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차이나타운 마가만두
부산에서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올라가야 합니다. 기차표는 예매했습니다. 기차 시간까지 여유가 많지도 적지도 않습니다. 부산역에서 무작정 기다리기에 시간이 아깝습니다. 그러다가 부산역 건너편에 차이나타운 일대를 가보기로 합니다. 생각지도 않게 만두를 먹습니다.
지하철 타고 부산역으로 향합니다. 5번 출구로 나오면 차이나타운입니다. 길 건너에 부산역이 보입니다. 수도권 사는 사람은 부산에 로망이 있습니다. 서울에서 기차 타면 종착지가 부산입니다. 끝에서 끝을 보면 새로운 것이 있을 것이라는 느낌도 있습니다.
바닥에 부산광역시 동구 관광지도가 있습니다. 모르는 곳이 많습니다. 동구는 중구와 함께 부산의 중심이면서 원도심입니다. 부산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곳도 있고 전망대도 여러 곳 보입니다. 부산하면 바다를 먼저 떠올리지만 부산은 산도 많습니다. 부산을 한자로 하면 釜山입니다.
부산역 건너편에 차이나타운이 있습니다. 정식명칭은 상해거리입니다. 차이나타운 하면 볼 수 있는 패루가 입구에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지나면서 중국인들이 모여 차이나타운을 만들었습니다. 과거에 중국 영사관이 있기도 했습니다. 차이나타운 안에 오늘의 목적지 마가만두가 있습니다.
부산역 앞 신발원은 엄청 유명합니다. 저도 당연히 신발원을 먼저 갑니다. 유명세가 강한 곳이기에 기다리는 손님이 많습니다. 기다리면 기차 못 탈 것 같습니다. 서둘러 검색해 보니 신발원에서 30m 정도 걸어가면 마가만두가 있습니다. 마가만두로 갔는데 줄이 깁니다. 다시 신발원으로 갑니다. 이번에는 재료 떨어져서 영어 끝낸다는 글이 붙었습니다. 다시 마가만두로 갑니다. 사람이 지조가 있어야 합니다.
왔다 갔다 하다가 진만 빠집니다. 그래도 마가만두는 신발원보다 줄이 짧습니다. 문제는 무작정 기다려야 합니다. 줄 서 있는 사람과 시간을 보니 기다렸다 먹어도 될 것 같습니다. 기다리면서 마가(馬家)가 무슨 뜻인지 생각합니다. 말이 사는 집인가? 사장님 이름이 마 씨라서 마가만두라 지은 것 같습니다. 생활의 달인 현판에 사장님이 이름이 있습니다.
마가만두 입구. 중화음식 전문점답게 붉은색이 강렬합니다. 식당 안에 손님이 가득합니다. 만두가 오래 먹는 음식도 아닌데 식당에서 나오는 손님이 별로 없습니다. 포장 주문한 사람들이 가지고 나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안에서 열심히 만두를 만든다지만 속도는 더딜 것이고 손님이 쉽게 빠지지 않습니다. 생각보다 오래 기다립니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이고 중간에 오후 3시에서 4시는 브레이크 타임입니다. 첫째, 셋째 월요일은 정기휴일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거 마가만두는 만두전문점입니다. 면 종류는 판매하지 않습니다. 짜장면, 짬뽕 등 면 요리가 없습니다. 밥 종류만 있습니다. 잡채밥도 맛있다더군요.
만두만 적혀 있습니다. 액자 속에 GD라 적혀 있습니다. 지드래곤 사인으로 추측합니다. 지드래곤 사인으로 검색했을 때 나오는 사인과 모양이 다릅니다. GD가 진짜 왔을까요?
식당 문 통해서 바라본 식당 내부. 왼쪽 주황색 봉투가 있습니다. 포장 상품 담긴 봉투입니다. 포장 주문하면 언제까지 오라고 알려줍니다. 그러면 주황색 봉투에 담긴 만두를 건네줍니다. 벽면에는 생활의 달인 방송에 나온 사진도 있습니다.
