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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청사포

'부산' 이라는 두 글자가 주는 느낌은 언제나 좋습니다.. 부산과 멀리 떨어진 수도권에 사는 사람들에게 부산은 동경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부산을 상징하는 바다인 해운대는 그래서 더욱 특별합니다..

20세기 후반부의 어느 날.. 혼자서 처음으로 떠난 무박이일 여행에서 처음으로 찾았던 해운대.. 그 때 이미지는 외국의 어느 도시를 거니는 기분이었습니다.. 21세기가 되어 다시 찾은 부산 .. 그리고 해운대 .. 마천루가 쭉쭉 올라가고 .. 도시는 더욱 도시스럽게 변해있었습니다..

그 도시스런 해운대 속에서 우연찮게 색다른 모습을 만나게 됩니다.. '청사포' 라는 자그마한 포구를 만나게 된 것이지요.. 봄 햇살이 가득한 부산 해운대 속의 청사포로 가봅니다..


부산

꽃샘추위가 기세등등 하던 어느 봄날이었습니다.. 서울, 경기도 쪽은 싸한 추위가 여전하던데.. 부산은 따뜻한 봄향기가 코 끝을 스치더군요.. 부산에서 저의 딸(?)이 결혼을 했습니다... 진짜 딸은 아니구요.. ㅋㅋ .. 부산까지 왔는대 그냥 올라갈 수는 없는 일 .. 결혼식이 끝난 후 .. 친구들과 함께 해운대로 가보기로 합니다.. 해운대로 가는 길에 우연찮게 들르게 된 청사포였습니다.. 자그마한 포구가 인상적이더군요..



해운대

포구 뒤로 아파트들이 쭉쭉 올라가 있는 모습 보입니다.. 해운대 신시가지를 지나오는대.. 고층 아파트들이 숲을 이루고 있더군요.. 아파트 숲을 지나 작은 언덕을 넘어가니 넓디 넓은 바다가 두 눈에 가득 들어오더군요.. 처음에는 이곳의 이름도 몰랐습니다.. 네비게이션의 주소가 여전히 해운대구이기에 해운대 근처라는 것만 짐작을 했었지요 .. 드디어 이름을 찾았다.. '청사포'



청사포

알록달록 컨테이너가 이뻐서 찰칵 .. 오른쪽 녹색 컨테이너는 화장실이더군요.. ㅋㅋ .. 나머지는 사무실로 사용하려고 만든 것 같은대.. 지금은 비어있었구요..



청사포


'청사'라는 이름이 주는 느낌이 좋습니다.. 푸른 느낌이구요.. 이름의 유래를 찾아보니 예상과는 다르더군요 .. 지금은 푸른모래라는 뜻의 청사(靑沙)라고 쓰지만, 원래는 푸른뱀(靑蛇)였다는 군요 .. 난류와 한류가 교차하는 지점에 위치하여서 물고기가 많이 잡힌다는군요. 청사포에는 20명 가까운 해녀들이 활동할 정도로 물 맑고, 건강한 포구입니다..

진짜 맛있는 해산물 맛집들이 많이 있는데... 특히나 조개구기, 붕장어구이가 유명하다고 합니다...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횟값이 저렴하더군요.. 일출도 장관이래요..



달맞이

저 산 꼭대기에 있는 정자의 이름은 해마루입니다.. 해맞이, 달맞이로 유명한 달맞이길 위에 있는 그 정자입니다.. 부산에 처음 왔을 때 해운대역에서부터 달맞이길 저 정자까지 언덕길을 걸어갔던 기억이 새롭네요.. 저에게는 여러가지로 의미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정자에서 내려다 보던 바다가 청사포였던 것이었구요 .. 이렇게 위로 올려다보니.. 꾀 높군요 ..



낚시

봄 햇살을 맞이하면서 조사님들이 낚시에 여념이 없으시더군요 .. 포구 곳곳 .. 방파제 곳곳에 낚시하러 나온 분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저는 낚시의 낚자도 모르는 사람이지만.. 이렇게 낚시하는 모습은 보기 좋습니다.. 배워보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 낚시 보다는 그 부산물들이 더욱 땡기네요... 낚시 좋아하는 친구가 곁에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 회 좀 먹게 말이죠.. ㅋㅋ



등대


빨간

하얀


포구로 들어오는 입구를 가운데 두고 빨간등대, 하얀등대가 서로를 마주보며 서 있습니다.. 저는 떨어져 있는 등대를 보면서 연인의 모습을 생각했습니다.. 가까워지고 싶지만 절대 가까워질 수 없는 그런거? 총각이라 그런가? ㅋㅋ .. 이 지역에서는 두 등대를 쌍둥이 등대라고 부르더군요 .. 청사포의 랜드마크로서 손색이 없습니다..

