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에게 미안했던 우리집 감 따기.. &

이야기꽃 2009. 11. 20. 20:22 Posted by 라오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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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 따기.. &

저희 집은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입니다. 마당 한 편의 작은 화단에는 감나무 한 그루가 늠름하게 서있습니다. 가을이 되면 많지는 않지만 감을 수확합니다. 올해도 붉은 감이 가득 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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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에는 감나무에 하얗게 꽃이 피어났습니다.  동그란 감처럼. 꽃도 참 탐스럽습니다. 감꽃의 꽃말은 '좋은 곳으로 보내주세요'라고 합니다. 좋은 곳이 어딜까요? 



5월에서 11월로 점프를 합니다. 마당에 감나무잎이 가득합니다.  감나무는 더운 지역에서 많이 심었죠. 왜냐면 나뭇잎이 넓어서 여름에는 해를 막아주지만 겨울에는 쉽게 떨어져 햇살이 들어오게 해 주니까요. 어느 바람 부는 날 감나무 잎이 우수수 떨어졌습니다. 강아지가 저를 빤히 쳐다보네요. 딱히 이름도 없는 불쌍한 녀석이죠. 녀석이 머리는 좋더라고요. 덜 익은 감이 떨어지면. 며칠을 두고 그 감을 익혀서 먹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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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이 풍성하게 열렸습니다. 감이 해걸이를 하더라고요. 한 해는 적게 열리고 그다음 해는 많이 열리고요. 작년에는 얼마 안 열리더니 올해는 비교적 많이 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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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 풍성하게 열렸는데 문제는 나무가 위로 높게 자라서 따기가 힘들다는 것이죠. 아버지께서 긴 각목에 바구니를 달아서 감 따는 기구를 만드셨습니다. 저는 옆집 지붕에 올라가서 기다란 전지가위로 자르고 아래서는 바구니로 받는 합동작전이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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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한 개, 두 개 따서 모은 감이 130여 개가 되었습니다. 커다란 다라이 하나에 가득이에요. 보기만 해도 푸짐하니 배 부릅니다. 농부가 누리는 수확의 기쁨을 잠시나마 느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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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바구니에도 소박하게 담아봅니다. 모양이 참 이쁘죠? 달콤한 것이 맛도 얼마나 좋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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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 따다가 불의의 낙하로 인하여 깨진 녀석들은 한 곳에 모아 둡니다. 미안하구나.



이렇게 저렇게 감을 따다 보니 어이쿠야 까치밥을 하나도 안 남겼네요. 옛 어르신들은 감을 다 따지 않고. 까치 같은 새들이 와서 먹으라고 몇 개씩 남겨두곤 하셨지요. 자연과 함께 공존하는 넓은 마음을 담고 계신 것이었지요. 그런데 하나도 남기지 않은 것이 까치를 비롯한 다른 새들에게 미안해집니다. '까치야 너네들 평소에 많이 먹었잖아 올해는 양보해라.'



라오니스가 '다음 view 베스트 블로거'가 되었습니다. 베스트 블로거에 큰 관심 없이 다른 사람 이야기 인 줄로만 알고 지냈습니다. 베스트 블로거가 된 것도 방명록에 남겨주신 축하의 글을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딱히 글재주 사진 재주가 없는데도 많은 분들이 찾아오시고 관심 가져주셔서 베스트라는 꼬리표를 붙이게 된 것 같습니다. 제 블로그에 와주신 여러분들 덕분입니다. 앞으로 더 성실한 블로그 활동하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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