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 개태사
충청남도 논산 하면 육군훈련소만 있는 줄 아는 경우가 많습니다. 논산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공간이며 역사적 인물들과 관련 있는 지역입니다. 고려 건국한 태조 왕건과 관련 있는 절이 있습니다. 개태사입니다. 뜨거운 여름날 개태사 방문합니다.
개태사 입구에 연못이 있습니다. 연꽃이 본격적으로 피기 전입니다. 연꽃 가득 피어나면 예쁘겠습니다. 연못의 이름이 바닥에 새겨져 있습니다. 천연지(天蓮池)입니다.
보통 절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일주문, 금강문, 사천왕문, 불이문을 거쳐 들어갑니다. 개태사는 일주문, 금강문 없이 바로 천왕문입니다. 절 들어갈 때 무서운 모습의 사천왕 본 적 있을 것입니다. 사천왕 있는 곳을 사천왕문 또는 천왕문입니다. 사천왕은 불법을 수호하는 신입니다. 천왕문 앞에 개운교라는 다리가 있습니다. 개운교와 천왕문을 지난다는 것은 불교의 세계로 들어간다는 의미입니다.
천왕문 위 신종루. 법고, 범종, 운판, 목어가 보입니다.
천왕문 지나 불이문 없습니다. 바로 개태사 경내로 들어섭니다. 고찰의 느낌은 없습니다. 개태사의 역사를 살펴보면 고려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개태사는 고려 태조 왕건이 세운 절입니다. 왕건이 후백제를 멸망시키고 기념으로 세운 절입니다. 개태사는 왕건의 숙영지에 만들었습니다. 후백제 신검의 항복을 받아낸 장소이기도 하고요.
왕이 지은 절이니 고려 초기에는 규모가 상당했다고 전해집니다. 고려 후기부터 기울기 시작했고 조선시대 숭유억불 정책까지 이어지면서 폐사되었습니다. 현재 개태사 위치는 1428년(세종 10)에 옮겨진 것입니다. 1934년 폐사된 터에 김광영 스님이 중창한 이후 오늘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어디서는 김광영 보살이라고도 하고 여승이라 적기도 했습니다. 개태사는 평화의 시기를 열었다는 뜻입니다. 태(泰)가 편안하다는 뜻입니다.
여름 어진전 앞에 배롱나무가 꽃을 피웠습니다.
어진전은 2013년 신축한 전각으로 다른 절에서는 볼 수 없는 전각입니다. 어진(御眞)은 왕의 초상화입니다. 어진전에는 태조 왕건의 어진이 있습니다. 고려시대부터 내려오는 어진은 아닙니다. 1992년 개경 현릉에서 출토 된 태조 왕건의 청동상을 참고하여 김종국 화백이 그렸습니다. 왕건 어진 앞에는 高麗太祖王建覺靈神位(고려태조왕건각령신위)라 적힌 위패가 있습니다.
태조 왕건 어진 옆 단군의 모습도 인상적입니다. 단군 영정이 왜 있는지를 찾진 못했습니다. 1946년 개태사 중건한 김광영 스님은 전국 팔도를 상징하는 여덟 칸 창운각(創運閣)을 지어 단군 영정을 모셨습니다. 남한에서는 최초로 단군 영정을 모신 것이라고 합니다. 1950년 초 우주당(宇宙堂)을 짓고 관운장(삼국지에 나오는 그 관우)을 모십니다. 모신 이유가 다가올 환란(6·25 전쟁)을 물리치기 위해서였다는군요.
제가 갔을 때는 대웅보전은 단청 공사 중이었습니다. 지금은 단청으로 곱게 단장한 대웅보전을 볼 수 있습니다.
극락대보전 보물 제219호 석조여래삼존입상이 있습니다.
삼본석불은 개태사 창건 당시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안내문 설명을 옮겨 적습니다.
중앙의 본존불은 민머리에 얼굴이 둥글지만 평면적이고 귀는 길게 늘어졌다. 어깨와 가슴은 투박하게 만들었으며 오른손은 가슴에 들고 왼손은 배에 대어 무엇을 잡은 것처럼 만들었는데 지나치게 둔중하다.
왼쪽의 보살상은 머리 부분이 없어진 것을 복원한 것이다. 본존불보다 조각이 화려하고 섬세하다. 어깨와 가슴이 좀 더 부드럽고 팔찌와 천의(天衣) 자락에 장식무늬가 표현되어 있다. 오른쪽의 보살상은 왼쪽의 보살상과 거의 같은 수법으로 얼굴이 역사다리꼴이고 목에는 두터운 삼도(三道)가 있다.
개태사에서 가장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철확(鐵鑊)입니다. 철확은 쇠로 만든 솥입니다. 옆 부분이 깨졌고 녹도 슬었지만 범상치 않은 물건임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직경 3m, 높이 1m입니다. 개태사 창건 후 개태사 주방에 사용한 것이라 합니다. 이 큰 솥에 음식을 할 정도라면 개태사가 그만큼 큰 절이었음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승려 500명의 밥을 했다고도 합니다. 개태사가 940년에 완공했다고 하니 적어도 1,000년 세월을 버텨온 철확입니다.
개태사가 폐사되면서 방치되었습니다. 1887년(고종 24)에는 대홍수로 떠내려갔다고도 하고요. 조선총독부 박물관에 전시했습니다. 연산 주민들이 철확을 되찾아 오려 노력해서 연산으로 내려왔습니다. 연산공원에 있다가 1981년 개태사로 옮겨와 지금까지 보존하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일제는 무기 만들기 위해 철이란 철은 다 갖고 갑니다. 철확도 가지러 가고자 했죠. 철확을 부수는데 천둥, 번개가 일면서 갑자기 어두워졌답니다. 사람들이 무서워 도망쳤다고 합니다. 그때 파손된 부분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라고도 합니다. 논산 사람들이 죽어서 저승에 가면 "연산의 가마솥, 은진의 미륵, 강경의 미내다리를 보았느냐?"라고 묻는답니다. 논산 지역의 명물 명물이 개태사 철확입니다.
절 중앙으로 오면 오층석탑이 있습니다. 부처님 진신사리 16과가 봉안되어 있습니다. 남방불교의 전수자 연기조사가 인도에서 사리를 모셔 왔다고 적혀 있습니다. 연기조사는 화엄사 창건한 분입니다. 탑 일부가 깨져 있습니다. 소박하고 단정한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2021년 세운 개태사사적비
개태사에서 5분 정도 걸어가면 개태사역입니다. 개태사역은 기차가 정차하지 않는 간이역입니다. 10분 정도 걸어가면 개태사지가 있습니다. 원래 개태사가 있던 곳입니다. 이번에 방문하진 않았습니다. 개태사 개태사는 크고 화려한 절은 아닙니다. 여러 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는 의미 있는 절입니다. 태조 왕건이 평화를 생각하면서 지은 개태사입니다. 한반도에도 평화가 이어졌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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