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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청사포

부산이라는 두 글자가 주는 느낌은 언제나 좋습니다. 부산과 멀리 떨어진 수도권에 사는 사람들에게 부산은 동경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부산을 상징하는 바다인 해운대는 그래서 더욱 특별합니다. 

20세기 후반부의 어느 날. 혼자서 처음으로 떠난 무박이일 여행에서 처음으로 찾았던 해운대. 그때 만난 해운대는 외국의 어느 도시에 온 듯한 분위기였습니다. 21세기가 되어 다시 찾은 부산. 그리고 해운대. 마천루가 쭉쭉 올라가고 도시는 더욱 도시스럽게 변했습니다. 해운대에서 색다른 모습을 만납니다. 봄 햇살 가득한 어느 날 해운대 속의 청사포로 가봅니다.


부산

 

꽃샘추위가 기세등등하던 어느 봄날이었습니다. 서울, 경기도 쪽은 싸한 추위가 여전하던데 부산은 따뜻한 봄향기가 코 끝을 스칩니다. 부산에서 저의 딸(?)이 결혼을 했습니다. 진짜 딸은 아니고요. 부산까지 왔는데 그냥 올라갈 수는 없습니다. 결혼식이 끝난 후 친구들과 함께 해운대로 향합니다. 해운대로 가는 길 생각지도 않은 청사포를 만납니다. 자그마한 포구가 인상적입니다. 



해운대

 

해운대 신시가지를 지나오는데 고층 아파트들이 숲을 이루고 있더군요. 아파트 숲을 지나 작은 언덕을 넘어가니 넓디넓은 바다가 두 눈에 가득 들어옵니다. 처음에는 이곳의 이름도 몰랐습니다. 내비게이션의 주소가 여전히 해운대구이기에 해운대 근처라는 것만 짐작했습니다. 이름을 찾았다. 청사포



청사포

 

알록달록 컨테이너가 이뻐서 찰칵. 오른쪽 녹색 컨테이너는 화장실입니다. 나머지는 사무실로 사용하려는 것 같습니다. 



청사포


청사라는 이름에서 푸른 느낌이 납니다. 이름의 유래를 찾아보니 예상과는 다릅니다. 지금은 푸른 모래라는 뜻의 청사(靑沙)라고 쓰지만 원래는 푸른 뱀(靑蛇)였습니다. 난류와 한류가 교차하는 지점에 위치하여서 물고기가 많이 잡힌다고 합니다. 청사포에는 20명 가까운 해녀들이 활동할 정도로 물 맑고 건강한 포구입니다. 해산물 맛집이 많습니다. 조개구이, 붕장어구이가 유명합니다. 



달맞이

 

저 산 꼭대기에 있는 정자의 이름은 해마루입니다. 해맞이, 달맞이로 유명한 달맞이길 위에 있는 그 정자입니다. 부산에 처음 왔을 때 해운대역에서부터 달맞이길까지 언덕길을 걸어갔습니다. 정자에서 내려다보던 바다가 청사포였습니다. 이렇게 위로 올려다보니 꽤 높습니다. 



낚시

 

봄 햇살과 조사님들이 낚시에 여념이 없습니다. 방파제 곳곳에 낚시하러 나온 분들이 많습니다. 저는 낚시의 낚자도 모르는 사람이지만 이렇게 낚시하는 모습은 보기 좋습니다. 낚시보다는 그 부산물들이 더욱 땡깁니다. 낚시 좋아하는 친구가 곁에 있으면 좋겠습니다. 회 좀 먹게 말이죠. 



 

등대



빨간


하얀

 

포구로 들어오는 입구를 가운데 두고 빨간 등대, 하얀 등대가 서로를 마주 보며 서 있습니다. 저는 떨어져 있는 등대를 보면서 연인의 모습을 생각했습니다. 가까워지고 싶지만 절대 가까워질 수 없는 그런 거? 이 지역에서는 두 등대를 쌍둥이 등대라고 부릅니다. 청사포의 랜드마크로서 손색이 없습니다. 등대에는 많은 이들의 흔적이 담겨 있었습니다. 누구누구 왔다감. 누구누구 사랑해. 짜장면집 전화번호도 있고요. 우리나라 사람들 낙서 참 좋아해요. 


 


양식장


등대에서 저 멀리 보이는 양식장. 논과 밭에 농산물을 심는 것만 주로 보던 도시청년에게 바다 양식장은 신기합니다. 저곳에서는 어떤 해산물이 자라고 있을까? 궁금증이 마구 샘솟습니다.  


 

미역


미역 말리고 있습니다. 예로부터 청사포의 미역의 품질은 알아줬다는군요. 미역 하면 떠오르는 명품산지 기장도 해운대와 지척입니다. 기장미역, 청사포미역 모두 한 미역 한다는군요.

청사포 앞바다에는 20여 개의 미역 어장이 있고 11월부터 다음 해 4월까지가 수확기입니다. 청사포 미역으로 국을 끓이면 잘 퍼지지 않고 국물도 잘 우러나온다고 합니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줄치기 방법으로 만들어서 그렇답니다. 방법까지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만 청사포 미역이 맛 좋다는 평은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미역

 

청사포 곳곳에서 미역 말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미역 파는 아주머니에게 가격을 물어봤습니다. 사진 속 미역 20개에 4만 원이라고 하시네요. 제가 시장 물가를 잘 몰라서 가격이 어느 정도인 줄 몰랐습니다. 마트에 가보니 저거 반토막이 5~6천 원 하더군요. 어찌 되었든 아주머니의 말을 제대로 들었다면 미역 가격이 엄청 저렴하네요. 


 

미역


미역은 무기질, 비타민, 섬유질, 식이섬유가 가득 들어간 해조류입니다.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변비, 비만 예방에도 효과적이고요. 무엇보다도 산후조리에는 미역국이 최고입니다. 한국, 일본, 중국에서만 먹는다는군요. 미역으로 여러 가지 음식을 해 먹지만 미역음식의 지존은 미역국입니다. 

 

 

 

빵집

 

원래는 옵스 빵집을 찾기 위해서 해운대 일대를 돌아다닌 것이었습니다. 부산에 매장이 여러 곳 있습니다. 빵이 아주 맛있어 보입니다. 후배가 이 집의 대표적인 것이라며 슈크림빵을 하나 사서 주었는데 맛있습니다.  

 

 

 


청사포는 푸르름 가득한 포구입니다. 부산하면 바다가 있는 도시입니다. 해운대, 광안리 같은 해수욕장, 부산항의 화물과 여객선만을 생각합니다. 그 속에 청사포와 같은 포구가 남아있고 그곳에서는 여전히 우리의 건강한 수산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이것이 진짜 부산의 모습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부산에서 좋은 시간 만들었던 친구들아 반가웠다. 그리고 딸. 잘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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