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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새재 2관문에서 3관문까지 

 

경상북도 문경에 있는 문경새재를 걷고 있습니다. 문경새재는 조선시대 영남지방과 한양을 연결하는 영남대로에 있는 고개입니다. 고갯길이면서 군사적 요충지이기도 했습니다. 문경새재에는 1, 2, 3관문이 있습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1관문 거쳐 2관문까지 가는 길을 소개했습니다. 오늘은 이어서 2관문에서 3관문까지 가면서 만난 모습을 담아보고자 합니다.

 

 

2관문을 통과합니다. 2관문 뒤편에 영남제이관(嶺南第二關) 현판이 있습니다. 2관문을 빠져나오면 너른 공터가 있습니다. 조금 내려가면 약수터도 있고요. 공터에서 잠시 쉬어갑니다. 보통 2관문까지 왔다가 다시 1관문으로 가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는 3관문을 향해 전진합니다. 3관문까지 거리는 3.5㎞.

 

 

 

 

문경새재 아리랑을 만납니다. 노래비도 있고 아리랑도 들을 수 있습니다. 밀양 아리랑, 정선 아리랑, 진도 아리랑 등 우리나라 곳곳에 아리랑이 있습니다. 문경새재라는 험준한 고개를 넘으면서 느낀 감정을 아리랑이라는 노래로 표현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문경새재 물박달나무 홍두깨 방망이로 다 나간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홍두깨 방망이 팔자 좋아 큰 애기 손질에 놀아난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문경새재 넘어갈 제 구비야 구비야 눈물이 난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바위굴입니다. 연인이 바위굴에 오면 사랑이 깊어지고 평생 헤어지지 않는다는 내용입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안쪽으로 꽤 깊습니다.

 

비를 피하고자 남자와 여자가 바위굴로 들어섭니다. 비가 그치고 둘은 헤어졌지만 둘은 바위굴에서 깊은 인연을 맺은 뒤였습니다. 여자는 아이를 낳습니다. 아이가 아버지 없다고 놀림을 받자 어머니는 자초지종을 이야기합니다. 아이는 성장해서 아버지를 찾아 전국을 다닙니다. 어느 비 오는 날. 한 남자가 비를 보며 새재우 같구나라고 합니다. 새재우? 그 남자가 아버지였던 것입니다. 부자상봉.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

 

 


 

 

귀틀집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산간지방에서 주로 만들었던 전통가옥입니다. 나무와 나무 사이가 엇물리는 네 귀가 잘 맞도록 쌓고 사이사이 진흙을 바릅니다. 위에서 보면 우물 정(井) 모양입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화전민들이 사용하던 귀틀집이 있었습니다.

 


 

 

 

 

2관문에서 3관문까지는 경사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막 급경사는 아니고요. 내가 오르막을 오르고 있구나 느낄 정도. 그래도 오르막이라고 다리에 힘이 좀 들어갑니다. 길도 제법 길고. 그래도 화창한 초여름 햇살을 받으며 걷는 숲길이 기분 좋습니다. 3관문 다가서 낙동강 발원지 이정표가 있습니다. 일단 3관문까지 간 다음에 내려올 때 찾아가 봤습니다. 

 

 

 

 

 

3관문입니다. 3관문은 조령관, 영남제삼관 등으로 불립니다. 문경새재의 정상입니다. 북쪽에서 침입하는 적을 막기 위해 성곽을 쌓았습니다. 조선 선조 때 공사를 시작했고 숙종 때 중창합니다. 1907년에 화재로 육축(陸築)만 남아 있었습니다. 1976년에 홍예문, 석성, 누각을 복원하였습니다. 

 


 

 

 

민들레 홀씨와 문경새재 3관문. 

 


 

 

 

3관문을 지나서 나왔습니다. 문경새재 과거길이라 쓰여 있는 것이 보입니다. 문경새재는 과거 보러 가는 사람에게 의미 있는 길이였습니다. '문경(聞慶)'이라는 지명과도 관련 있습니다. 문경은 경사스러움이 들린다는 뜻입니다. 과거시험 잘 보고 경사스러운 일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 담긴 것입니다.

 

문경새재 말고 추풍령과 죽령을 통해서도 한양을 갈 수 있었습니다. 과거 보는 사람은 이 두 고갯길을 피했답니다. 추풍령은 추풍낙엽처럼 떨어지고, 죽령은 미끄러진다는 금기가 있던 것입니다. 

