정도 폼으로 깔아 놓은 곳입니다. 하지만 철도가 지나던 굴은 남아 있습니다. 철길 끝에 굴 속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보입니다.



 

짜잔. 드디어 굴로 들어왔습니다. 습하고 어두운 이 굴하고 와인하고 도대체 뭔 관계가 있을까요?..

경상북도 청도는 감으로 유명한 고장입니다. 감을 이용하여 와인을 만들었습니다. 와인은 숙성이 중요합니다. 땅굴에서 숙성합니다. 온도 15도 습도 60%를  유지하고 있어서 와인숙성에 최적의 조건이라고 합니다. 와인터널이라 명명된 이 터널의 길이는 1015m 폭 4.2m 높이 5.3m 입니다. 길이가 제법 됩니다. 땅굴 끝까지 갈 수는 없지만 중간중간 와인의 향을 느껴볼 수 있습니다.





 

굴을 걷기만 하면서 와인의 향을 느끼기에는 뭔가 부족합니다. 역시나 한 잔 마셔줘야죠. 와인시음도 가능하답니다. 그냥 공짜로 주면 좋겠지만 그래도 분위기 있게 마셔주는게 더 좋겠죠. 레귤러 1잔은 3천 원, 스폐셜은 4천 원 아이스와인은 1잔에 2만 원 합니다. 술 마시기가 좀 그렇다면 감식초 한 잔 하셔도 되구요.




 


 

요렇게 한 잔 하면 되는 것이지요. 건배. 개나발~ (개인과 나라의 발전을 위하여.. )

소 모양의 도자기는 뭐니? 하시겠군요. 개콘에서 박영진씨 말처럼 소를 키워야 하는 것도 아니구 말이죠. 소 도자기의 정확한 기능은 모르겠지만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청도의 소싸움입니다. 청도 소싸움 한 번 정도는 들어보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청도에서는 전국 최대 규모의 소싸움이 열리고 소싸움 축제도 있습니다. 올해는 4월달에 축제가 끝이 났구요. 상설 소싸움 경기장이 올해 9월 오픈을 할 예정이니 와인터널, 소싸움 함께 하면 더욱 재미날 것 같습니다. 두 곳의 거리가 멀지 않더라구요. 차로 10여분 정도.



 

와인 시음장에 와인병을 거꾸로 꽂아 두었군요. 그냥 장식용이래요. 그래도 분위기가 색다릅니다.



 

와인 시음 해보시고 맛이 괜찮으시면 한 병 사가셔도 좋구요. 왼쪽에 누워있는 녀석은 아이스와인입니다. 제일 비싼 녀석이지요. 89,000원.



 

조금 더 특별한 와인을 갖고 싶으시다면 와인병에 조각을 넣을 수도 있습니다. 단체 선물용으로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을 것 같습니다. 전유성씨 얼굴도 보입니다. 전유성씨가 지금 청도에 살고 있지요. 청도에서 '철가방'이라는 코미디극장을 열었다고 하던데 이곳도 참 재밌을 것 같습니다.



 

와인터널 깊숙하게 들어가 봅니다. 와인 저장 탱크가 보입니다.

청도는 우리나라에서 감이 가장 많이 나오는 지역입니다. 청도 내에서는 460년 전 부터 재배가 이루어졌다는 군요. 청도 지역 내 5천여 농가에서 연간 2만 5천톤 정도 생산이 되고 이는 우리나라 전체 생산량의 약 20%를 차지 하는 양입니다. 청도의 감은 쟁반처럼 생겼다고 해서 반시(盤枾) 라고 합니다. 특이한 것은 청도에서 생산되는 감은 씨가 없대요. 외지에서 갖고 온 감나무를 청도에서 심으면 씨가 안나고 반대로 청도에서 씨없던 감이 외지로 나가면 씨가 생긴다는 군요.



 

굴은 길게 이어집니다. 일본이 우리나라 곳곳을 해집고 다닌 것이 심하게 맘에는 안듭니다만 그래도 튼튼하게 지어 놓은 것 보면 부실하기만 한 우리의 건축물들이 배워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일본이 단단하게 건물을 만든것은 그들이 우리나라를 평생 지배할 줄 알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요.