등대에는 많은 이들의 흔적이 담겨 있었습니다.. 누구누구 왔다감 .. 누구 누구 사랑해 .. 짜장면집 전화번호도 있구요 .. 우리나라 사람들 낙서 참 좋아해요... 그래도 아무곳에나 하지는 맙시다... ^^


 


양식장


등대에서 저 멀리 보이는 양식장 .. 논과 밭에 농산물을 심는 것만 주로 보던 도시청년에게 바다 양식장은 신기하게 다가 옵니다.. 저 곳에서는 어떤 해산물이 자라고 있을까? 궁금증이 마구 샘솟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할 때 .. 저 곳에는 무엇이 자라고 있을까요?  정답은 0.6초 후에 공개합니다.. 


 

미역


0.6초가 지났군요... 정답은 미역입니다.. 예로부터 청사포의 미역의 품질은 알아줬다는군요.. 미역하면 떠오르는 명품산지 .. 기장도 해운대와 지척입니다... (바지 기장 아니에요.. ㅋㅋ) .. 기장미역, 청사포미역 모두 한 미역 한다는군요 ..

청사포 앞 바다에는 20여개의 미역 어장이 있고 .. 11월부터 다음 해 4월까지가 수확기입니다.. 청사포 미역으로 국을 끓이면, 잘 퍼지지 않고, 국물도 잘 우러나온다고 합니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줄치기 방법으로 만들어서 그렇다는데.. 방법까지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만.. 청사포 미역이 맛 좋다는 평은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미역

청사포 곳곳에서 미역 말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미역 파는 아주머니에게 가격을 물어봤습니다..  사진 속 미역 20개에 4만원이라고 하시네요 .. 제가 시장 물가를 잘 몰라서 가격이 어느 정도 인 줄 몰랐습니다... 마트에 가보니.. 저거 반토막이 5~6천원 하더군요... (가격을 잘 아는 분 있으시면 댓글 달아주시구요..)

어찌되었든 .. 아주머니의 말을 제대로 들었다면 .. 미역 가격이 엄청 싸네요... 마트와 산지의 미역가격을 절대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으나.. 그래도 가격차이가 좀 나네요... 그러면.. 시장이나 마트까지 오른 가격.. 누가 먹는거니?



미역


이렇게 생긴 것도 미역이래요..

미역의 효능은 다 아시죠? 무기질, 비타민, 섬유질, 식이섬유가 가득 들어간 해조류입니다...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변비, 비만 예방에도 효과적이고요.. 무엇보다도 산후조리에는 미역국이 최고죠... 한국, 일본, 중국에서만 먹는다는군요.. 가만 보면 동양이 서양보다 음식문화가 더 발달한 것 같기도 해요.. ^^ ..

미역으로 여러가지 음식을 해 먹지만... 미역음식의 지존은 미역국이지요... 미역국에 미역이외에 다른 부재료가 들어갑니다.. 소고기, 조개류도 있구요.. 제가 가장 인상깊게 먹었고, 좋아하는 미역국은 성게미역국입니다.. 제주도에 가면 있어요.. 성게미역국은 술 먹고 해장국으로 최고.. ㅋㅋ

빵집

원래는 이 곳을 찾기 위해서 해운대 일대를 돌아다닌 것이었습니다.. 보시는 곳은 OPS(옵스) 라는 빵집입니다.. 부산쪽에 몇 곳의 가게가 더 있더군요 .. 빵 가격은 비싼 편이었습니다만.. 빵이 아주 맛있어 보였습니다.. 후배가 이 집의 대표적인 것이라며 슈크림빵을 하나 사서 줬는대.. 맛이 제대로더군요.. 좋았습니다.. 


청사포 앞바다에 네모난 것들 .. 미역을 기르는 곳이구요...

청사포 .. 푸르름이 가득한 작은 포구였습니다... 부산하면 바다가 있는 도시입니다... 우리들은 해운대, 광안리 같은 해수욕장, 부산항의 화물과 여객선만을 생각합니다.. 그 속에 청사포와 같은 포구가 남아있고, 그곳에서는 여전히 우리의 건강한 수산물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이것이 진짜 부산의 모습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구만요..

꽃샘추위 기세가 대단합니다... 제가 감기가 제대로 걸려서 요 며칠 고생을 했습니다... 감기가 예고도 없이 순식간에 찾아오더구만요.. 여러분도 건강 유의하시구요..

이 날 부산에서 좋은 시간 만들었던 친구들아 반가웠다.. 그리고 딸(?) .. 잘 살아야 한다.. 흑흑.. 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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