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 쌍화차 거리
전라북도 정읍시는 내장산과 함께 쌍화차가 유명합니다. 쌍화차 파는 찻집이 모여 쌍화차 거리를 만들었습니다. 쌍화차 거리를 지나면 그윽한 향기가 느껴집니다. 쌍화차 향기를 맡으면 힘찬 기운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뜨끈하게 기운 나게 쌍화차 한잔하러 갑니다.

친구 만나러 순창 다녀오는 길입니다. 친구가 정읍까지 데려다줍니다. 정읍시청에 내려서 쌍화차 거리까지 걸어가기로 합니다. 친구 빨리 보내려고 일부러 대로번에 내렸습니다.
정읍은 전북특별자치도(전라북도) 남쪽에 있습니다. 전라남도와 경계를 이루고 있고요. 2025년 1월 기준 인구는 101,986명입니다. 1읍 14면 8동의 도농복합시입니다. 정읍(井邑)은 우물이 있는 마을이라는 뜻입니다. 샘바다마을에 큰 우물이 있었다고 합니다. 샘바다를 한자로 표시해서 정해, 정읍이 되었습니다.

정읍시청 앞 도로원표. 내장산 내장사가 가깝습니다.

정읍시청 옆에 충렬사가 있습니다. 홍살문까지 있는 것을 보니 특별한 공간입니다. 전국에 충렬사가 많습니다. 주로 전쟁에서 승리한 장군을 추모하는 공간으로 충렬사를 만듭니다. 정읍 충렬사는 이순신 장군과 관련 있습니다. 이순신 장군이 전라 좌수사로 부임하기 전 정읍현감을 지냈습니다. 이순신 장군은 정읍현 초대현감이기도 합니다.

정읍시청에서 5분 정도 걸으면 정읍쌍화차거리입니다. 거리 입구에는 많은 쌍화차 찻집이 나와 았습니다. 20개 가까운 찻집이 모여 있을 정도면 꽤 큰 규모입니다.

장명동 행정복지센터 부근 쌍화차 거리 입구에는 쌍화차를 끓이는 약탕기가 있습니다. 차를 끓이니까 차탕기라고 해야 할까요? 아무튼 약탕기와 함께 쌍화차 유래와 정읍 지황에 관해 설명하는 안내문이 있습니다.

쌍화(雙和)는 서로 합치다, 서로 짝이 되다는 뜻입니다. 부족한 기운을 보충한다는 의미로 음과 양의 기운을 조화롭게 한다는 뜻도 담겨 있습니다. 쌍화차는 중국 송나라 때 처음 등장합니다. 동의보감, 방약합편 등의 책에서는 쌍화차를 몸이 피로하고 약해질 때 먹으면 좋다고 적혀 있습니다.

쌍화차 거리를 가야지 했는데 특정 찻집을 가기로 정하지는 않았습니다. 입구에 많은 찻집을 보면서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이 생겼습니다. 결정장애가 있거든요. 그러다가 모두랑쌍화탕 앞에서 멈추었습니다. 쌍화탕 외길인생이라는 표현이 맘에 들었습니다. 입구에 많은 화분에도 눈길이 갑니다. 일단 들어가자.

분위기가 오묘합니다. 옛날 가구들 사이사이 식물들이 공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선물 박스는 왜 이렇게 많은지 다소 어수선합니다. 손님은 많지 않았습니다. 평일 저녁이어서 그럴 수도 있겠고요. 제 옆자리로 몇 분이 차 마시고 나가시고 들어오곤 합니다. 남자분이 오셔서 주문받습니다.

모두랑은 쌍화차가 아니고 쌍화탕입니다. 쌍화탕 말고 복분자, 오미자 등도 있습니다. 쌍화탕 가격이 1만 원입니다. 생각보다 가격대가 높습니다. 서울 인사동에서도 1만 원 주고 마신 적은 없습니다. 쌍화차가 아닌 쌍화탕이라는 것에 기대를 해봅니다. 모두랑은 차 이외에 부수적인 것은 제공하지 않는다고 적혀 있습니다. 차(탕)만 나온다는 거.

테이블 아래 유리판 아래 문짝이 있습니다.

5분 정도 지난 후에 쌍화탕이 나옵니다. 곱돌로 만든 용기에서 따뜻함과 쌍화탕 향기가 퍼져 나옵니다. 쌍화차에 대해 검색하다 보니 쌍화차를 곱돌잔에 주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정읍 말고 다른 동네에서도요. 곱돌이 따뜻함을 오랫동안 유지해 주는 힘이 있나 봅니다. 수저에도 모두랑 쌍화탕이라 적혀 있습니다.

대추, 은행 등 여러 가지가 꽉 들어차 있습니다. 단순히 고명 수준으로 몇 개 올라간 정도가 아닙니다. 찻잔 안에 약재들이 가득합니다. 쌍화차가 아니라 쌍화탕이라고 하는 이유를 알겠습니다. 뜨거운 컵을 조심스럽게 들어 올려 마시는데 한약의 깊은 맛과 향기가 몸속으로 스며듭니다. 1만 원이 비싸니 뭐니 했던 제가 부끄럽습니다. 값어치 합니다.
모두랑 쌍화탕에 달걀 노른자 없습니다.

