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신평양조장 백련막걸리
술이라는 게 참 묘합니다. 먹으면 기분이 좋습니다. 한 잔의 술은 몸의 활력을 깨워줍니다. 요즘 저는 전통주를 찾아보고 있습니다. 충청남도 당진시 신평면에 있는 신평양조장을 방문했습니다. 이 집 술이 맛있습니다. 양조장 구경도 하고 맛있는 술을 마셔봅니다.
당진 지날 일이 종종 있습니다. 양조장 직접 방문해서 양조장 구경도 하고, 술도 사 올 셈이었습니다. 양조장은 신평 중심에 있어서 찾아가기 쉽습니다. 최근에 공장을 확장 이전하면서 다소 정리가 안 된 상태입니다.
내비게이션이 신평양조뮤지엄 앞에서 멈춥니다. 뮤지엄 안에 술 판매장, 체험장, 양조장 역사 전시장 등이 있습니다. 뮤지엄은 주말에도 운영한다는군요. 12시부터 1시까지는 점심시간이니 피하셔야겠습니다. 운영 시간은 변경할 수 있기에 사전에 전화해보고 가시는 게 좋겠습니다. 별도의 관람료는 없습니다.
전화번호 : 041-362-6080
뮤지엄으로 들어가니 직원 한 분이 안내하고 있습니다. 뮤지엄 안에는 양조장 인증서와 제품 등을 볼 수 있습니다. 술을 판매합니다. 사진 안쪽에 문을 열면 전시장으로 들어갑니다.
냉장고가 비어있고, 불도 꺼져있습니다. 제가 2021년 7월 초에 양조장을 방문했습니다. 양조장이 공장을 새로 지었습니다. 새로 지은 공장 세팅이 완전하게 이루어지지 않아서 술 생산이 잠시 멈춘 상태였습니다. 유통기한이 짧은 생막걸리는 없습니다. 유통기한이 상대적으로 긴 살균막걸리, 살균생주만 판매하고 있습니다. 직원 말로는 7월 중순부터 공장 생산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생막걸리를 맛볼 수 있다 합니다.
찾아가는 양조장 스탬프도 찍습니다. 찾아가는 양조장은 농림축산식품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선정합니다. 양조장을 술 만드는 곳으로 한정 짓는 것이 아니고, 문화와 관광까지 함께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찾아가는 양조장별로 스탬프가 있습니다. 스탬프 도장 찍으러 다니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스탬프에 체험 프로그램이 나와 있습니다. 때가 때인지라 현재는 막걸리 전시관 관람만 가능합니다. 시음할 수 없습니다.
직원분이 전시장으로 향하는 문을 열어줍니다. 전시장은 천장이 아주 높습니다. 일제강점기 미곡 창고로 사용했던 건물입니다. 뼈대는 그대로 두고, 전시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전시장에서는 신평양조장의 역사를 알 수 있습니다. 1933년 故 김순식 대표가 24세의 나이로 신평양조장의 전신인 화신양조장을 설립합니다. 1970년대 2대 김용세 대표가 양조장을 이어받습니다. 이때가 신평양조장의 전성기입니다. 백련을 막걸리에 접목하여 백련막걸리를 만듭니다. 김용세 대표가 지금도 술맛을 직접 관리한다고 합니다. 현재 3대가 가업을 잇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전시장에 공장을 운영하면서 작성한 서류, 양조장 면허증 등 신평양조장의 각종 자료를 볼 수 있습니다. 양조장의 역사가 남아 있다는 것이 보기 좋습니다. 이런 역사와 전통이 더해지면서, 술맛도 좋아지고 유지될 수 있겠습니다.
장독대를 철심으로 꿰맸습니다. 이렇게 해도 술이 세지 않는다고 합니다.
양조장에서 사용하던 여러 도구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백련막걸리를 저 말통에 가득 넣어오고 싶었습니다.
술독이 엄청나게 큽니다. 일제강점기 사케 공장에서 갖고 왔다는군요. 술독에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겠습니다. 왼쪽 백발 어르신이 김용세 대표입니다.
우리나라 막걸리 역사에 대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식량 부족했습니다. 1965년 쌀로 막걸리 만드는 것을 금지합니다. 밀가루로만 막걸리를 담그도록 했습니다. 쌀에서 밀로 재료가 바뀌면서 술 만드는 방법도 변합니다. 그러면서 술맛도 변합니다. 1977년 쌀막걸리가 다시 나옵니다.
밀막걸리에 익숙한 사람들은 쌀막걸리를 쉽게 찾지 않았습니다. 소주, 맥주를 찾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막걸리 인기는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막걸리 품질이 좋아지면서, 막걸리 수요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저는 막걸리가 좋습니다.
