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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늘봄흑돼지

흑돼지구이는 제주도 여행 중에 꼭 먹어야 한다는 음식 중 하나입니다. 제주도 곳곳에 흑돼지구이 파는 곳이 많습니다. 그중에서 식당 사이즈부터 압권인 곳이 있습니다. 신제주(노형동)에 있는 늘봄흑돼지입니다.

 

부모님과 함께 떠난 제주도 여행길입니다. 제주도에 도착하니 어둠이 내려앉았습니다. 숙소로 가기 전에 저녁 식사를 합니다. 제주도에 왔으니 든든하게 먹고 시작해야겠다 싶어 흑돼지구이를 먹기로 합니다.

수많은 흑돼지구이 식당 중에서 늘봄흑돼지를 선택한 이유가 있습니다. 제가 예약한 렌터카회사와 가깝습니다. 10분 정도 걸립니다. 제주국제공항에서도 10분 정도 걸립니다. 식당 규모가 크기 때문에 주차하기도 쉽고 대기도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시작부터 예상을 깨는군요. 주차장이 넓은데 빈자리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한 바퀴 돌았습니다.





늘봄흑돼지 식당 건물 규모가 아주 큽니다. 식당 좌석 수가 800석 정도 된다고 합니다. 손님은 2층으로 올라갑니다. 에스컬레이터가 있습니다. 식당 자체 건물에 에스컬레이터 있는 곳 보신적 있으신가요?





2층에 올라왔는데 빈자리가 없어 대기 명단에 이름 올리고 기다려야 했습니다. 예상에서 빗나갔습니다. 기다리면서 식당 이곳저곳 살펴봅니다. 메인 홀이 있고 복도를 따라서 별도의 공간이 있습니다. 손님 많은 식당이어서 조용하진 않습니다. 시끌벅적합니다. 시끄러워 불편할 수도 있지만 활기가 있어 보여서 좋기도 합니다.








제주돈육수출센터에서 인증한 제주 흑돼지고기 판매점입니다. 제주돈육수출센터는 제주도 돈육산업 발전, 수출을 위해 제주도 내 돈육산업 관련 산, 학, 관, 연의 연합하여 만든 법인입니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 50분까지.





연기 빨아들이는 연통이 줄지어 있습니다. 식당이 넓어서인지 구역 표시가 있습니다.




10여 분 지나 빈자리가 나왔습니다. 삼겹살 180g에 2만 원입니다. 제주도 내 다른 흑돼지구이 집에 비해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가격대입니다. 삼겹살 이외에도 항정살, 가브리살, 갈매기살 등 특수부위도 있습니다. 식사류도 다양한 메뉴가 있어 선택의 폭이 넓습니다. 점심에는 늘봄정식도 있습니다. 고기, 찌개, 솥밥이 나옵니다.

흑돼지가 비싼 이유가 있긴 합니다. 사육 기간이 긴데 크게 자라질 않습니다. 백돼지는 6개월에 110kg 정도 되는데 흑돼지는 8개월 키워도 90kg 정도뿐이 안 됩니다. 새끼도 적게 낳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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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판에 있는 식당 소개.





기본 반찬이 깔립니다. 다른 고기집과 비슷한 반찬 구성입니다. 그중에서 샐러드, 톳나물이 독특했습니다. 샐러드는 한번 리필해서 먹습니다. 반찬 부족하면 직원분들이 잘 가져다 주십니다. 반찬은 그때그때 바뀌는 듯합니다.





기본으로 돼지 껍데기가 나옵니다. 처음에는 어묵인 줄 알았습니다. 추가는 돈 내셔야 하고요. 껍데기에 기본양념이 되어 있습니다. 육지에서 돼지껍데기 먹으면 나오는 콩가루는 없습니다.








제주도 돼지고기와 환상의 짝꿍 멜젓(멸치젓)도 함께합니다. 멸치의 비린 맛 떠올리며 멜젓 못 드시는 분도 있습니다. 멜젓을 불판에 올리고 거기에 소주를 조금 부으면 비린내 날아가서 괜찮을 것입니다. 예전에는 일부 식당에서만 멜젓이 나왔는데 이제는 제주도 돼지고기 하면 멜젓이 공식처럼 되었습니다.





