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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 운주사(http://www.unjusa.org/)

우리나라에는 이름난 고찰이 무척이나 많습니다.. 유구한 세월동안 불심을 전파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요.. 꼭 불교를 믿지 않더라도, 아름다운 경치를 바라보는 나들이 코스로도 절을 많이 찾습니다. 고찰은 산수가 수려한 곳에 자리하고 있지요..

가을 단풍과 함께하기 위하여 전라남도 화순에 있는 운주사를 찾았습니다. 운주사.. 아주 매력적인 절이었습니다.. 도선국사가 하루만에 천불천탑을 지었다는 이야기를 품고 있는 신비스런 절입니다.. 운주사 다녀 온 이야기를 풀어 놓기 전에 .. 눈 뜨고 볼 수 없는 추태를 먼저 전해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운주사에서 라오니스를 멘붕에 빠트려버린 사건이 있었습니다..


운주사


요즘 일교차가 상당합니다.. 감기 걸리기 딱 좋은 날씨입니다.. 저도 감기가 걸려서 콜록콜록 기침이 끊이질 않습니다.. 그래서 운주사를 갈까 말까 고민을 했었는데.. 이번에 못가면 .. 앞으로 갈 기회가 없을 것 같아 .. 으라차차 기운 내어 운주사로 향합니다.. 다행히도 가을의 햇살은 저의 몸을 후끈 달아오르게 해줍니다. 다만 예상했던 단풍이 떨어져 아쉽긴 했지만요 .. ㅎㅎ




석탑


 

서두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운주사는 천불천탑의 절입니다. '불상도 천개, 탑도 천개'라는 뜻인데요. 진짜 천 개는 아니지만, 그만큼 많은 수의 탑과 불상이 경내 곳곳에 있었습니다.. 탑과 불상의 모습도 독특했습니다.. 그것들이 자리한 위치도 평범하지는 않더라구요.. 절 입구에서부터 언덕위에까지 곳곳에 탑과 불상이 있었습니다..

운주사 경내로 들어와서 탑들을 지나 전각들을 만나기 전에, 운주사의 뽀인트라 할 수 있는 와불로 향하는 길이 있습니다.. 계단을 오는데 제법 숨이 차오릅니다.. 기침을 하니 더 힘드네요 .. 와불을 향해 가는 길에도 석탑과 석불을 만날 수 있습니다.

위에 석탑은 거북바위 오층석탑, 칠층석탑입니다..




불상


'석불군 바'라는 이름으로 된 석불들입니다.. 운주사 내에 석불이 워낙 많다보니 가, 나, 다 이런 순서로 묶어놓았더군요 .. 불상들의 표정이 순박해 보이는 것이 매력적이었습니다.. 두 손을 다소곳하게 있는 것도 경건한 마음을 갖게 하구요 ..




와불


그렇게 헉헉 거리며 10분 가까이 올라 와불을 만나게 됩니다.. 정식명칭은 '운주사 와형석조여래불'입니다.. 와불(臥佛)은 불상이 누워있다는 것입니다.. 한 쌍의 불상이 다소곳이 누워 있습니다.. 보통 와불이라 하면 부처님이 옆으로 누워 있습니다.. 그런데 운주사의 와불은 등을 땅에 완전 붙여서 누워 있습니다.. 이런 형식의 와불은 세계에서 유일 하다는군요 ..

이 와불이 벌떡 하고 일어나면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와불이 벌떡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ㅋㅋ .. 새로운 세상이 열리면 지금보다 살기 더 좋아질까요? ^^




전망


와불을 둘러보고 주변 경치를 살펴봅니다.. 만추의 산세가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운 경치를 둘러보면서 숨을 가다듬고 있는데, 어디선가 웅성웅성 거리면서, 하이 데시벨의 아저씨 목소리가 들립니다...

아뿔싸..





아뿔싸

저 처럼 와불을 향해 올라오던 어느 아저씨.. 한 잔 걸친 것 같은데 .. 계단으로 올라오더니 와불위를 마구 걷기 시작합니다.. 와불의 발끝에서 시작해서 머리부분까지 .. 뚜벅뚜벅 .. 헐~ ..

주변에서 사람들이 그냥 보고만 있지는 않습니다.. 아저씨와 함께 온 일행들도 어서 내려오라고 합니다.. 부처님 위에 올라가지 마세요 라는 경고문이 있다고 하자.. 아저씨 말이 가관입니다.. '부처님 위로 올라가라고 써 있던데' ..

아저씨 .. 지금 장난하십니까? .. 장난도 이렇게 하면 안되지요 .. 나이도 좀 드신분이 .. ㅠㅠ .. 아저씨 일행은 큰 소리로 웃고 떠들면서 다시 내려갑니다..  설령 올라가도 된다 하더라도 .. 상식적으로 불상을 밟으면 안되는 것은 유치원 아이도 알 것입니다..



마세요


'부처님 위에 올라가지 마세요'




하지마세요



돌


 

그렇게 울분에 쌓인 마음을 진정시키고 전각이 모여 있는 곳으로 왔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도 관람객들의 문제점을 찾게 되었습니다.. 대웅전 앞에는 석탑이 있습니다.. 석탑 위에 돌들이 올려져 있습니다.. 운주사에 온 관람객들이 하나 둘 씩 올려놓은 것입니다.. 문제는 석탑위에 돌을 올리지 말라고 분명 써 있다는 것입니다..

운주사 일대는 응회암지대입니다.. 석탑도 응회암을 이용해서 만들었더군요 .. 응회암은 풍화에 약해 부서지기 쉬운 암석입니다.. 그냥 바라만 봐야지 거기다 손을 대면 좋을게 하나 없지요 .. 그래서 더 주의깊게 관리하고 지켜봐야 합니다.. 그래서 돌을 올리지 말라는 것일터인데..




탑


 

탑 위에 돌을 올리지 맙시다.. 올리지 말라는데 왜 올릴까요?



안내


 

이런 거창한 문구를 적어 놓고 알려야 할 정도로, 우리 국민들의 지적, 문화적 수준이 낮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문화재 누가 지키겠습니까? 우리가 지켜야지요 .. 문화재 지키는 것이 크고 어려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하지 말라는 거 안 하면 됩니다.. 

갑자기 여러가지가 막 떠오르네요 .. 창녕 고분에 막 올라가는 아이를 지켜보는 아빠, 해인사 팔만대장경 사진 찍지 말라는데, 몰래몰래 카메라 들이대는 사람들 ..

우리의 문화재를 사랑합시다.. 내 욕심만 채우지 말구요 ..




아저씨


운주사 주차장에서 아저씨들이 술판을 벌이고 있습니다.. 가만 보니 .. 좀 전에 와불위를 걸어다녔던 아저씨와 그 일행이더군요 .. 아저씨들 가을 나들이 오신 것은 좋은데, 그 마음 알겠는데.. 이건 아니잖아요 .. ㅠㅠ


 
운주사에서 본 씁쓸한 이야기를 적어봤습니다.. 하지만 진짜 운주사 이야기는 아직 시작도 안했다는거 .. ㅎㅎ .. 어떻게 우연찮게 가게 된 고찰 운주사. 수 많은 석탑과, 불상처럼 신비스러움을 듬뿍 담아갖고 왔답니다.. 왔다갔다 짧은 일정은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보람찬 나들이를 하고 와서 마음은 아주 기쁜 날이었습니다.. 제대로 된 운주사 이야기 곧 올리도록하겠습니다..

무엇보다 .. 감기 조심하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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