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라도 꼭 먹고 싶었던.. 고기집.. 제주도 용이식당

 

제주도 용이식당

아시다시피 저는 혼자 생활하는게 많이 익숙합니다. 여행가서 홀로 밥먹고 잠자고 구시렁 이야기도 잘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어지간한 음식들은 혼자 먹어도 어색하지가 않은데 고기집에 홀고 고기를 구어 먹는것은 쉽지 않더군요. 하지만 제주도 용이식당은 홀로 당당히 들어가 먹어야 했습니다. 왜냐구요 맛있으니까.

 

제주도 서귀포시 중앙로터리 부근 516버스 타는 근처에 '용이식당' 이 있습니다. 자그마한 식당입니다. 서귀포 근처를 지나갈 때 여기 두루치기를 안 먹을수가 없어요. 왜냐면 맛있으니까요. 그리고 싸니까.

 

식당에 들어가 빈자리에 앉습니다. 메뉴 고를 것도 없어요. 이 집은 오로지 두루치기 하나만 있습니다. 몇 인분 시킬 것인지만 정하면 됩니다. 저는 당당히 1인분을 외칩니다.

 

불판위에 은박지가 올라가고 고추장 양념이 된 고기 몇 점이 올라옵니다. 고기가 얼마 안 보인다고 실망스런 눈빛을 날리는 몇 몇 분들이 있으시군요. 하지만 고기는 두루치기의 맛을 거들뿐. 고기와 어울리는 환상의 친구들이 있습니다.

 

파절이 있구요. 아래 접시가 인상적입니다.

 

콩나물무침과, 무김치가 같이 있어주구요.

고기먹는데 상추는 기본이겠죠.

고기가 익어가는 사이 식당 주변을 돌아봅니다. 좀 너저분해 보이기도 하는 모습이기도 하지만 제가 보여드리고 싶은 것은 저 밥솥입니다. 붉은 밥솥에는 무한리필 되는 쌀밥이 가득합니다. 알아서 떠다 먹으면 됩니다.
 

어느덧 고기가 익어갑니다. 고기가 익어가는데 아니 타들어가는데 어설픈 육지총각 사진만 찍어대고 있으니 아주머니들이 답답해 보이나 봅니다. 오며가며 코치를 마구 해주시네요. 저도 압니다. 여기 한두번 온 거 아니라구요.

 

밥과 국이 나와줍니다. 밥은 무한리필이구요. 국은 제주도에서 흔히 먹는 미역된장국 되시겠습니다. 제주도에서는 된장으로 된 음식을 많이 먹어요.

 

익어가는 고기 위에다가 좀 전에 보신 채소들을 다 때려 넣습니다. 그리고 나서 불판위의 고기와 함께 신나게 버무립니다. 지글지글 익어가는 소리가 생생합니다. 거기에 맛좋은 스멜까지. 으음 좋다. 

 

상추에 고기와 채소를 올려볼까요?  여기에 소주 한 잔 걸쳐야 하거늘 용이식당에서는 술을 팔지 않습니다. 그래서 식당이 사람들로 북적거려도 시끄럽다는 느낌은 덜 합니다.

 

고기와 야채를 밥에다 비벼 먹어도 좋습니다.

아주머니들이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시면서 일 봐주시구요. 사진 초점이 안 맞았지만 저 앞에 가격이 보입니다. 1인분에 5,000원. 포장 하면 4,500원이에요.  5,000원에 이 정도로 맛있게 배부르게 먹었다면 행복한거에요. 

 

식당이 다소 낡아보이긴 해도 지저분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좋습니다.

싹싹 남김없이 다 먹어주는 센스. 

 

 

제주도 여행 다니는 분들 보면 음식값이 비싸다는 이야기를 종종 합니다. 관광객 상대로 비싸게 파는 곳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주도에 살고 있는 분들이 자주 다니는 식당은 저렴하면서도 맛도 좋답니다. 비록 소주 한 잔의 짠 한음 없을지라도 맛있게 두루치기 한 판 즐겨보심은 어떠실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