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 경기미 특별전 '벼禾 쌀米 밥食'

경기미 특별전 벼 쌀 밥

지인을 오랜만에 만나면 으레 하는 말이 있습니다..

"언제 밥 한 번 먹어야지?"

밥 .. 밥 .. 밥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은 따뜻합니다.. 어색할 수 있는 사이도 밥 한끼로서 가까워 질 수 있습니다.. 밥은 정이 담겨 있습니다.. 아무리 먹을 것이 많다고 하더라도 대한민국 사람이면 밥을 먹어야 힘을 내고 움직일 수 있습니다..

밥은 쌀을 익혀서 만든 것이고 .. 쌀은 벼가 여물어야 됩니다.. 이 뜨거운 태양볕 아래에서도 벼들은 쌀이되고 밥이 되기 위해서 쑥쑥 자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벼가 자라는 곳은 많습니다.. 그 많은 곳 중에서 경기도에서 자란 경기미의 품질은 오래전부터 인정을 받아왔습니다.

경기도는 좋은 품질의 쌀을 생산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벼의 낟알이 여무는 시기에 햇살이 좋고, 일교차가 크고, 찰흙과 모래가 적절히 섞인 사양질 토양, 맑고 풍부한 물이 있습니다.. 경기도의 쌀은 임금님의 수라상에 올리는 진상미로 유명했습니다..

이러한 경기미를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있어서 다녀왔습니다.. 경기미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과거와 현재의 쌀 생산에 관하여 한눈에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경기도 용인에 있는 경기도박물관으로 초대합니다..

경기도박물관에서는 '벼禾 쌀米 밥食' 이라는 제목으로 경기미(米) 특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7월 19일부터 시작한 전시회는 9월 2일까지 이어집니다.. 전시회를 보기 위해서는 경기도박물관에 들어가야 합니다.. 어른 4천원의 입장료가 있습니다.. 경기도민은 50% 할인되어 2천원이면 들어갈 수 있습니다..

경기도박물관은 경기도의 문화와 역사를 집대성한 공간입니다.. 연중무휴로 운영이 되고 있고, 저녁 6시까지 개관합니다.. 야간 개장은 6시부터 8시까지 입니다.. 박물관에 자세한 안내는 박물관 홈페이지를 참고해주세요 .. http://www.musenet.or.kr 

박물관으로 들어왔습니다... 가장 먼저 들어 오는 것은 달구지와 트랙터입니다.. 달구지는 소나 말이 끄는 짐수레이지요 .. 말이 쌀 가마니를 가득 싣고 있군요 .. 경운기, 트랙터가 우리의 농토에서 널리 사용 되기 전 .. 소와 말은 멍에를 지고 묵묵히 앞으로 나갔을 것입니다..

그렇게 한발 한발 내딛는 사이 .. 트랙터가 등장을 합니다.. 거대한 마력의 엔진이 우렁차게 돌면서 논을 갈고, 짐도 옮깁니다.. 오늘날 농촌에 없어서는 안 될 기계이지요 ..

경기도에서 생산되는 쌀들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경기도 이천의 경우 전국에서 최초로 쌀을 브랜드화했습니다.. 1995년 이천 임금님쌀이 탄생하게 됩니다... 경기도 여주의 경우에는 전국 최초로 쌀 산업 특구로 지정되었구요 .. 2007년에는 여주쌀이 지리적 표시제가 시작되었습니다.. 

이천, 여주쌀 이외에도 경기도에는 질 좋은 쌀들이 많습니다.. 한반도 최초의 벼 재배지로 알려진 김포의 김포금쌀, 경기미 중에서 수출량이 가장 많은 평택의 슈퍼오닝쌀도 있습니다.. 제가 평택에 사는지라 . 슈퍼오닝쌀을 매일 먹고 있고.. 제일 맛있습니다.. ㅋㅋ .. 이 밖에도 화성의 햇살누리쌀, 안성의 안성맞춤쌀. 용인 백옥살, 파주 임진강쌀 등등 .. 경기도에는 맛있는 쌀이 많습니다..

쌀로 만든 가공식품을 전시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식혜, 과자, 쌀국수, 막걸리 등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일부상품은 무인판매를 합니다.. 상품을 고르고, 값은 스스로 내면 됩니다.. 저는 식혜와 과자를 먹어봤습니다.. 그렇게 달지 않으면서 쌀 본연의 맛을 잘 살린 것 같습니다..

한 때는 밥 해먹는 쌀이 부족해서 쌀 가공식품은 생각도 못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막걸리도 쌀 보다는 밀가루로 만들었었구요 .. 이제는 오히려 쌀이 남아 돌기에 .. 쌀로 만든 가공식품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쌀 소비 촉진을 위한 지헤를 모아야 할 때 입니다..