돼지고기는 양파와 잘 어울립니다. 요즘은 와사비(고추냉이)도 돼지고기와 함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와사비가 일본어이기에 고추냉이로 써야 한다고 합니다. 고추냉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죠.





드디어 고기가 나왔습니다. 촘촘하게 칼집을 넣었습니다. 고기 두툼해서 그냥 구우면 겉은 타고 속은 덜 익을 수 있습니다. 칼집을 넣어 안까지 열을 전달하도록 했습니다. 칼집 간격이 일정하지 않은 것으로 봐서 사람이 직접 칼집을 넣은 것 같습니다. 고기가 신선해 보입니다. 이제 잘 굽기만 하면 됩니다.








껍데기에 검은 털이 보입니다. 흑돼지 맞습니다. 껍질의 검은 털을 보여주기 위해서 미박(껍질을 벗기지 않은) 상태로 나온 것 같습니다. 그러면 오겹살인데 메뉴판에는 삼겹살로 적혀 있습니다. 고기는 두툼해야 맛있습니다. 그래야 육즙을 가두고 부드럽습니다.

제주도에서만 흑돼지를 기른 것은 아닙니다. 지리산 일대에서도 많이 길렀습니다. 완도, 양구 등지에서도 흑돼지를 길렀다고 하고요. 그래도 흑돼지 하면 제주도가 먼저 떠오릅니다. 제주도 흑돼지는 2015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습니다. 흑돼지는 체구가 작은 대신 육질이 탄탄합니다. 질병에도 잘 걸리지 않는답니다.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높고 콜레스테롤 함량이 낮다고도 하는군요. 백돼지, 핑크돼지와는 다른 흑돼지의 맛이 있습니다.





불판이 올라오고 숯불이 들어옵니다.





고기와 껍데기를 올립니다. 직원분이 구워주시는데 손님이 많다 보니 꼼꼼하게 챙겨주시지는 못하시더군요. 제가 알아서 굽습니다. 그래도 지나다니시면서 굽는 거 봐주시고 정리도 해줍니다.








고기가 맛있게 익어갑니다. 껍데기가 질기더라고요. 뭘 이런 걸 줬냐? 그랬는데 제가 잘못 구운 것이더군요. 바싹 익혀야 고소한 풍미가 올라옵니다.





칼집이 들어가 있어 구우니까 모양도 예쁘게 나옵니다. 고기는 예상했던 그대로 맛있습니다. 흑돼지는 비계까지도 고소합니다. 여기에 멜젓에 찍어 먹으면 느끼한 맛은 줄어들면서 감칠맛이 폭발합니다. 숯불 향까지 더해지면 더 이상 설명은 입만 아픕니다. 제주도 다녀오신 분들 이 맛 다 아시죠? 모르시나요? 에이 재미없어라. 껍데기도 맛나게 익어갑니다. 아버지는 껍데기가 입맛에 맞으시는지 더 드시고 싶어 하십니다. 여기 껍데기 추가요.





저는 고기 먹을 때는 쌈을 잘 안 써먹습니다. 고기 자체의 풍미를 즐기고자 하지요. 특히나 흑돼지는 고기가 가진 풍미가 진하기에 쌈 싸 먹으면 본래의 맛이 덜 느껴집니다. 그래도 한 번씩 쌈 싸 먹기도 해야 밸런스가 맞습니다.








어른 3명이 3인분 먹으니 적당합니다. 더 먹ㄹ수도 있지만 시간도 늦었고해서 스톱. 입가심(?)으로 밥을 먹습니다. 된장찌개는 다른 고기집에서 보는 그런 찌개입니다.





늘봄흑돼지 건너편에 노형수산시장이 있습니다. 숙소에 들어가 술 한잔하기 위해 회 사러 갔습니다. 여기 재밌습니다. 회, 해산물이 쭉 진열되어 있습니다. 마트에서 과자 사듯이 해산물 살 수 있습니다. 꼭 가보시라는 말씀은 못하겠고 해산물 포장하신다면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제주도 흑돼지구이집이 많이 있습니다. 흑돼지구이집들이 많아지면서 식당마다 차별화를 두기도 하더군요. 그래서 어느 곳을 선택해야 할지 어렵습니다. 늘봄흑돼지 잘 선택했습니다. 제주도 첫 끼 잘 먹었습니다. 어머니가 지팡이를 사용하십니다. 직원분이 엘리베이터 탈 수 있게 배려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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