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덕 잠녀해녀촌
오랜만에 제주도 함덕에서 친구를 만났습니다. 저는 여행 중이고 친구는 회사 일로 내려왔습니다. 친구 숙소에서 밤늦게까지 많이 마셨습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 저만의 여정을 시작합니다. 그전에 쓰린 속을 달래기로 합니다. 잠녀해녀촌을 찾았습니다.
제주도는 지역마다 해녀촌, 해녀의집이라 불리는 곳이 있습니다. 그 지역의 해녀분들이 모여 운영하는 식당입니다. 해녀분들이 운영하는 식당가면 크게 실패할 일은 없습니다. 함덕 잠녀해녀촌도 함덕의 해녀분들이 운영합니다. 해녀분들이 바다에서 채취한 해산물을 이용하여 음식을 만듭니다. 잠녀(潛女)는 해녀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식당 앞에 주차장 있습니다.
함덕 잠녀해녀촌은 예전에 올레길 걸을 때 왔었습니다. 식당 앞 도로가 올레길 19코스에 속합니다. 맛있게 잘 먹고 기운 내서 무사히 완주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날 찾은 이유는 과거의 기억도 있지만 아침 일찍 문을 열기 때문입니다. 아침 7시부터 영업을 시작합니다. 이날도 7시 30분쯤에 식당에 오니 문이 열려 있었습니다. 주방에서 요리하는 모습을 다 볼 수 있습니다. 머리에 모자, 두건도 쓰셨고요. 위생적이고 깨끗하게 운영하는 식당이라는 믿음도 있습니다.
주방 위에 걸려있는 메뉴. 지난번보다 죽 종류가 2천 원씩 올랐습니다. 물회 가격은 그대로고요.
식당 내부. 카운터에는 유명인들의 싸인이 있습니다. 이른 아침이라 손님은 저만 있습니다.
바다가 보이는 창가에 자리 잡습니다. 도로에는 지나가는 자동차도 없고 거니는 사람도 없습니다. 이른 아침 바다는 잔잔합니다. 어제 강렬했던 바람과 파도는 보이지 않습니다. 제주도의 날씨는 변화무쌍합니다.
저는 성게를 좋아합니다. 성게보말죽과 성게미역국 중 무엇을 먹을까 고민 끝에 죽을 선택했습니다. 죽 먹기가 더 편하고 좀 더 든든하리라 생각했습니다. 보말은 다 아시죠? 제주도 바닷가에 사는 고둥입니다. 보말이 흔했다는데 요즘은 보말 음식점이 많아지면서 귀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죽을 준비하세요.
김치, 깍두기, 미역, 톳. 지난번에 왔을 때와 반찬 구성이 달라지진 않았습니다. 특별히 맛을 내기 위해 꾸민 반찬은 아닙니다. 집에서 먹는 반찬의 모습입니다. 저는 톳무침은 된장으로 무치셨고요. 이날은 반찬을 많이 먹진 않았습니다. 죽 한 그릇으로 충분했기 때문입니다.
성게보말죽을 먹어봅니다. 사이사이 거뭇거뭇 한 것은 보말이고, 노랑노랑 한 것은 성게입니다. 성게는 날로 먹으면 성게 특유의 바다향기가 있습니다. 죽을 만들고 국을 끓이면, 고소한 맛을 내어 줍니다. 참기름 향기가 더해지긴 했어도, 성게보말죽의 구수한 바다 향기가 코끝으로 올라옵니다. 향기만 맡아도 속이 저절로 풀립니다.
뜨끈한 죽이 몸으로 들어가니 속이 제대로 풀립니다.
죽 다 먹고 차에 시동을 켜기 전 바다를 바라봅니다. 제주도 특유의 검은 바다가 아름답습니다. 맑은 공기만으로도 술이 깹니다. 오른쪽 해녀 동상 앞으로는 이른 아침부터 채취해 온 해산물을 나르는 모습도 보입니다.
숙소에서 자고 있는 친구 먹으라고 성게미역국 2인분 포장했습니다. 숙소로 갖고 왔습니다. 냄비에 옮겨 넣기 위해서 뚜껑을 열었습니다. 나중에 잘 먹었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국 포장하니 밥도 함께 주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새로운 하루의 여정을 시작합니다. 아침을 잘 먹으니 속이 든든합니다. 정신도 또렷해지고요. 저는 제주도 서남쪽 대정으로 향합니다. 예전에 제주도의 행정구역이 3곳으로 나뉘었을 때, 서남쪽을 대정현이라 불렀습니다. 지금은 대정읍이고요. 모슬포라고도 부릅니다. 단산부터 안덕계곡까지 제주도의 서남부를 돌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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