신평양조장 역사와 함께하고 있는 괘종시계는 멈추지 않고 계속 시간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백련막걸리 빚는 순서
뮤지엄 옆 벽면에 백련이 그려져 있습니다. 신평양조장 막걸리는 백련막걸리입니다. 막걸리에 백련잎을 넣는 것입니다. 연잎이 들어가는 비율은 그렇게 높지는 않습니다. 연잎이 많이 들어가면 쓴맛이 난다더군요. 1대 김순식 대표께서 1950년대 흥국사라는 절을 지었습니다. 흥국사에서 자란 연잎을 이용하여, 백련 막걸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신평양조장 옛 건물입니다. 얼마 전까지 신평양조장의 술을 만들던 곳입니다. 지금은 운영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양조장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습니다. 1933년에 양조장에서 술을 담그기 시작하셨으니, 90년 가까이 술을 담근 곳입니다. 긴 세월 속에 막걸리 향기가 느껴집니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신평양조장
새롭게 지은 양조장입니다.
3년전 신평양조장 백련 막걸리가 맛있다는 소문을 듣고 택배로 구매한 적이 있습니다. 최소 단위가 6병. 택배로 받아 들고 마셔본 백련막걸리는 기존의 막걸리와는 달랐습니다. 6병 중 3병을 바로 다 먹었습니다. 그때의 기억을 더듬어 이번에 양조장을 찾은 것입니다. 택배로 6병이 16,500원이었는데 지금은 17,100원으로 올랐군요. 택배비 무료. 신평양조장 홈페이지에서 구매 가능합니다.
신평양조장에서 만드는 술이 4종류입니다. 생막걸리 스노우, 생막걸리 미스티, 살균막걸리 미스티, 백련맑은술. 이 중에서 생막걸리 2종은 공장 이전으로 생산을 잠시 중단하고 있습니다. 살균막걸리는 유통기한이 길어서 판매 중이었습니다. 살균막걸리 미스티 2병을 샀습니다.
750㎖ 1병에 5,000원입니다. 유통기한은 제조일로부터 1년. 에탄올 함량 7%입니다. 유리병입니다. 2병 사 왔습니다. 2병 사 오길 잘했습니다.
집에 왔는데 술 안주거리가 없습니다. 서둘러 시장에 나가 도토리묵을 사왔습니다. 묵무침을 합니다. 제가 한 것은 아니고요. 시장 가기 전 냉장고에 넣었던 막걸리가 적당히 차가워졌습니다.
병뚜껑을 따니 막걸리 향기가 은은하게 올라옵니다. 연잎향은 느껴지진 않습니다. 잔에 따르고 맛을 봅니다. 첫 느낌은 '맑다'입니다. 깔끔하게 넘어갑니다. 단맛도 많이 느껴지진 않습니다. 마트에서 파는 일반 막걸리와 확실히 다릅니다. 3년 전 택배로 받았던 살균막걸리 그 느낌이 떠오릅니다. 마시면 마실수록 계속 먹고 싶습니다. 1병만 먹었습니다. 1병은 아껴두었다 좋은 날 마셔야겠습니다.
신평양조장의 술은 2009년 청와대 만찬주로도 선정되었고,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 등에서 연이어 수상했습니다. 김용세 대표는 식품명인으로 선정되었습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신평양조장을 스타팜으로 선정하였습니다.
1933년부터 술을 만들기 시작했으니 100년에 다다랐습니다. 3대에 걸쳐 한 분야를 이어가는 것은 위대한 일입니다. 존경심이 들었습니다. 전시장 안쪽으로 들어가니 어린아이 2명이 있는 사진이 있습니다. 사진 위에 '4代'라 쓰여 있습니다. 현 김용세 대표의 손자입니다. 이 아이들이 양조장을 이어받을지는 모르겠지만, 신평양조장의 술과 문화가 100년 그 이상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보았습니다.
'충청남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친근함 속에서 상상력을 자극하는 아미미술관. 당진 가볼만한곳 (34) | 2021.07.30 |
---|---|
소나무와 바다 위를 걷는다. 장항 스카이워크. 장항 가볼만한곳. (34) | 2021.07.18 |
멈춘 것이 아니고 간직 한 것. 서천 판교 시간이 멈춘 마을 (44) | 2021.06.30 |
과거에서 현재까지 이어지는 강경의 시간 여행길. (40) | 2021.06.26 |
서천 위에서 아래로 판교에서 장항까지 당일치기 기차여행. (32) | 2021.05.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