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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우재(http://www.haewoojae.com/)

사람이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3쾌(快)가 필요합니다. 쾌면, 쾌식, 쾌변. 즉 잘 자고, 잘 먹고, 잘 싸는게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이 말을 부정하실 분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자고, 먹는 것에 대해서는 스스럼없이 잘 얘기하지만서도, 쾌변에 관해서는 다소 민망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화장실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꼭 가야 하지만, 대접이 소홀했습니다. 화장실이 깨끗한 곳에 가면, 그 장소가 주는 느낌이 더더욱 깔끔하게 다가옵니다. 화장실에 대해서 얼마나 생각해보셨습니까? 오늘은 화장실에 대한 모든 것을 파헤쳐 볼까 합니다.

경기도 수원의 화장실박물관 '해우재'로 향합니다.




해우재

절에 있는 화장실을 해우소(解憂所)라고 합니다. 근심을 푸는 곳이란 뜻이 있습니다. 해우재의 의미도 비슷합니다. 근심을 푸는 집이라는 것이죠. 해우재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화장실박물관입니다.

'화장실'이라는 공간이 뭐 볼 게 있는가?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화장실만큼 우리에게 친숙한 공간도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깔끔한 대접을 받진 못하였습니다. 해우재는 지저분한 화장실이 아닌, 깨끗하고 위생적인 화장실. 인간과 함께 생활하는 공간으로서의 화장실과 문화에 대해서 볼 수 있습니다.



 


해우재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해우재의 조감도가 보입니다. 딱!하고 떠오르는 것 있으신지요? 바로 화장실 변기 모양입니다. 오른쪽 그림에는 변기 속에서 새싹이 올라오고요. 지금 여러분은 화장실 안에서 새로움을 만나고 계십니다.

해우재는 전 수원시장이자 국회의원인 故 심재덕 선생에 의해서 만들어졌습니다. 원래 이 건물은 故 심재덕 선생이 살던 집입니다. 2007년에 완공했는데, 선생이 돌아가시면서 가족들이 수원시에 기증하게 됩니다. 수원시에서는 해우재를 화장실문화전시관 및 화장실문화공원으로 확대하여 개장하게 된 것입니다.

해우재 건물 안에는 몇 개의 테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건물은 2층으로 되어 있습니다. 1층은 상설전시홀이고 2층은 기획전시홀입니다. 바닥에 있는 똥그림을 따라가면 해우재의 전시물들을 순서대로 볼 수 있습니다.





1층 먼저 보시겠습니다. 첫 번째 테마는 '재래식 변소와 개량사업'입니다. 진짜 옛날 화장실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저의 외가댁은 다 좋았는데, 화장실은 좀 무서웠습니다. 대문 밖 화장실에 들어가면 널빤지 있고, 휴지대신 신문지 있었습니다. 진짜 옛날 화장실은 불결함의 상징이었습니다. 1980년에 들어서서야 깨끗하게 수세식으로 변하게 됩니다. 하지만 뭐 지금도 과거와 크게 다를 바 없는 곳도 있긴 있어요.





두 번째 테마는 '화장실 운동의 메카, 수원'입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거치면서 화장실이 깔끔해지긴 했지만, 뭔가 부족했었습니다. 그러다 2002 월드컵 유치운동을 하면서 화장실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졌습니다. 화장실문화운동의 시작이 수원시입니다. 1996년부터 아름다운 화장실 가꾸기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사실 전국적으로 싸돌아다니는 제가 볼 때도 수원시 화장실이 깨끗하긴 합니다.