쌀을 좀 더 가깝게 만나보겠습니다. 경기 쌀 상회 .. 쌀 가게로 들어갑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 동네에 쌀 가게 하나씩은 꼭 있었습니다.. 지금은 대형마트와 인터넷의 보급으로 그 수가 줄어 들고 있지요 . . 도시민들에게 쌀 가게하면 시골의 푸근한 마음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경기도 박물관의 경기 쌀 상회로 들어가면 .. 쌀 가게를 묘사 하고 있습니다.. 쌀 가게에서 사용하던 주판, 도량형 들을 볼 수 있고, 직접 쌀을 도량형에 넣고 측정해 볼 수 있습니다.. 요즘은 미터법으로 측정하지만 과거에는 홉, 되, 말 이라는 단위를 사용했었습니다.. 기준은 되입니다.. 1되는 1.8ℓ입니다.. 되의 1/10이 홉입니다.. 되의 10배가 말, 되의 100배가 섬입니다.. 1섬은 180ℓ 입니다.. 아이들이 직접 쌀의 양을 측정해 볼 수 있습니다..

쌀, 밥과 관련된 속담과 시를 볼 수 있습니다.. 속담은 계절별로 분류를 해놨는데.. 때가 때인지라 .. 여름의 속담을 담아봅니다.. 요즘 날씨가 덥고 습합니다.. 속담을 보면 여름이 더워야 풍년이 온다고 했습니다.. 몸은 덥지만 .. 올 가을 풍성한 수확을 생각하면 .. 더위도 참을 만 합니다.. 고은 시인과 정호승 시인의 시도 인상적이어서 옮겨왔습니다.. 쌀 한 톨 .. 밥 한공기에 사랑이 담겨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가뭄에 단비가 내려 좋아하는 농부 아저씨.. (농민신문사)

벼의 일생을 살펴봅니다.. 사진에서는 왼쪽부터 시작되는데 .. 첫번째로 볍씨를 뿌립니다.. 모가 자라면 모내기를 합니다.. 모가 자라고 이삭이 팹니다.. 벼가 여물고 나락이 만들어집니다.. 사진 오른쪽 끝에는 벼의 식물학적 구조를 볼 수 있습니다.. 벼를 수확한 후 밥을 먹기 위해서 도정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벼를 도정하게 되면 껍질, 씨껍질, 씨눈이 벗겨져 나가 쌀겨가 됩니다.. 씨젓이 남아 우리가 밥을 지어먹는 흰쌀이 됩니다.. 

1인당 쌀 소비량이 줄어들고 있다는 그래프입니다.. 인구는 늘어나는데 .. 반대로 쌀 소비량이 줄고 있습니다.. 1980년 1인당 쌀 소비량에 비하여 현재는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습니다.. 국민 1인당 밥 반공기 정도 먹는 수준입니다. 다들 뭘 먹고 사는 것일까요?

밥이 보약이고, 밥심으로 산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뜨끈할 쌀밥이면 모든게 해결되었었는데.. 현대에 와서는 다른 먹거리들이 많아졌기 때문이겠지요.. 간단한 빵과 국수를 먹는 사람도 많아지고, 건강과 다이어트를 위해 잡곡을 먹거나 소식을 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야채나 과일 등으로 끼니를 해결하기도 합니다..

오히려 서구에서는 쌀 소비량이 늘어나고 있다는대요 .. 쌀 소비 줄어드는 것을 걱정만 하기 보다는 .. 다양한 방법을 통하여 남아도는 쌀이 없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쌀은 우리의 주식이니까요 ..

전시실로 들어왔습니다... 왼쪽으로는 뻥튀기 기계도 보이고요.. 농악, 짚으로 만든 도구 들 .. 쌀과 관련 된 문화를 엿볼 수 있습니다.. 쌀을 뻥튀기 기계에 넣어서 뻥~ 소리와 함께 나온 튀밥이 먹고 싶어집니다...

벼농사는 대규모 인원이 필요합니다... 고된 노동이 이어집니다.. 수확의 기쁨을 누리기도 해야 합니다.. 흥겨운 가락이 빠질 수 없습니다.. 경기도에는 벼농사와 함께 쌀도 즐거운 풍물놀이가 발달하게 되었습니다.. 경기도에서는 평택농악, 광명농악, 고양송포호미걸이, 김포통진두레놀이 등이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중요무형문화재 11호로 지정된 평택농악은 웃거리농악(경기농악)의 원류로서 다른 지역 농약패들에게도 널리 영향을 끼쳤습니다...