 

 

 

 

 

문경새재 3관문 밖으로 나오면 행정구역이 바뀝니다. 경상북도 문경시에서 충청북도 괴산군으로 넘어온 것입니다. 3관문이 경계선이 된 것입니다. 이쪽은 괴산군 연풍면이기에 연풍새재라 적고 있습니다. 3관문인 조령관에서 소조령까지를 연풍새재라 불렀습니다. 충청북도에서 연풍새재길을 흙길로 복원하여 문경새재와 연결하고 있습니다.


 

 

 

 

조령(鳥嶺) 아래에는 충청북도 괴산군 연풍면 원풍리라 적고 있습니다. 조선 전기의 관찬 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조령이 나옵니다. 조령을 초점(草岾)이라 부른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초점은 풀이 우거진 고갯길이라는 뜻입니다. 

 

문경새재, 연풍새재에서 새재를 한자로 쓰면 조령입니다. 새 조(鳥) 자를 쓰는 것은 새가 날아서 힘들 정도로 높은 고개라는 뜻입니다. 막상 걸어보면 그렇게 높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새재'에는 새로 난 길. 고개와 고개 사이에 난 길. 새(풀)가 많은 길이라는 뜻도 함께 있습니다. 
  

 

 

 

 

 

충청북도 괴산에서 경상북도 문경으로.

 

 

 

 

 

 

 

 

그래도 정상에 왔는데 정상주 한 잔은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3관문 근처에 막걸리집이 하나 있습니다. 더덕막걸리에 두부 하나 해서 가볍게(?) 목을 축입니다. 쭉쭉 뻗은 나무 사이로 옛 노래 흘러나오는 것이 제법 분위기가 좋습니다. 이런 막걸리집이 관문마다 1개씩 있었습니다. 커피 같은 음료, 국수 같은 먹거리도 판매합니다.

 

 


 

 

가을이면 단풍이 예쁘겠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낙동강 발원지를 거쳐 옵니다. 발원지 가는 길에 탑이 있습니다. '책바위'라 불립니다. 어느 부자집에서 천신만고 끝에 아들을 낳았습니다. 아들이 너무 병약해서 걱정입니다. 부자가 문경의 도사에게 묻습니다. 도사는 집터의 돌담이 문제니 아들이 직접 돌담을 허물고 책바위 뒤에 쌓고 기도를 올리라고 했답니다.

 

아들은 돌담을 허물고 돌을 나르면서 몸이 튼튼해졌습니다. 공부도 열심히 해서 장원급제도 했고요. 책바위 앞에서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답니다.

 

 


 

 

문경초점 낙동강 발원지.

 

 


 

 

낙동강 발원지라면 강원도 태백에 있는 황지만 알고 있었습니다. 낙동강 발원지가 3곳이라는군요. 세종실록지리지에 의하면 "낙동강은 그 근원이 셋이다. 하나는 봉화현 북쪽 태백산 황지에서 나오고 하나는 문경현 북쪽 초점에서 나오고 하나는 순흥 소백산에서 나와서 물이 합하여 상주에 이르러 낙동강이 된다"라고 적고 있습니다.

 

문경새재는 한강과 낙동강의 분수령이 되기도 합니다. 문경새재를 기준으로 괴산 쪽으로 물이 흐르면 한강으로 가는 것이고 문경 쪽으로 가면 낙동강이 되는 것입니다.

 


 

 

 

 

2관문에 출발 3관문 찍고 다시 2관문으로 왔습니다. 이렇게 2시간 30분 걸렸습니다. 1관문으로 내려갑니다. 내려가는 길에 1관문 근처에 있는 드라마 촬영장 구경했습니다. 주차장 가까이에 있는 옛길 박물관도 갔다 오고요. 이래저래 하니 문경새재에서 긴 시간 머물게 됩니다. 좋습니다. 

 

 

 

경상북도 문경에 있는 문경새재를 걸었습니다. 문경새재를 가보지 않았다 해도 워낙 유명한 곳이니 그 이름은 익숙하실 듯합니다. 문경새재는 1관문, 2관문, 3관문이 있습니다. 지난번에는 1~2관문까지. 오늘은 2~3관문 걸으면서 만난 모습을 정리했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이 길을 지나갔고 그만큼 많은 이야기가 남아있는 문경새재입니다. 특별하면서도 정이 가는 길입니다. 

 

문경새재 1관문에서 2관문까지 http://raonyss.tistory.com/17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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