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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행궁

우리나라의 역사는 왕의 역사입니다. '왕'을 생각하면 커다란 궁궐에 앉아서, 수 많은 대신들을 거느리고 정사를 논하는 장면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왕이 일년 내내 궁궐 안에만 있던 것은 아닙니다. 여러가지 이유로다 지방으로 내려갈 일이 있습니다.

지금처럼 비행기나 KTX로 후다닥 다녀올 수 있는 시기가 아니기에, 왕이 한 번 출타를 하면 오랜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러면 밤에 머무를 곳이 필요하겠지요. 이렇게 왕이 임시로 머무를 수 있게 지방에 만든 작은 궁궐이 있습니다. 이것을 '행궁'이라고 합니다.

행궁은 전국 곳곳에 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곳으로 수원에 있는 화성행궁을 들 수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수원 화성은 정조의 효심과 야심이 담긴 시대의 역작입니다. 당연히 화성을 향해 내려오는 정조의 발걸음도 자주 있었을 것이고, 화성행궁도 가치가 드높아 졌을 것입니다.  

화성행궁 앞에는 광장이 펼쳐져 있습니다. 

사적 제478호로 지정 된 화성행궁입니다. 화성에는 정조의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릉(융릉)이 있습니다. 정조가 아버지의 릉을 자주 방문했었지요. 우리나라에서 효심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정조 아니겠습니까? 정조가 화성을 지은 것은 자신의 아버지를 가까운 곳에서 만나려는 것도 있지만, 당시 복잡한 정세 속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의도도 있었습니다.

아무튼 정조는 화성 건설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화성행궁에 머무는 날도 많았습니다.


홍살문 뒤로 화성행궁의 정문인 신풍루가 보이는군요. 홍살문 옆에는 하마비(下馬碑)가 있습니다. 홍살문과 하마비는 아무곳에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홍살문은 궁, 능 앞에 세웁니다. 하마비 앞에서는 신분의 고하를 막론하고 말에서 내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갖추라는 것이지요.

홍살문 뒤로 화성행궁의 정문인 신풍루가 보입니다. 신풍루(新豊樓)라는 것은 화성이 고향과 같은 곳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1795년 을묘행차시에는 신풍루 앞에서 정조가 참석하여, 백성들에게 식량을 나눠주고 죽을 끓여 먹이는 진휼행사가 열렸다고 전해집니다. 지금도 신풍루 앞으로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주말이 되면 신풍루 앞으로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무료로 공연이 펼쳐지기 때문입니다. 3월부터 11월까지 매주 토요일 2시부터 신풍루 앞에서 전통공연이 시작됩니다. 궁중무용, 국악도 있고, 사진처럼 줄타기도 볼 수 있습니다. 대략 1시간 정도 공연하는데, 볼 만 합니다.


화성행궁 신풍루 앞에서는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집니다. 매주 화요일에서 일요일까지 무예24기 공연이 있습니다.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용맹한 전통 무예를 감상할 수 있으시고요. 일요일에는 장용영 수위의식도 펼쳐집니다. 공연에 대한 보다 상세한 정보는 http://www.swcf.or.kr/에서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신풍루에 올라가 화성행궁을 내려다 봤습니다. (원래는 못 올라가는데, 특별히 허가를 받아서 올라간것입니다.) 건물을 보면 오래된 티가 별로 안납니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으로 행궁이 소실되었습니다. 그것을 화성성역의궤를 보고 1975년부터 재건축하고 있습니다. 재건축은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화성행궁 내에서 주말에 각종 체험행사가 열립니다. 체험을 하려면 엽전이 있어야 합니다. 엽전이 일종의 쿠폰이되는 셈이지요. 체험 종류는 많습니다. 만들기도 있고, 전통놀이도 있고요. 이래저래 재밌는 부분이 많습니다. 특히나 아이들이 좋아하더구만요.


화성행궁을 본격적으로 보기 전 느티나무 한 그루에 눈길이 갑니다. 자그마치 6백살 정도 되었다고 추정하고 있는 거목입니다. 600년 전이면 이게 언제냐? 계산도 안되네요. 안타깝게도 화재로 인하여 나무가 상처를 받았다는군요. 그래도 푸른잎을 띄우며, 묵묵히 화성행궁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 느티나무에 손을 대고 기도를 하면 이루어진대요 .


