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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려니숲길. 붉은오름에서 물찻오름까지

 

제주도 곳곳에 걷기 좋은 길이 많습니다. 걷는 길은 크게 2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해안을 따라가느냐, 숲을 걷느냐. 해안을 따라가는 길의 대표가 올레길입니다. 숲길은 종류가 많은데, 그중 대표주자가 사려니숲길입니다. 사려니라는 이름부터가 신비스러운 느낌이 있습니다. 사려니숲길을 걸었습니다. 사려니숲길은 두 번에 나눠서 포스팅합니다. 첫 번째로 붉은오름에서 물찻오름까지입니다. 

 

사려니숲길 전체적으로 보면 입구가 여러 곳입니다. 일반 여행자들이 드나들 수 있는 곳은 붉은오름과 1112번 비자림로 주변 두 곳입니다. 꼭 어느 방향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은 없습니다. 저는 붉은오름으로 들어가서 비자림로로 나오고자 합니다. 서귀포에서 붉은오름 가는 버스 시간 맞추기가 쉽습니다. 삼나무길 쪽은 언제 가더라도 버스 탈 수 있으니, 굳이 시간 맞출 필요가 없고요.

 

서귀포 중앙로터리 서쪽 정류장에서 231번 버스를 타고 붉은오름입구까지 가려고 합니다. 오름을 오르지는 않습니다. 6시 18분 첫차를 탑니다. 로터리 뒤로 해가 떠오르는 것이 보입니다. 여행 와서 새벽 6시부터 움직이는 저도 정상은 아닙니다. 버스 타고 가는데 정류장 이름이 인상적입니다. 뒤통모루, 모롯동산, 올리수, 디뽈레 등등 뜻은 잘 모르지만 어감이 좋습니다. 제주어를 공부해야겠습니다. 

 

 

 

 

버스는 1시간 정도를 달려 붉은오름 정류장까지 왔습니다. 아침 일찍 가서 못 들어가면 어쩌지? 라는 걱정을 했는데 기우였습니다. 그냥 들어가면 되더군요. 단 관리직원이 출근하진 않았습니다. 사려니숲길은 어두워지면 들어갈 수 없습니다. 5시 이후에는 출입을 통제합니다. 별도의 입장료는 없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 화장실을 꼭 다녀오시길 바랍니다. 중간지점인 물찻오름까지 화장실이 없습니다.  







 

일반 여행자가 가는 입구가 2곳이라 말씀드렸습니다. 저처럼 전체구간을 다 걷기는 무리가 있습니다. 사려니숲길을 잠깐만 둘러보겠다면 붉은오름이 낫겠더군요. 붉은오름 쪽이 주차하기가 낫습니다. 비자림로는 입구에서 주차장까지 너무 멉니다. (2.5㎞). 

 

 

 

 

사려니숲길 들어갔는데 순간 멈칫했습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헷갈렸습니다. 사진처럼 쭉 뻗은 길이 있습니다. 옆으로 나무 숲에 데크길이 있습니다. 숲길이니까 데크를 따라가야 하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데크는 '사려니숲 무장애나눔길' 이라 되어 있습니다. 장애인, 노약자 등을 위해 걷기 편하게 만든 길입니다. 사려니숲길을 짧게 즐기고자 하는 분들이 이용하시면 됩니다. 저는 큰길을 따라 직진합니다. 

 

 

 

 

안으로 들어가는데 갑자기 스피커에 안내방송이 나와서 깜짝 놀랐습니다. 아무도 없는 길에 정신줄을 살짝 놓은 상태여서 더 놀랐습니다. 스피커가 센서로 움직이는가 봅니다. 까마귀들이 제가 반가운 것인지 경계하는 것인지는 몰라도 소리높여 울어댑니다. 까마귀 울음소리에도 놀랐습니다. 기가 약해졌나 왜 이렇게 놀라는지.

 

 

 

 

사려니숲길에는 거리 표시가 잘 되어 있습니다. 위치표시를 보면 10번이 현재 위치입니다. 10번에서 1번 순서로 이동할 것입니다. 7번부터 15번까지는 출입통제입니다. 15번 쪽에 사려니오름이 있습니다. 사려니오름 주변은 한남시험림이라 불립니다. 아무때나 갈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사전에 신청하면 걸을 수 있습니다. 산림청 홈페이지 휴양복지 카테고리로 들어가면 예약할 수 있습니다. 

 

 

 

 

사려니숲길 초반에 어수선하고 놀랐던 마음이 가라앉습니다. 본격적으로 숲길을 즐겨봅니다. 붉은오름에서 비자림로까지 거리는 약 10㎞입니다. 빨리 걸으면 2시간이면 완주도 가능합니다. 이런 숲길에서 빠르기 경쟁은 의미 없습니다. 2시간 30분 정도 생각하고 걸으면 될 것입니다. 저는 이래저래 하다 보니 3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6월 초 사려니숲길의 산수국은 개화를 시작했습니다. 사려니숲길 산수국은 7월, 8월에 꽃을 활짝 피웁니다. 제주도 해안가 수국이 6월 말에 지는 것과는 대비됩니다. 고도가 있어서 늦게 피는 것 같습니다. 산수국 피어난 길을 따라 걷는 것도 무척 예쁘겠습니다.  