세 번째는 화장실문화운동의 세계화입니다. '세계화장실협회(World Toilet Association)'가 있다는 것을 아십니까? 2007년 11월 22일 창립 된 화장실 전문 국제민간단체입니다. 인류보건과 위생을 향상하기 위한 단체입니다. 세계인구의 40%는 화장실이 없다고 합니다.. 세계화장실협회에서는 이에 '사랑의 화장실 짓기 운동'을 렬치면서 화장실의 중요성과 개선사업의 필요성을 인식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화장실 이야기' 라는 테마를 갖고 있는 공간입니다. 화장실에서 낙서 한 두번은 해보셨죠? 학교나 회사에서 나는 소문의 근거는 화장실인 경우도 많습니다. 그때를 생각하며, 화장실에 낙서해보게 했습니다. 낙서판 옆으로 화장실이 있습니다.. 해우재라는 집 가운데 화장실이 있는 것입니다. 뒷간은 멀리하라는 말은 이제 옛말입니다. 화장실이 집의 중심입니다.  





세계 여러나라의 화장실 픽토그램 모음입니다. 자세히 보시면 나라별로 특징이 뚜렷합니다. 남녀구분이 뚜렷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체코의 픽토그램이 맘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독일은 왜 남자는 악마고, 여자는 천사인가요?



 

2층은 기획전시실입니다. 해우재가 만들어진 과정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세계화장실협회와 해우재를 만든 故심재덕 선생을 만나게 됩니다. 故 심재덕 선생은 수원문화원장, 수원시장, 국회의원을 하면서 화장실 문화운동을 이끌어왔습니다. 외가집 뒷간에서 출생해서 개똥이라는 별명이 있었다는군요. 화장실문화운동을 정열적으로 이끌어 '미스터 토일렛(Mr Toilet)'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답니다.





해우재에서는 8월 31일까지 재밌는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름 하여 '동물똥전'. 동물들의 똥을 볼 수 있습니다. 똥을 통해 동물을 알아가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진짜 똥은 아니고요.. 똥모양만 있습니다. 계속 똥똥 거리네요 . 똥 만져 볼수도 있어요.





옥상에서 내려다 본 모습입니다. 곳곳이 화장실이고 변기입니다. 별의별 화장실, 변기를 볼 수 있습니다. 일단 저 오른쪽에 사람들이 몰려 있는 곳도 변기입니다. 변기 안에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해우재에서 운영하는 주말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매주 토요일, 일요일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교육이 있습니다. 해우재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어요.





 

실외에는 별의별 변기가 다 있습니다. 순서대로 보면 첫 번째는 백제 시대에 사용했던 남자용 소변기인 '호자'. 두 번째는 백제 시대에 여성용 변기. 세 번째는 임금이 사용했던 휴대용 변기인 매화틀. 네 번째는 요강. 저는 어려서 요강 써 본 기억은 납니다. 어렴풋이 매화틀 사용했던 것 같기도 하고 ㅎㅎ





 오줌싸개


 



 

힘 줘 ..





생각하는 사람 .. 어디서?





 

3월부터 10월까지는 10시부터 6시까지, 11월부터 2월까지는 10시부터 5시까지 관람 가능합니다. 매주 월요일(월요일이 공휴일이면 그 다음날), 1월 1일, 설날, 추석 연휴에는 휴관입니다. 故 심재덕 선생의 유지에 따라 입장료를 받지 않습니다.

사람이 평생 살아가면서 화장실에 가는 시간을 다 합치면 얼마나 될까요? 남자는 291일, 여자는 376일이라고 합니다. 얼추 1년 정도 되는 시간입니다. 그렇게 긴 시간 보내는 화장실을 지저분하다고 괄시하지는 않으셨는지요? 이제 화장실은 지저분한 공간이 아니고, 위생적이고 깨끗하고 친숙한 공간입니다. 그렇기에 화장실에 대한 생각도 많이 변해야 하고, 변하고 있습니다.

수원 해우재는 화장실을 깨끗하고 맑은 공간으로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인간의 대소변이 지저분하다는 이유로 보여주지 않았던 것을 밖으로 내왔습니다. 재밌고 유익한 관람이었습니다. 2014년 6월에 해우재 앞에 화장실 문화센터가 개관하면,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을 볼 수 있는 것도 기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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