7시 무렵 거리가 한산합니다. 신발원, 마가만두에만 사람이 많습니다.
일요일 저녁 30분 정도 기다린 끝에 식당에 들어왔습니다. 기차 시간은 임박해 오는데 너무 오래 기다리면 못 먹을 수 있겠다 했는데 다행히도 늦진 않았습니다. 자리에 앉았고 메뉴를 봅니다. 들어오기 전부터 무슨 만두 먹을지 생각했습니다. 자리 앉자마자 군만두, 새우찐만두, 맥주를 주문합니다.
테이블 위 젓가락과 양념장. 중국음식점 젓가락은 길이가 깁니다. 긴 이유가 있습니다. 중국은 원형 탁자에 많은 식구가 모여서 먹습니다. 먹어야 할 것이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볶음 요리 튀김 요리가 많아서 끝이 뭉툭한 것도 있습니다. 한국의 가늘고 섬세한 쇠젓가락이 최고입니다.
기본 반찬으로 단무지와 오이가 나옵니다. 오이에 마늘 간장 양념이 올려져 있습니다. 오이의 청량함에 더해진 양념은 만두를 더욱더 맛나게 합니다.
소금에 살짝 버무린 땅콩도 나옵니다. 땅콩은 기본 반찬은 아니고 맥주 주문해서 나온 것 같습니다. 만두 나오기 전에 맥주 한 잔에 땅콩으로 지루함을 달랩니다. 요즘 맥주 마실 때 화려한 안주보다 땅콩처럼 소박한 것이 좋습니다.
군만두가 먼저 나옵니다. 개수가 몇 개 안 됩니다. 가격을 보고 엄청나게 나오리라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고소한 기름 향기가 식욕을 돋웁니다.
만두피는 두께가 조금 있습니다. 군만두 특유의 바삭한 식감이 좋습니다. 확실히 공장제 군만두와는 다른 만두전문점만의 느낌이 있습니다. 만두소 안에 고기가 잘 들어 있습니다. 어디서 알듯 모를듯한 향기가 올라옵니다. 생강향입니다. 생강이 고기의 잡내와 느끼함을 잡아주는 듯합니다.
곧이어 찐만두가 나옵니다. 여기서 오류가 있는데 저는 새우찐만두를 시켰다고 생각했는데 나온 것은 그냥 찐만두입니다. 주문할 때 잘못 전달되었나 봅니다. 찜통 안에 찐만두 온기가 좋습니다. 윤기 흐르는 찐만두가 먹음직스럽습니다. 찐만두 안에도 고기와 채소가 잘 들어 있습니다. 찐만두의 야들야들한 만두피도 먹기 좋습니다.
군만두, 찐만두 여기에 맥주까지 한 상 거하게 차려졌습니다.
계란국이 기본으로 나옵니다. 약간 진득한 형태입니다. 계란스프라 해도 될 것입니다. 저는 짬뽕 국물보다 계란국 주는 것이 좋습니다. 짬뽕 국물은 대충 떠주는 것 같은데 계란국은 직접 만든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식당 곳곳에서 중국풍을 느낄 수 있습니다. 기다린 시간에 비해서 빠르게 먹습니다. 밖에서 기다릴 때는 사람들이 왜 이리 천천히 먹지 했는데 제가 먹을 때는 후다닥 이네요. 군만두 찐만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만두 맛집으로서 사람들이 줄 서서 먹는 이유가 있네요.
부산역으로 가는 길 삼국지 벽화가 보입니다.
Welcome to Busan. 하지만 난 간다. 다음에 또 올게.
부산역
KTX와 SRT. SRT 복합열차(뽀뽀기차)
부산에서 맛보는 중국 느낌입니다. 그러고 보면 부산은 여러 나라의 문화가 섞여 있습니다. 항구도시라 그럴 수도 있고요. 다양한 문화를 마주하며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여행의 즐거움입니다. 계획에 없던 마가만두 만두입니다. 생각지 못한 만남이 여행을 더욱더 맛있고 풍성하게 해 줍니다. 다음에는 낮에 좀 여유 있게 다양하게 즐겨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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