한 모금 한 모금 천천히 음미하면서 쌍화탕을 마십니다. 아침 일찍 나오며 피곤했는데 쌍화탕을 마시니 몸도 뜨뜻해지고 기운이 나는 것 같습니다. 쌍화탕 마시면서 모두랑 쌍화탕 검색하니 리뷰가 많습니다. 쌍화차 거리에서도 꽤 인지도 있는 곳인가 봅니다. 사장님 어머님이 16가지 재료로 쌍화탕을 직접 만드신다고 합니다. 견과류도 여러 가지가 들어 있습니다. 쌍화탕 다 마시고 나니 배고프다는 생각이 들진 않습니다.

제 입맛에는 쌍화탕이 쓰진 않았습니다. 밤, 대추 등이 들어가서 은은한 단맛도 있습니다. 커피나 달달한 음료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한약맛으로 쓰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설탕이 같이 나오니 첨가해서 먹으면 됩니다. 갈색설탕입니다.

제 자리 옆 램프에 조명이 은은하게 비춥니다. 처음에는 어수선해 보이던 가게 내 풍경도 이내 익숙해집니다. 맛있는 쌍화탕 마시니 가게 안 풍경이 따스합니다.

모두랑 쌍화탕 입구 안내문에 영업시간이 나와 있습니다. 평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일요일은 오후 1시부터 오후 9시까지입니다. 포털사이트에는 평일 영업시간이 오후 9시까지로 나와 있네요. 차 이외에 부수적인 것은 제공하지 않음을 적고 있습니다. 이렇게 적은 이유가 있습니다.

쌍화차 거리를 걸어봅니다. 다른 찻집을 들어가진 않았지만 겉에서 봐도 찻집마다 특색이 엿보입니다. 순수하게 쌍화차, 쌍화탕에 집중하는 정통파가 있고 변화를 주는 기교파도 보입니다.

노른자 동동 띄워준다는 곳도 있고요.
쌍화차에 노른자는 가난한 시절 단백질 보충원으로서의 서비스로 넣었다는 썰이 많습니다. 쌍화차에 노른자 올라가면 터치지 않습니다. 차와 함께 호로록 마십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약국에서 파는 쌍화탕은 일반의약품입니다. 편의점에서 파는 쌍화차는 음료입니다.

쌍화차에 아이스크림, 초콜릿을 넣기도 하네요.

쌍화차 주문하면 누룽지, 가래떡 등을 준다는 찻집도 있습니다. 땅콩, 달걀, 과일 나오기도 합니다. 쌍화차 거리에 찻집이 많으니 찻집마다 차별화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모두랑 쌍화탕에서는 부수적인 것을 주지 않는다고 강조하는 이유를 알겠습니다.

포스팅 처음에 봤던 쌍화차 거리 입구에서 반대편 입구까지 왔습니다. 쌍화차 거리 길이가 대략 500m 정도 됩니다. 검색하면 쌍화차 거리가 정읍세무서에서 정읍경찰서 사이라고 나옵니다. 정읍경찰서가 이전했습니다. 현재 정읍경찰서 쪽으로 가면 안 됩니다.

이제 정읍역으로 가서 기차를 타면 됩니다. 처음에는 택시를 탈까 했습니다. 기차 시간까지 시간 여유가 있습니다. 걸어가면서 정읍을 살펴보기로 합니다. 쌍화차 커뮤니티 라운지까지 있는 것을 보면 쌍화차에 정읍이 진심임을 알 수 있습니다.

조선 시대 여러 문헌에서 정읍의 토산품으로 차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1980년대 쌍화차 파는 찻집이 생깁니다. 자연적으로 하나둘 찻집이 늘어나면서 쌍화차 거리가 만들어집니다. 이정표에 단풍잎이 반짝입니다. 단풍으로 유명한 내장산이 가깝기 때문입니다. 정읍시 마스코트 이름이 단이와 풍이입니다. 단풍.

정읍에서 신호등에 감동합니다. 녹색 신호등뿐만 아니라 빨강 신호등에도 남은 시간이 표시됩니다. 전국적인 확대가 필요합니다.

정읍 쌍화차 거리에서 정읍역까지 걸어서 30분 정도 걸립니다.

기차가 들어옵니다. 집에 가자.
정읍 쌍화차 거리는 정읍 9경 중 한 곳으로 꼽힐 만큼 정읍의 명소입니다. 음양의 조화를 이루는 쌍화의 의미가 우리 몸에 좋은 기운으로 전해집니다. 쌍화탕 마시고 쌍화차 거리를 다녀온 지 시간이 흘렀지만 지금도 쌍화탕의 향기가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정읍, 내장산에 가신다면 쌍화탕에 푹 젖어 보심은 어떨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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