 

 

 

 

사려니숲길은 없던 길을 새롭게 만든 것은 아닙니다. 원래 있던 임도를 걸을 수 있는 숲길로 다듬은 것입니다. 사이사이 콘크리트로 포장한 길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차 가지고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걸을 수만 있습니다. 

 

 

 

 

큰길 따라 가다보면 숲 속으로 오솔길도 있습니다. 

 

 

 

 

산담

 

 

 

 

사려니숲길은 전체적으로 평탄합니다. 오르락내리락 경사가 거의 없습니다. 숲을 따라 쭉 걸어가면 됩니다. 길이 평탄하기에 유모차, 휠체어 등도 충분히 다닐 수 있습니다. 맘 편하게 걸을 수 있습니다. 제주도에서는 송이라고 부르는 화산쇄설물 따라 걷기도 합니다. 송이를 따라 걸을 때 나는 바사삭하는 소리도 듣기 좋습니다. 거기에 새소리, 바람소리까지 더해지면 나만의 천국을 만난 기분입니다.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산림연구소 관할 한남시험림 방면은 통제입니다. 

 

 

 

 

6월의 햇살은 숲을 더욱더 반짝이게 합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배에서 신호가 옵니다. 어젯밤에 많이 먹었고, 아침부터 걸으니 장 운동이 활발했습니다. 사려니숲길 중간지점은 물찻오름까지 가야 화장실이 있습니다. 배를 부여잡고 걸어갑니다. 물찻오름까지 갔는데 화장실 없으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도 떠나질 않습니다. 사려니숲길 걷고자 하는 분들은 미리미리 볼 일을 해결하고 출발하시길 바랍니다. 

 

 

 

 

조릿대. 제주도에 조릿대가 너무 많이 퍼져서 문제입니다. 

 

 

 

 

너무 이른 아침이어서 그런지 숲길을 걷는 사람은 저밖에 없습니다. 

 

 

 

 

가던 길을 멈추고 새소리에 귀 기울입니다. 

 

 

 

 

울울창창 깊은 숲

 

 

 

 

산딸나무가 꽃을 피웠습니다. 







 

 

 

 

‘사려니’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이 좋습니다. 사려니는 '사리어진'이라는 단어에서 어원을 찾기도 합니다. 사리어진은 '실 따위를 흩어지지 않게 동그랗게 포개어 감다'라는 뜻입니다. 사려니오름 주변의 여러 오름이 있는 모습을 비유한 것이라는 썰이 있습니다. 사려니가 ‘신성한 숲’이라는 뜻이라고도 합니다. 

 

 

 

 

드디어 무사히 물찻오름에 도착했습니다. 1시간 30분 걸렸습니다. 물찻오름에 다행히 화장실이 있습니다. 

 

물찻오름은 오름 정상에 물이 차 있다 해서 지어진 이름입니다. 제주도 지질 특성상 물을 가두기 어렵습니다. 물찻오름처럼 정상에 물이 고여 있는 오름이 몇 개 있습니다. 9개 정도라고 알고 있습니다. 물이 차 있는 물찻오름 풍경이 아주 신비롭습니다. 하지만 지금 볼 수는 없습니다. 생태복원을 위해 올해 말까지 입산 통제입니다. 저는 10여 년 전 입산 통제하기 전에 다녀왔습니다. 

 

 

 

전구간을 다 걷고 싶은데 차를 이용하겠다하면 팁이 있습니다. 자동차를 사려니숲길 붉은오름 입구에 주차합니다. 숲길 건너편에서 232번 버스를 타고 비자림로 사려니숲길 정류장에 내립니다. 비자림로에서 붉은오른까지 걸어오면 됩니다.

비자림로 입구로 나와서 붉은오름까지 버스타고 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232번 버스를 타는 방면 됩니다. 232번은 배차 간격이 깁니다. 비자림로 입구에서 버스 타서 교래사거리에 환승 후 붉은오름까지 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사려니숲길 첫 번째 포스팅입니다. 붉은오름 입구에서 물찻오름까지입니다. 숲길 초반에 잠시 어리둥절했지만 이내 안정을 찾고 열심히 걸었습니다. 사려니숲길은 밝고 편안하게 걸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높낮이 변화도 거의 없습니다. 제주도의 자연에 푹 빠져들 수 있는 매력이 있습니다. 이제 절반 왔습니다. 물찻오름에서 비자림로 입구까지 모습은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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