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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하우스와 김장배추

11월이 되면 다가올 겨울 준비를 하게 됩니다.. 찬바람이 불어 오면서 겨우내 입을 두터운 옷 들도 꺼내놓고.. 보일러는 잘 돌아가는지도 기웃거려보고.. 아니면 전기장판이라도 꺼내놓고.. 등등... 하지만 11월에 행하는 월동준비의 포인트는 김장입니다... 겨우내 먹을 김치를 담그는 일은 우리들의 커다란 빅 이벤트 입니다..

저희집도 김장을 합니다.. 부모님께서는 몇 달 전부터 김장 준비를 하십니다.. 때에 맞춰 마늘, 고추도 사다놓고.. 텃밭에 배추, 무도 심습니다. 그런데 배추와 무 작황이 썩 좋지는 않네요.. ^^.. 결국.. 올해도 시골에서 농사짓는 이모에게 배추를 얻으러 떠납니다..



배추 한 두 포기도 아니고.. 배추를 갖고 오기 위해.. 외삼촌 트럭을 이용하기로 합니다.. 외삼촌은 비닐하우스 농사를 크게 하고 있습니다.. 외할아버지 때부터 하는 것을 이어서 하고 있으시지요... 외할아버지는 1960년대부터 비닐하우스 농사를 하셨답니다.. 우리나라 비닐하우스 농사의 초창기지요... '대한늬우스'에 새로운 선진 농법으로 소개 될 때니까요..






비닐하우스 안으로 들어가니.. 썰렁하네요..  하지만 자세히 보면.. 무엇인가 작은 녀석들이 도열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바로 바로 토마토 입니다.. 전날 토마토를 심었다는군요.. 방울 토마토가 아니고.. 일반 토마토 입니다... 평택 지역의 비닐하우스에서 토마토를 많이 재배 합니다..  내년에 외삼촌이 대학생 2명 등록금 대려면.. 녀석들이 잘 자라주어야 합니다..




토마토를 따라 난 검은 물줄기의 작은 구멍에서 물이 똑똑똑 떨어지네요.. 물은 타이머가 맞춰져 있어서 정해진 양만큼 주게 된다고 합니다.. 저 호수에 구멍이 안 난게 있어서.. 외숙모하고 구멍 안나거 찾느라 고생하셨다는 후문이 전해오네요.. ^^





옆 비닐하우스에는 뭐가 있나 하고.. 쑤욱 들어가 봤습니다.. 밖에는 싸~ 한 바람이 불지만.. 초록의 어린 잎들은 따뜻하게 인사를 하면서.. 저를 맞아주고 있네요... 요것은.. 샐러리 모종입니다... 기다랗게 생겨서.. 샐러드 먹는거 있잖아요.. 마요네즈 광고할 때.. 잘 나오는 그거.. ㅎㅎ.. 요 녀석들도 잘 자라주어야 하는대..




샐러리 모종 뒷편으로는 열대작물처럼 보이는 키 작은 잎들이 보이네요... 궁금증이 생겨서 가까이 가봅니다..






아하.. 호박이군요.. 호박 중에서도 쥬키니(Zucchine) 호박입니다.. 호박이라면 넝쿨을 생각했는데.. 쥬키니는 그냥 바닥에서 자라는군요.. 미국 남부와 멕시코 북부가 원산지라네요... 돼지호박이라고도 불린답니다.. 평택의 호박이 유명합니다.. 토양이 호박 자라기에 좋다고 하더군요... 애호박을 주로 재배하는데.. 쥬키니는 오랜만에 봅니다..  




호박꽃도 피어나구요.. 흔히 얼굴 못생긴 사람을 호박꽃에 비유하는데... 호박꽃이 그렇게 무시받을 꽃은 아니지요... 노랗고 탐스럽게 생긴 호박꽃 이쁩니다.. 호박꽃에는 결실의 힘이 느껴져서 더욱 보기 좋구요.. 호박꽃의 꽃말은 '해독' 입니다.. 독사(독한 사람들)에게 걸리셨나요?.. 호박꽃으로 치유해 보심은 어떠실런지요..





옆의 비닐하우스를 열고 들어가니.. 샐러리 향이 가득합니다.. 개인적으로 샐러리를 그닥 좋아하지는 않지만서도 샐러리 향은 좋네요.. 좀향이 좀 강한 것이 좀 걸리지만.. 싱싱함이 느껴져서 좋습니다..  샐러리는 이뇨작용을 촉진하고 불면증 예방에 좋다고 합니다...




비닐하우스에서 나와서.. 이모가 계신 곳으로 트럭을 타고 떠납니다.. 트럭은 3인승입니다.. 하지만 이모집에 가야 하는 사람은 4명.. 어머니, 외삼촌, 외숙모... 저.. 자리가 하나 부족합니다... 결국 한 명은 짐칸에 타야 하는 것이고.. 짐칸으로 가는 사람은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제가 되겠지요.. ^^..