이제 화성행궁의 이곳저곳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 만나게 되는 건물은 봉수당입니다. 봉수당(奉壽堂)이라는 건물 이름은 '만년(萬年)의 수(壽)를 받들어 빈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정조가 그의 어머니의 헌경왕후(혜경궁 홍씨)의 장수를 기원하며 지은 건물입니다. 화성행궁의 정전입니다.

화성행궁은 왕의 임시거처로서의 기능뿐만 아니라, 화성 유수부의 동헌건물로도 사용이 되었습니다. 봉수당이 그 역할을 한 것이고요. 이 건물 역시 원래의 것은 아니고, 현대에 와서 재건축 한 것입니다.

 

복내당은 행궁의 내당(內堂)으로서, 정조가 화성생궁으로 행차 했을 때 머물던 건물입니다. 복내(福內)라는 말은 ‘일으켜 얻는 것은 밖으로부터이고, 복을 생겨나게 하는 것은 안으로부터이다’라는 문장에서 따온 것입니다.


장락당입니다. 봉수당의 남쪽에 있는 건물입니다. 정조 19년(1795) 을묘원행 당시 헌경왕후의 침실로 사용되어던 건물입니다. 그러면 을묘원행은 뭐냐? 을묘년에 있었던 머나먼 나들이라는 소리인데, 이것은 정조가 어머니 헌경왕후(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화성행궁에서 하기 위한 행차입니다..

지금도 대통령 움직이려면 수행원이 엄청나게 붙는데, 이 당시는 더욱 어마어마 했겠지요. 겉으로는 어머니 환갑잔치에 맞춰서, 아버지의 묘를 참배하고, 환갑잔치를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 속으로는 왕의 힘을 보여주고, 백성의 소리를 직접 들으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사도세자를 죽음으로 몰아가고, 정조를 정치적으로 위협하는 세력들을 제압하려는 의도가 숨어있지요.

 

헌경왕후(혜경궁 홍씨)의 회갑연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위에서 보신 화성행궁의 봉수당, 복내당, 장락당 등의 건물은 원래의 건물이 아닙니다. 현대에 와서 재건축 된 것이지요. 하지만 사진 속의 이 건물 '낙남헌'은 원래의 모습 그대로 남아 있는 건물입니다.  을묘원행 때 이곳 낙남헌에서 각종 행사가 치러졌습니다.


낙남헌 옆으로 가보니 화령전이라고 되어 있군요? 이건 뭐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성행궁의 별도 건물인가? 행궁 안에 속한 건물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화령전은 화성행궁과는 다른 별개의 공간입니다. 화령전은 정조가 돌아가시고, 정조의 어진을 봉안하기 위해 만든 건물입니다. 사적 제115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화령전 안에 있는 건물 중에서 메인은 바로 '운한각'입니다. 운한(雲漢)이라는 것은 임금이 가뭄을 걱정하여 하늘에 기우제를 올릴 때 불려 졌다는 시경의 한 구절에서 갖고 온 것입니다. 나무결이 그대로 살아있는 건물이 아주 기풍있고 듬직해 보입니다.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목조건물이라 할 만 합니다.


 정조의 어진을 볼 수 있습니다..






대중교통으로 화성행궁을 가신다면 수원역에서 팔달문, 장안문 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타면 됩니다. 주로 용인, 광주 방면으로 가는 버스들이 행궁쪽으로 많이 지나갑니다. 700-2, 660, 60 등등 .. 버스 앞과 옆에 화성행궁 간다고 표시 되 있습니다. 입장료는 1,500원 .. 화성행궁, 화성, 화성박물관, 수원박물관을 모두 돌아볼 수 있는 통합 입장권은 3,500원입니다. 연중무휴로 운영되고 09시부터 18시까지 관람 가능합니다...

화성행궁은 다양한 기분과 기운을 느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체험도 해보고요. 전통공연을 볼 때는 긴장과 즐거움에 흥을 돋우기도 합니다. 헌경왕후의 잔칫상을 보면서 부모님 생각도 해보고요. 기(氣) 강하기로는 둘째가면 서럽다는 회령전에서 정조의 기운도 듬뿍 담아봅니다. 단순히 왕이 잠시 머물다 가는 공간 이상으로서의 의미가 화성행궁에는 고스란히 남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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