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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보문산 단풍

가을이 점점 깊어지고 있습니다.. 단풍도 곱게 물들어 가고 있습니다.. 비가 온 뒤로 바람은 더욱 차가워지지만, 알록달록 단풍을 보면 마음은 따뜻해집니다..

따뜻한 마음 오랫동안 간직해야지 추운 겨울 든든하게 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긴 시간을 두고 멀리 다녀오고 싶지만, 여러가지 여건 상 쉽지가 않습니다.. 무엇보다 몸이 너무 골골해요 .. ㅠㅠ .. 몇달만에 만난 후배가 저를 보자마자 하는 말이 '어디 아파요?' 였으니까요.. ^^

그래도 단풍 나들이를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이렇게 좋은 날에는 코구멍에 가을 바람 좀 넣어 줘야 합니다.. 그래서 떠납니다.. 목적지는 대한민국의 중심에 있는 대전이었습니다.. 대전의 보문산 일대의 단풍이 아주 곱거든요.. 기차타고 대전으로 떠납니다..

보문산공원


대전에 기차역이 두 개 있습니다.. 경부선의 대전역, 호남선의 서대전역.. 보문산을 가기 위해서 어느 역에 내려도 상관없지만, 서대전역이 조금 더 가깝습니다.. 서대전역에서 내려 서대전네거리로 나와 세이백화점 부근에서 119번 버스를 탑니다.. 그렇게 6~7 정거장 가면 보문산 안내방송이 나오지요 .. 그러며 하차 ..

버스에서 내려 산 쪽을 향해 발걸음을 내 딛습니다..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지요.. 길거리에는 감, 각족 나물 등을 햇볕에 널고 있는 모습이 보이더군요 .. 특히나 감나무가 보기 좋습니다.. 올해는 저희집 감나무에도 감이 풍성하게 달렸어요.. ^^

보문산으로 향하는 길 주변으로 점집이 상당히 많더군요 .. 이 일대가 기(氣)빨이 좀 쎈 곳인가 봅니다.. 처녀보살, 총각도사 등등 이름도 재밌습니다.. 그 중에서 애정상담의 1인자 총각도사 간판에는 눈길이 가더군요 ..  ㅋㅋ




버섯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거늘 .. 밥을 먹고 올라가기로 합니다.. 무엇보다도 배가 너무 고팠어요 .. ㅎㅎ .. 보문산으로 향하는 길가에는 자그마한 밥집들이 쭈욱 이어져 있습니다.. 그 중에 한 곳으로 버섯탕을 한다는 식당으로 들어갑니다..  이름하여 금강식당 ..

식당 안에는 난로가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난로를 보니 겨울이 멀지 않았음을 느끼게 됩니다.. 사장님이 따뜻한 보리차를 내어주십니다.. 보리차 향이 좋습니다.. 저는 버섯탕을 주문했고, 반찬이 먼저 나옵니다.. 김치가 맛이 없었지만, 다른 반찬은 괜찮았어요.. 보글보글 버섯탕이 나옵니다.. 5천원짜리 버섯탕에 버섯이 가득이네요 .. ㅎㅎ




아쿠아


밥을 먹었으니 출발입니다.. 식당 바로 위에 대전아쿠아월드가 있습니다.. 바닷가도 아닌 내륙의 도시에 아쿠아월드가 있다는 것이 재밌습니다.. 그런데 보시다시피 썰렁합니다.. 사람이 없어요.. 주차장에 차도 없고 .. 

눈치 빠른 분들은 착 보고 아시겠지만, 대전아쿠아월드는 현재 영업을 안 하고 있습니다.. 휴업 중이라는군요 .. 완전히 망하지는 않은 것인데.. 어떤 사정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왕 만들어 놓은거, 다시 알차게 재 개관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주머니


아쿠아월드 위로 올라가니 벤치가 놓여져 있고, 커다란 돈 주머니가 있습니다.. 돈이 넘쳐나네요 .. ㅎㅎ .. 아~ 어디서 이런 돈 주머니 툭 하고 떨어지면 좋겠습니다... ^^  이 돈 주머니는 '보문산' 이라는 이름이 만들어지게 된 연유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재밌는 옛날 이야기 한 토막입니다..

옛날에 착한 나무꾼이 살았습니다.. 나무를 하고 내려오는데, 옹달샘 밖으로 물고기가 나와 있더랍니다.. 나무꾼이 물고기를 옹달샘에 넣어주자 물고기는 사라졌습니다.. 물고기는 은혜를 갚는 주머니를 선물로 주었지요.. 이 주머니는 하나를 넣으면 둘이 되어 나오는 주머니입니다.. 돈 하나를 넣으면 둘이 되어 나오니 나무꾼은 큰 부자가 됩니다..

이 나무꾼에게는 성질 더러운 형이 있었습니다.. 동생이 부자가 되었다고 하니, 주머니를 뺏으러 왔습니다.. 동생이 쉽게 주질 않았고, 형과 동생은 옥신각신하다가 주머니에 흙이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주머니에서는 흙이 계속 나오게 되었고, 그 흙이 쌓여 보물산이 되었답니다.. 보물산은 보문산으로 불리게 되었구요 ..

이 주머니 갖고 싶다.. ^^




아파트


새들의 아파트인가요? ㅎㅎ




보문산


그렇게 위로 올라가니 보문사라는 절이 나오고, 보문산성 장대루로 향하는 길이 나옵니다.. 어.. 내가 전에 왔던 길이 여기가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어서 빽 합니다.. 그렇게 뒤돌아 나와서 큰 길쪽으로 올라가니, 제가 생각하는 그 길이 나오는군요 ..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위로 솟아오른 삼나무를 따라 올라가니 보문산 체육공원이 나옵니다.. 이제는 앞으로 향하기만 하면 됩니다..