트럭 짐칸에 쭈그리고 앉습니다..  오랜만에.. 바람 제대로 맞네요.. 찬바람이.. 우와... ㅋㅋ.. 그래도 늦가을의 들판 모습을 바라보니.. 지루한 줄은 모르겠습니다..





추수를 끝내고 나면.. 논 위에 저렇게 하얀 것들이 나뒹구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저 정체모를 하얀 것들에 대해서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더군요.. 이 마시멜로 처럼 생긴 물건의 정확한 이름은 '곤포 사일리지(Bale Silage, Balage)'.. 추수를 하고 나서 볏짚을 말아 놓는 것이죠..

볏짚에다가 발효제를 넣고.. 하얀 비닐로 둘둘 말면(둘둘 마는 기계가 따로 있어요) 시간이 지나서.. 소들의 훌륭한 먹이로 다시 태어나게 됩니다.. 저거 한 덩어리가 5만원 정도 한다네요.. 평택은 낙농업이 발달한 지역입니다... 수도권에 위치한다는 지리적 이점이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곳곳에 젖소 농장이 많은대.. 젖소들의 좋은 사료가 되고 있습니다..





찬바람을 사정없이 맞으며.. 이모집에 도착을 했습니다.. 이모가.. 배추를 미리 잘라 놓으셨네요.. 트럭에다 착착 옮겨 싣습니다.. 저는 밑에서 던지고.. 외삼촌은 위에서 받고..





건너편에는 아직 수확하지 않은 배추와 대파가 자라고 있습니다..  이 집 배추가 아주 실하네요.. 속도 꽉 들어차 있으면 좋겠습니다..





시골집 처마 밑에는 시래기들이 걸려 있습니다.. 무청 말려 놓은 것을 시래기라고 하지요.. 국도 끓여 먹고.. 지지고 볶아서도 먹구요.. 비슷한 말로 우거지도 있지요.. 우거지는 '웃 걷이' 에서 나온 말입니다... 푸성귀의 겉부분이나 윗부분을 걷어낸 것입니다.. 김장을 하기 위해 무를 수확하고.. 무는 김치에.. 우거지는 처마밑에 널어 둔 모습.. 늦가을의 대표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지요..





이모 집에 있는 감나무에.. 감이 하나 달려 있습니다.. 까치밥으로 남겨 두었나 봅니다..  우리 조상님들은 마음도 고우셔서.. 과실나무에서 과일을 모조리 따지 않고.. 새들도 와서 먹게 하는 배려심.. 현대 사회에서도 좀 배워야 될 것 같습니다.. 이익이 된다면 싹슬이 하기 보다는 조금씩이라도 나눠 먹자구요.. ^^




배추도 싣고.. 자루에 담긴 것은 무에요..  대파는 어찌나 굵던지..  앞에서 말씀드렸지만.. 저는 짐칸에 앉아서 왔고.. 올 때는 텅 빈 짐칸에 자리가 많았는대.. 지금은 구석진 자리에 쭈그리고 와야 되는 형편이 되었습니다... 순간 배추와 동급이 된 기분이 들더군요.. 하기사.. 요즘 김장철은 배추가 주인공이지요..




트럭 짐칸 구석에서.. 배추와 함께.. 모진 바람을 맞으며 달려갑니다... ㅎㅎㅎ .. 요즘은 절임배추도 많이 이용하시더군요.. 어머니도 이제 힘이 드시는지.. 내년부터는 절임배추를 이용하면 어떨까 하시네요..




배나무도 보이구요... 평택배도 유명합니다.. 왜냐.. 맛있으니까.. 오늘 뜻하지 않게.. 평택 농산물 자랑을 많이 하게 되네요.. 토마토, 호박, 배.. 등등.. 평택 토박이로서 뭐.. 이정도는 귀엽게 봐주시리라 생각됩니다... 이왕 하는거 좀 더 하면.. 쌀도 좋구요.. 호박과 더불어 오이 재배도 많이 합니다.. 꽃도 있네요...




날씨가 추워지면서 노지에서는 작물 재배가 힘들어지지요.. 하지만 비닐하우스에는 푸르름이 가득히 자라나고 있습니다.. 사시사철 푸르고 신선한 채소를 먹을 수 있는 것입니다... 겨울철 신선한 채소를 기르기 위해서 투자되는 비용이 많습니다... 비닐하우스도 짓고.. 그 안에 난방시설도 갖추어야 되는 것이구요..

추운날씨에도 잘 자랄 수 있도록 노력하는 농부들의 땀과 노력의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겨울철 채소를 드신다면... 특별히 더 농촌과 농부들의 수고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김장 한 분들은 김치 맛있게 잘 드시구요.. 앞으로 하실 분들은.. 맛있게 잘 하시구요.. 남자분들.. 열심히 좀 도와줍시다.. 저도 무채썰고 버무리고 열심히 합니다... ㅋㅋ.. 미리미리 잘 준비하여 맛있고 따뜻한 겨울 보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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