벼농사를 짓고 탈곡을 해서 쌀을 거둡니다.. 그리고 남은 짚으로는 다양한 생활용품을 만들어 사용하게 됩니다.. 쌀농사는 우리 생활문화에 깊숙히 관련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짚풀의 문화는 한국의 문화입니다... 전시실에는 짚으로 만든 다양한 생활용품을 볼 수 있습니다..

이름은 낯이 익은대.. 실제로 본 적은 처음 인 것도 있고, 물건만 보고 어떤 용도로 만들었지 궁금케 하는 것들도 있었습니다.. 한 때는 생활을 위해 만들었지만 .. 현재는 작품이 됩니다..

1.설화(눈 밭에서 신는 신), 2.꼴망태(가축에게 먹일 풀을 담는 것), 3. 둥구미(바구니), 4.달걀망태

짚으로 만든 작품 옆으로는 농사와 관련 된 고서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농사직설, 농사집성, 증보산림경제, 금양잡록 등의 책을 만날 수 있습니다. 책 옆으로는 투구처럼 보이는 쇳덩이가 있습니다..

단순한 쇳덩이라면 박물관에 고이 전시하고 있지는 않겠지요 .. 이것은 보습과 볏입니다.. 논을 가는 기구인 쟁기의 부속(날)입니다.. 본격적으로 소를 통한 우경을 했다는 증거인대요.. 용인 언남리에서 출토 된 통일신라시대의 것입니다.. 경기도에서 오래전부터 벼농사를 지어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농기구의 대표주자 경운기입니다.. 한번쯤은 보기도 하고 타보기도 하셨을 것입니다.. 이 모델은 1968년에 나온 경운기 초창기 모델입니다.. 어려서 외갓댁에 가면 엔진 옆을 ㄱ자 도구를 넣고 돌리면 털털털 거리면서 시동이 걸리던 모습도 생각납니다..

벼농사를 짓기 위한 다양한 농기구들을 볼 수 있습니다.. 뒤주, 탈곡기도 있구요 .. 바람으로 쭉정이나 먼지를 구분짓던 풍구도 있습니다.. 오른쪽의 커다란 것은 '무자위'로서 논에 물을 대는 도구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시골에 가면 만날 수 있는 것들인데.. 이제는 박물관에 와서야 만날 수 있습니다..

 

가래, 삼태기 등도 있구요 .. 뒤옹박도 보입니다.. 예전에는 어떻게 농사를 지었는지를 그림으로도 알아 볼 수 있습니다..

모내기 할 때 사용하던 못줄도 있습니다.. 못줄에 빨간색으로 표시를 해서 그 위치에 모를 심는 것이지요 .. 그리고 못줄을 넘겨서 다시 표시 된 곳에 심으면 .. 논에 모가 반듯하게 이어지게 됩니다..

박물관 관람 온 아이가 무엇인가릉 열심히 적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박물관에서 많이 찾아 와 .. 쌀과 밥의 소중함을 알고 .. 밥 많이 먹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무럭무럭 잘 자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 보고 있는 것은 .. 경기도 농업기술원에서 제공한 경기도에서 재배하고 있는 쌀 품종을 볼 수 있습니다.. 쌀 종류가 많은 것이 놀랍습니다..

 

꺼뭇꺼뭇한 이것은 무엇일까요? 원래부터 이런것은 아니고 불에 탄 것입니다... 위에 커다란 것은 불에 탄 쌀이고.. 아래는 불탄 콩과 조입니다..

불탄 쌀은 용인 보정리에서 출토 된 것으로 백제시대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백제마을의 저장시설에서 쌀겨와 함께 발견된 것입니다.. 불에 타기 전부터 겉 껍질이 벗겨진 현미 상태로 벼 짚 안에 보관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연대 측정결과 20~230년 경에 경작된 쌀로 밝혀졌습니다..

불탄 콩과 조는 파주육계토성에서 발견 된 것입니다.. 백제인의 집터에서 콩과 조 등의 잡곡과 과실의 씨앗이 발견되어 다양한 음식을 먹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경기도박물관은 경기도 용인시에 있습니다.. 경부고속도로 수원IC에서 가깝습니다.. 주변에 경기도 어린이박물관, 백남준 아트센터 등이 붙어 있습니다.. 함께 둘러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우리나라 음식문화의 기본은 쌀과 밥입니다.. 떡, 국수가 아무리 맛있고.. 빵이 배가 부른다 하더라도 .. 밥 없이는 살 수 없습니다.. 밥심(힘)으로 힘을 내는 대한민국입니다.. 경기도박물관에서 이어지고 있는 벼, 쌀, 밥 전시회를 통해서 우리의 역사와 문화속에서 벼, 쌀, 밥이 갖는 의미를 생각해 보는 좋은 계기가 될 것입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쌀은 무엇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