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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약천사

우리나라에서 '절(寺)'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주로 산에 있고 숲 속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일주문을 만나고 길게 이어진 길을 따라 걸어갑니다. 깊은 산 속 바위 끝에 올려져 있는 암자도 있습니다. 그렇게 크지 않은 건물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대웅전을 중심으로 탑 도 있고 크게 떠들면 안 될 것 같구요.

그런데 이런 고정관념에서 살짝쿵 벗어난 절이 제주도에 있습니다. 이름하여 '약천사' 동양 최대의 대웅보전이 있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야자나무가 가득한 절 약천사로 떠나봅니다..

 

 


야쟈

 

 

저는 약천사를 두 번째 찾아갑니다. 처음에는 12월 겨울에 왔었고 이번에는 여름에 왔습니다. 여름에 오니 초록빛이 더 환하게 다가옵니다. 거기다 야자수가 딱 하고 버티고 있으니 동남아 절의 느낌도 있습니다. 야자수 나무 사이로 보이는 대웅보전의 규모가 상당합니다. 눈에 확 들어옵니다. 




제주도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봅니다. 대적광전 앞에는 3층 높이의 요사채 건물이 있습니다. 요사채는 승려들의 생활과 관련된 건물을 말합니다. 대적광전까지의 계단이 꽤 가파릅니다. 계단 위에는 '극락도장약천사'라고 적혀 있습니다. 장을 량으로 읽어서 극락도량으로 읽어야 한다는군요. 무식한 것을 들켰네요.




약천사

 

 

대적광전입니다. 단일 법당으로는 동양 최대 규모를 자랑합니다. 일반 건물 높이로 하면 8층 정도 됩니다. 외부에서 볼 때는 3층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4층 건물입니다. 비로자나 부처님을 모시고 있기에 '대적광전'이라고 합니다.




코끼리

 

 

대적광전 앞으로는 코끼리들이 줄 지어 있습니다. 우리나라 다른 절에서는 코끼리를 별로 못 본 것 같습니다. 코끼리는 불교를 상징하는 동물입니다. 부처님의 어머니인 마야부인이 부처님을 잉태하였을 때 크고 흰 코끼리를 품는 꿈을 꾸었답니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코끼리를 상서로운 동물로 받들게 된 것이랍니다.




약수

 

 

약천사(藥泉寺)라는 절 이름은 물과 관련이 있습니다. 김형곤이라는 학자가 신병치료를 하기 위해서 기도를 드리고 있는데 꿈에서 약수를 마시고 병이 나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절을 지은 것이 약천사의 시작입니다. 절의 기원이 그렇다면 약수 한 잔 먹어야 합니다. 시원하게 물 한 잔 들이켜고 법당 안으로 들어갑니다.




단청

 


단청




법당

 

대적광전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3개의 불상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거대한 불상에 압도됩니다. 절 하는 방법은 서툴러도 마음속으로는 진심을 담아서 소원을 빌어봅니다. 일확천금 뚝 떨어지면 좋겠지만 이런 허황된 소원은 들어주실리 만무하고 가족과 친구들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합니다..

가운데 있는 부처님은 비로자나 부처님이라고 합니다. 사실 비로자나의 뜻은 잘 모르겠지만 부처님의 크기는 엄청납니다. 높이가 4.5m라는군요. 나무로 만든 목불이랍니다. 나무는 백두산에서 갖고 온 나무랍니다. 목불로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큽니다.




불상

 

 

계단을 통해서 법당 위로 올라갑니다. 용 두 마리가 승천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왼쪽에 있는 현수막의 글귀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습니다. 좋게 생각하자, 좋게 말하자, 좋은 일을 하자. 간단하면서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남의 험담 안 하고 실천이 중요합니다. 




천장

 

 

용은 천장 위에도 있습니다. '용' 하니까 영화 디워가 생각납니다. 심형래 감독의 영화 디워를 약천사에서 촬영했습니다. 영화 전반부에 나왔습니다. 다소 허접했던 CG와 함께 말이죠. 심형래 감독의 도전 정신은 높이 사지만 영화는 이제 그만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불상

 

 

2층, 3층으로 올라가면 벽면에 작은 불상들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종

 

 

밖으로 나오면 푸른 잔디가 펼쳐져 있고 범종이 보입니다. 반대편에는 범고도 있습니다. 건물이 웅장합니다. 범종과 법고가 울리면 제주도의 바람과 파도를 따라 더욱 멀리멀리 퍼져 나갈 것 같습니다.



약천사

 

 

아랫사람들과 비교해 보면 대적광전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한

 

 

이곳은 나한전(영산전)입니다. 건물 안에는 오백나한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나한은 존경받을만한 자라는 뜻이고 오백은 숫자 500을 의미합니다. 존경받을 만한 성인 500명을 만납니다. 약천사의 오백나한은 곱디고운 색으로 칠해 있는 것이 귀엽게 보이기까지 합니다.

제주도의 경우 오백나한은 또 다른 의미로도 사용됩니다. 한라산 등산로 중에서 영실코스로 오르면 오백나한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제주도를 만들었다는 설문대할망이 팥죽을 끓이다 솥에 빠져 죽습니다. 아들들은 팥죽을 맛있게 먹었는데 나중에 자신들의 어머니를 먹었다는 것을 알고 돌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그 돌이 불교의 오백나한과 비슷하다 해서 영실에도 오백나한이 있습니다.




염색

 


 

물이 곱게 들었네요.



태평양전쟁

 

 
태평양 전쟁 희생자 위령탑이 있습니다. 일제가 태평양 전쟁을 일으키고 우리나라의 수 많은 사람들을 전쟁의 희생양으로 동원한 사실은 누구나 다 압니다. 일본애들만 모른척 할 뿐이죠. 당시 제주도에서도 많은 이들이 일본으로 건너가서 고통으로 죽어갔습니다. 그들을 위로하기 위한 탑이 약천사 내에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주도에는 독특한 절이 많습니다. 거대한 대웅보전의 약천사, 산방사 자락의 산방굴사도 있고요. 이 두 절은 바다를 마주 보고 있는 것이 색다르고요. 문강사는 원당봉 봉우리 안에 있습니다. 한라산 등산로로 유명한 관음사도 매력이 있는 절입니다. 사실 제주도와 절 쉽게 와 닿지는 않습니다. 아무래도 제주도 하면 푸른 자연이 먼저 생각나기 때문일 것입니다. 자연과 함께 살아온 제주인들의 질곡의 삶이 절 안에 남아 있습니다.

약천사는 상식을 깨는 절입니다. 거대한 건물 야자수와 푸른 잔디가 있고 바다를 마주보고요. 제주도의 편안한 여행길을 원하신다면 부처님께 살며시 다가가 소원 빌어 보는 것은 어떠실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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