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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려니숲길 물찻오름에서 비자림로까지

 

제주도는 숲이 많습니다. 제주도의 중심 한라산부터 거대한 숲입니다. 제주도에만 있는 숲 곶자왈, 제주도 전역에 퍼져 있는 오름도 숲입니다. 숲길을 걸으면 기분이 무척 좋습니다. 사려니숲길은 제주도 숲길을 대표합니다. 붉은오름에서 출발해서 물찻오름을 거쳐 비자림로까지 사려니숲길 전 구간을 걸었습니다. 오늘은 물찻오름에서 비자림로까지 구간을 소개합니다. 

 

붉은오름에서 물찻오름까지는 지난 포스팅을 참고해주시길 바랍니다. 

https://raonyss.tistory.com/2435

 

물찻오름은 사려니숲길 중간입니다. 붉은오름에서 물찻오름까지 오는데 1시간 30분 정도 걸렸습니다. 물찻오름 입구에 화장실이 있습니다. 사려니숲길 양쪽 입구와 물찻오름에만 화장실이 있습니다. 

 

오름 분화구에 물이 차 있어서 물찻오름이라 불립니다. 현재 물찻오름은 오름 훼손지 복원을 위해 출입할 수 없습니다. 2008년 12월부터 시작한 출입통제는 2021년 말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계속 연장하는 것입니다. 복원이 더디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오랜 세월 사람의 통행으로 오름이 아파왔다는 것입니다. 물찻오름 복원이 잘 되어, 다시 멋진 풍경을 만날 수 있길 바랍니다. 우리가 오름을 더 잘 보호해야 할 것입니다. 

 

물찻오름에서 재정비하고 비자림로(112번 도로)를 향해 출발합니다. 

 

 

 

 

숲길에 사려니오름이 있습니다. 사려니숲길 출입구가 여러 곳입니다. 일반 여행자들은 붉은오름 입구 또는 비자림로 입구를 통해 숲길로 들어옵니다. 사려니오름 쪽은 한남연구시험림이 있습니다. 이쪽은 산림청 홈페이지에서 예약 후 들어갈 수 있습니다. 사전에 예약을 해야 들어갈 수 있습니다. 5월부터 10월까지 예약받습니다.  

 

 

 

 

나무가 우거진 숲 아래로 고사리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제주도 숲속 깊이 들어오면 고사리와 같은 양치식물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고사리가 우거진 숲을 보면, 아주 먼 옛날 원시시대 숲이 이랬을까? 하면서 상상해 보기도 합니다. 




 




 

 

 

 

붉은오름 입구 비자림로 입구 어느 쪽으로 출입해도 상관은 없습니다. 전 코스를 다 걷지 않아도 됩니다. 보통 여행자들은 붉은오름 입구로 많이 갑니다. 붉은오름 쪽이 주차하기가 쉽습니다. 무장애숲길이라 해서 숲 안으로 들어가서 편하게 걸을 수 있는 구간이 있습니다.  비자림로 입구는 주차장이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바닥에는 하얀 산딸나무 꽃잎이 떨어져 있습니다. 꽃잎 떨어진 모양이 별처럼 보입니다. 별을 밟고 갈 수 없다는 생각에 꽃잎을 피해 조심조심 걸어갑니다. 

 

 

 

 

조릿대가 너무 많이 퍼집니다. 조릿대만 보면 생각나는 일화가 있습니다. 오래전에 단체로 한라산을 등산하고 있었습니다. 앞에 커플이 지나갑니다. 여자가 남자에게 "오빠 이거 뭐야?" 하고 묻습니다. 남자는 살짝 당황했지만, "이거 대나무야"라고 말합니다. 제 옆에 가던 팀원 중 한명이 큰 소리로 "그거 대나무 아니고 조릿대예요"라고 알려줍니다. 남자의 당황스러운 표정이 잊히지 않습니다. 

 

 

 

 

기온이 높은 날이었지만, 우거진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주어 시원합니다. 사이사이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비추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숲길을 걷다 보면 나뭇잎 사이사이로 바람이 살살 불어옵니다. 바람 따라 이어오는 숲의 향기, 나무의 향기가 무척 신선하고 좋습니다. 이름 모를 새소리도 반갑습니다. 

 

 

 

 

나뭇잎이 반짝입니다.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이른 오전 시간이라 숲길을 걷는 사람이 보이지 않습니다. 숲길을 달리는 아저씨 한 명 봤습니다. 그렇게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며 가는데 숲에서 무슨 소리가 들립니다. 걸음을 멈추고 두리번거립니다. 노루였습니다. 노루도 인간의 소리에 놀라서 어떻게 할 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사려니숲길 거닐면서 노루 2번 봤습니다. 사진 찍으려고 했는데, 후다닥 달아났습니다. 