터널을 지나가다보면 위에서 물방울이 하나 둘 떨어집니다. 나쁘고 더러운 것 아니니 맞아도 상관없겠습니다. 터널 안에 직원분이 말하기를 물방울 제대로 맞으면 무병장수한대요. 믿거나 말거나.



 

나만의 와인 만들기 체험을 하러 왔습니다. 와인 제조를 처음부터 하는 것은 아니구요. 이미 만들어져 있는 와인을 병에 담는 과정만 진행이 됩니다. 병에 담은 와인은.. 자신이 갖고 가게 됩니다. 하루 세번(11시, 13시, 15시) 체험 시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사전에 예약을 하는게 좋습니다. 문의는 홈페이지(www.gamwine.com) 054-371-1100 



 

와인 병을 세척하고 와인을 병에 담아 코르크 마개까지 담는 과정이 이어집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자신의 사진을 병에 붙이는 것이지요. 사진은 현장에서 찍어줍니다. 저도 현장에서 사진 찍고 저만의 와인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자기 얼굴 이쁘게 나오게 찍더만 저는 저 사진 꼬라지가 저게 뭐니.저 녀석은 이번주 일요일에 흡입 예정입니다.



 

와인 체험장 옆으로 와인 저장 시설이 보입니다. 와인이 향기롭고 맛있게 익어갑니다. 이렇게 많은 와인들 중에서 모 학교 동창회에서 만든 것이 눈에 띕니다. 동창들이 환갑 되는 해에 술독을 열기로 하고 이곳에 저장을 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오랜 세월 향기롭게 익어가는 우정과 와인의 모습을 기대합니다.



 

턴 해서 되돌아 나갑니다.

감와인은 뭐가 좋을까요? 감으로 만든 세계 최초의 와인이라는 것부터가 시선을 끕니다. 감의 영양과 향이 그대로 전해지지요. 감은 종합 영양제라고 불릴만큼 영양이 풍부한 과일입니다. 감와인은 별도의 주정을 첨가하지 않고 이곳 와인터널에서 1년 이상 자연숙성으로만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화이트 와인이지만 레드와인에 있는 탄닌 성분이 들어가 있어 맛이 풍부합니다. 탄닌 성분은 방사능을 막아준다고도 하지요.

감 와인은 2005년 APEC 정상회담. MB 가카의 취임축하 건배주 등으로 사용되었을 정도로 품질을 인정 받고 있습니다. 위에서 직접 와인 시음을 해보긴 했지만서도 향도 좋고 맛도 좋고 좋은 술이었습니다.


 

 

다시 되돌아 나오면서 좀 전에 시음 했던 곳을 지나갑니다. 요렇게만 봐도 분위기가 참 좋지요. 연인이 간다면 상대방이 더 이뻐 보일 듯 합니다. 닫힌 공간에서 술도 한 잔 했겠다 조명빨도 좀 받혀주겠다. 감와인 이외에 담으로 만든 다른 제품들도 판매합니다. 반건시, 감초콜릿, 감말랭이 등등 감천지에요.



 

2008년도에 SBS에서 방영되었던 떼루아 라는 드라마가 이곳에서 촬영이 되었답니다. 주인공인 김주혁, 한혜진이 되어 볼 수도 있습니다. 저도.. 잠시 김주혁이 되어 봅니다. 그리고 간혹 제가 여자인 줄 아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저 남자에요. 총각.

 


달콤쌉싸롬한 감와인의 향기에 흠뻑 빠져 든 나들이였습니다. 날이 점점 더워지는데 이곳 와인터널은 서늘하니 더위를 피해서 가보기에도 참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나 감을 이용하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것도 좋았습니다. 감와인이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좋은 술로 거듭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목요일이고 금요일 주말로 이어지면서 술 적당히 드시구요. 요즘 저는 술만 먹으면.. 폭음을 해서 좀 그렇습니다. 시원한 나날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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