그런데.. 그런데 .. 단풍이 들지 않았어요 .. 사이 사이 나뭇잎이 떨어지기도 했다지만, 울긋불긋한 모습을 보이는 나무도 있다지만, 완연한 가을을 느끼기에는 살짝 부족했습니다.. 수도권은 단풍이 절정인데, 충청권은 아직 이른가 봅니다..




하늘


아직 푸르름을 담고 있는 나무들 사이로, 붉은색의 화려한 단풍잎이 자신을 돋보이고 있습니다.. 하늘이 푸르니, 단풍이 더욱 곱게 보이는군요 ..  아침에 쌀쌀했던 날씨는 한 낮이 되면서 따뜻한 온기를 선물로 주고 있습니다.. 안에 입었던 두꺼운 옷을 가방에 넣고, 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길을 이어갑니다..




낙엽


낙엽을 밟을 때 나는 바스락 바스락 소리가 좋습니다..




걷기


따뜻한 햇살과 낙엽의 바스락 소리를 벗삼아 걸어가고 있습니다.. 이번에 찾은 곳이 보문산이긴 하지만, 등산이 목적이 아닌지라, 나무숲을 따라 가볍게 산책하는 기분으로 발걸음을 옮겨 봅니다.. 가끔씩 라디오나 음악을 큰 소리로 해놓고 다니는 어르신들이 지나갈 때는 분위기가 깨집니다.. ^^

어느 절이 홍보하는 문구가 인상적입니다. '불같이 일어나, 강물처럼 흘러라!'





셀카


셀카 ^^




산책


삼삼오오 모여서 함께 나들이 나온 어르신들, 아주머니들의 모습이 눈에 자주 보입니다.. 역시나 아주머니들의 인상적입니다.. 온 몸을 흔들면서 걷는 분도 있고, 울긋불긋한 옷차림에 흰 장갑을 끼고 다니는 분들도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ㅎㅎ




단풍


그렇게 1시간 정도 걸어서 도착한 곳은 '사정공원'입니다.. 공원에 단풍이 더욱 곱게 들었군요 .. 곱디 고운 단풍을 보니.. 눈이 환해지는 것이 마음까지도 흐뭇해지는 것이 좋습니다..




어린이


나무 아래에는 유치원 아이들이 재미나게 놀고 있습니다.. 낙엽도 줍고, 뛰고, 웃고 ..





식물원


사정공원에는 식물원도 있답니다.. 사정골식물원 .. 조그마한 식물원이지만, 초록의 싱싱함을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습니다.. 커다란 야자 수도 있고, 길쭉한 선인장도 있습니다.. 식물 마다 이름이 적혀 있긴 하지만, 굳이 이름을 모른다 하더라도, 오감을 활짝 열고 식물들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상쾌합니다..




사랑


사랑초 .. 5개의 작은 분홍빛 꽃이 필 때는 순수한 사랑을 생각하게 합니다.. 사진은 사랑초의 잎입니다.. 잎 모양이 하트를 닮았다 해서 사랑초라고 합니다.. 꽃말은 '당신과 함께 하겠습니다'입니다.. 함께 할 수는 있는데 .. 당신이 없다는 .. ㅎㅎ


 


공원


사정공원 안을 거닐어 봅니다.. 나들이 나온 커플도 보이고, 정자에서는 아주머니들의 점심 식사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공원 안에는 인라인스케이트장, 축구장, 배구장 등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입니다.. 주말에는 발 디딜팀이 없더구만요 .. 평일인지라 한가하고 여유로운 모습이라 좋습니다.. 
 


 


황토


보문산 황토길은 황도로 된 바닥을 걷는 것이고요.. 오른쪽은 황토볼발마사지방입니다.. 처음에는 황토 볼(ball)을 불(fire)로 읽었네요 .. 황토에다 불 지른 줄 알았습니다.. ㅋㅋ .. 황토볼발마사지방은 작은 알갱이(황토로 만든 것으로 추정)를 맨발로 다니는 거에요 ..




노랑


단풍이 곱구나 ..




반영


반영 ..




낙엽


낙엽 ..

사정공원에서 왔던 길을 되돌아 보문산공원쪽으로 갈까 하다가, 계속 앞으로 전진하기로 합니다.. 아래로 난 길을 따라 쭈욱 가면 오월드(대전 동물원)과 산성동으로 갈라지는 길이 나옵니다.. 오월드는 내년 봄에 와보기로 하고, 산성동 쪽으로 향합니다.. 산성동에 와서는 311번 버스를 타고 대전역으로 .. ^^




단풍


 

단풍 ..



단풍잎


단풍잎 하나 주워서 책 사이에 담아 둡니다...




길지 않은 길이었습니다.. 단풍이 완전히 물들지도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누구와 함께 한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이곳을 걷고 있는 내 자신의 얼굴에 알듯 모를듯한 미소가 살며시 번지고 있었습니다.. 가을이라서 그런가 봅니다... 라오니스는 가을을 탑니다.. 아주 많이 .. 전 추남이니까요.. ㅎㅎ ..

꼭 유명한 곳으로만 가야 단풍놀이는 아닐 것입니다.. 내가 살고 있는 곳 가까이에 단풍이 곱게 물들어 있을 것입니다.. 이번 주말 .. 그곳을 걸어보시는 것은 어떠실런지요.. 누구와 함께 가도 좋고, 안되면 혼자서라도 .. 혼자라고 쑥쓰러워마시고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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