 

 

 

 

산악기상 관측장비

 

 

 

 

사려니숲길에는 산수국 나무가 많습니다. 6월 초 사려니숲길의 산수국이 꽃망울이 막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사려니숲길이 제주도 해안가보다 지대가 높기에 기온이 낮습니다. 7월 말이면 제주도 해안가 수국은 대부분 저물었지만, 사려니숲길의 산수국은 점점 더 피어납니다. 산수국 예쁘게 피었을 때 걸어보고 싶습니다. 

 

 

 

 

사려니숲길이라고 해서 새로운 길을 만든 것은 아닙니다. 기존에 임도가 있었습니다. 임도에 차량통행을 통제하고 걸을 수 있게만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앞에서 커다란 물체가 제 쪽으로 다가옵니다. 차가 어떻게 들어오지? 사려니숲길 관리하는 전기차였습니다. 

 

 

 

 

천미천을 지납니다. 한라산 해발 1400m 어후오름 일원에서 발원하여 표선까지 이어집니다. 유로가 약 25.7㎞로서 제주도에서 가장 긴 하천입니다. 하천이지만 평상시에는 물이 흐르지 않는 건천입니다. 물이 흐르지 않는 것은 현무암 때문이기도 하지만, 화산지질구조 특성상 절리대, 균열대, 파쇄대 등이 발달해서 그렇습니다. 물이 밑으로 다 빠져나가는 것입니다. 폭우 시에는 엄청난 급류가 형성됩니다.  

 

 

 

 

힘들면 잠시 쉬어가도 됩니다. 

 

 

 

 

사려니숲길 지도. 왼쪽 노란색 줄을 따라 온 것은 지난번에 포스팅했습니다. 오늘 포스팅은 빨간 줄에 해당하는 구간입니다. 부지런히 걸으면 2시간 정도면 완주 가능합니다. 빨리 걸으면 재미없다는 거 다 아시죠? 바람 냄새, 흙냄새, 풀냄새 맡으며 천천히 걷는 것이 좋습니다. 

 

 

 

 

제주도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비자림로에서 사려니숲길 들어가는 길. 사려니숲길은 전체적으로 평탄합니다. 유모차, 휠체어도 들어갈 수 있습니다. 어르신들도 큰 부담 없이 걸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사려니숲길 비자림로 입구입니다. 여기서 사려니숲길 주차장까지는 2.5㎞ 떨어져 있습니다. 예전에는 주차장과 입구 사이에 셔틀버스가 운행했는데 지금은 운행하지 않습니다. 표지석 뒤에 차 한 대가 고이 주차하더군요. 어르신들 몇 분이 내립니다. 관리자가 나와서 주차하면 안 된다 차 빼라 그러니까 아저씨들이 어찌나 난리시던지요. 차 대기 전에 말해야지, 이제 와서 말하느냐 말이 많습니다.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 기다리는데, 건너편으로 다른 한 무리의 여행자들이 택시 타고 옵니다. 보라색 옷 입은 아저씨 담배를 퍽퍽 피더니, 꽁초를 버리고 가네요. 숲에서 담배 피우는 것도 안되는데, 꽁초까지 버리다니. 

 

 

 

 

사려니숲길 비자림로 입구 바로 앞에 버스 정류장이 있습니다. 입구에서 건너면 제주시내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습니다. 버스 노선이 많습니다. 굳이 시간 맞춰서 걷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222번 버스를 타고 제주시청까지 가서 환승 후 동문시장 가서 점심 먹었습니다. 

 

 

 

 

비자림로는 1112번 도로를 말합니다. 봉개동 516도로 교차로와 구좌읍 평대리 평대초등학교앞 교차로 잇는 도로입니다. 평대리 주변에 비자나무가 밀집해 있어서 비자림로라 부릅니다. 516도로 교차로와 사려니숲길 입구 부근까지 삼나무가 울창하게 숲을 이루고 있어서 삼나무길이라고도 부릅니다.  완전 예쁜 드라이브 코스입니다. 공항에서 제주도 동쪽으로 갈 때 바다도 좋지만, 산길로 가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입니다.

 

최근에 길 넓힌다고 삼나무 밀어버려서 이슈가 된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공사 중단 상태인데, 올해 곧 재개한다더군요. 저는 반대네요. 

 

 

 

 

사려니숲길 10㎞ 걷는데 3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아침 일찍 나와서 피곤하기도 했습니다. 사려니숲길에서 맑은 공기 마시며, 새소리, 바람소리 등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걸으니, 이거야 말로 힐링이었습니다. 사려니숲길 걸을 때 발걸음이 무척 가벼웠습니다. 언제고 다시 걸어보고픈 길입니다. 그때는 즐겁게 대화하면서 걸을 수 있는 누군가가 있으면 더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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