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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삼백집 콩나물국밥

 

갑자기 생긴 하루의 여유 저는 전라북도 전주로 향합니다. 전주는 도시가 가지는 역사성과 함께 맛있는 식도락 여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국내여행의 핫플레이스가 되고 있고요. 저 역시도 이번에 먹는 일에 투자를 많이 했답니다. 그중에서 첫 번째로 접한 음식이 콩나물국밥입니다. 전주에 콩나물국밥으로 유명한 식당이 많습니다. 그중에서 저는 삼백집으로 갑니다.

 

 

 

 

저의 서식지에서 전주까지 버스가 있습니다. 전주는 큰 도시이기에 대중교통이 잘 발달해 있습니다. 수도권에서 당일치기로 훅 다녀오기에 좋습니다. 모처럼 마음먹고 떠나기로 해서 일찍 일었으나 시간 여유가 있는 줄 알고 밍기적 거렸습니다. 버스 놓칠 뻔했습니다. 평택에서 전주까지 가는데 장안휴게소에서 한 번 정차를 했고요.

 

 

 

 

 

버스 안에서 푹 자고 일어나니 개운합니다. 삼백집이 전주에 몇 개의 매장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고사동에 있는 본점으로 가보려 합니다. 본점이 주는 느낌이라는 게 있으니까요. 전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삼백집까지 시내버스를 타고 가기로 합니다. 시내버스를 타면 그 도시의 분위기를 익히는데 더 도움이 됩니다. 

 

사전에 카카오맵으로 검색을 해보니 금암광장 정류장에서 서문행 버스를 타야 되더군요. 터미널에서 정류장까지 조금 걸어가야 했습니다. 터미널 앞 횡단보도를 건너 좌회전해서 쭈욱 직진합니다. 그래서 길 따라 우회전하면 정류장이 나옵니다. 10분 정도 걸었습니다. 381, 383, 355, 373번 버스 중 한대를 타면 됩니다. 정류장에 노선 안내도가 잘 그려져 있는 것이 좋습니다.

 

 

 

 

 

버스를 타고 십여분 가니 서문 정류장에 도착합니다. 정류장에 내려서 직진하자마자 우회전해서 쭈욱 가면, 삼백집을 볼 수 있습니다. 정류장에서 가깝습니다. 삼백집 건물이 아주 깔끔합니다. 전주에 콩나물국밥집이 여러 곳이지만 이곳을 택한 것은 허영만 화백의 '식객' 때문입니다. 제가 식객 전집을 갖고 있을 정도로 열심히 봤습니다. 식객 콩나물국밥 편에 바로 여기 삼백집이 등장합니다.

 

 

 

 

 

식당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식당 내부도 깔끔합니다. 국밥집 하면 떠오로는 시장 한 켠의 모습과는 사뭇 다릅니다. 이른 아침이지만 식당에는 여러 사람이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전주 삼백집은 휴일 없이 24시간 영업합니다. 아침에도 문이 열려있기에, 전주 도착하자마자 첫 방문지로 삼백집을 택하게 된 것입니다.

 

 

 

 

 

테이블 위에 컵, 휴지, 수저가 단정하게 있습니다. 하얀색의 책자가 궁금해서 펼쳐봅니다. 단순히 메뉴만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삼백집의 음식에 대한 철학을 담은 소 책자였습니다.

 

여기서 재밌는 이야기 하나가 있더군요. 박정희 대통령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박 대통령이 경호원도 없이, 아침에 삼백집을 찾았더랍니다. 주인 할머니께서 박 대통령을 보더니 "이놈아, 누가 보면 영락없이 박정희인 줄 알겠다. 그런 의미에서 이 달걀 하나 더 처먹어라"라는 일화가 적혀 있었습니다.

 

 

 

 

 

먼저 모주가 나옵니다. 모주가 뭐쥬? 

 

모주는 술은 술인데 술이 아닙니다. 막걸리에 대추, 인삼 등의 한약재를 넣고 양이 절반 정도 될 때까지 끓입니다. 끓이는 과정에서 알코올의 기운은 날아갑니다. 삼백집의 모주는 진하더군요. 한약재의 향기도 올라오고요. 술이라기보다는 보약 먹는 기분입니다. 모주는 콩나물국밥과 잘 어울립니다.

 

 

 

 

 

반찬이 나옵니다. 김치, 깍두기, 장조림, 새우젓, 그리고 달걀 프라이. 김치와 깍두기는 살짝 익은 것이 제 입에 딱 맞았습니다. 새우젓은 콩나물국밥 간 맞출 때 사용하면 되고요. 전주의 다른 콩나물국밥집에서는 수란이 나오는데 이 집은 달걀 프라이네요. 김은 뿌려도 되고 뿌리지 않아도 되고.

 

 

 

 

 

콩나물국밥 등장입니다. 보글보글 끓고 있는 국밥 위에 깨소금과 고춧가루가 살포시 올라가 있습니다. 스멀스멀 올라오는 국밥의 향기가 좋습니다. 삼백집 콩나물국밥은 밥이 말아져서 나옵니다.

 

 

 

 

 

숟가락을 넣어서 푹 뜨면, 콩나물이 한가득 올라옵니다. 이제 국밥을 즐기면 됩니다. 간단해 보이는 콩나물국밥이지만 먹는 스타일이 다양합니다. 테이블 위에 하얀 책자에 몇 가지 방법이 나옵니다. 깍두기 국물 넣어서 먹으라고도 하고 계란 프라이를 넣어서 먹으라고도 합니다.

 

저는 깔끔한 콩나물국밥 그 자체를 좋아하는지라 새우젓만 살짝 넣어 간을 맞추고 먹습니다. 김가루도 뿌리지 않고요. 국밥이 제가 생각했던 그런 맛입니다. 은은한 그 맛이 제 입에 잘 맞습니다. 콩나물국밥을 좋아해서 오며 가며 종종 먹습니다. 지금까지 먹은 콩나물국밥 중에 삼백집이 짱이네요. 밥 부족하면 공짜로 더 줍니다.

 

 

 

 

 

 

저는 창가에 앉아서 먹었고요. 삼백집 건너편에 주차장이 있습니다. 유리창에 쓰인 '삼백 그릇의 정성'이라는 문구가 보입니다. 삼백집의 삼백은 숫자 300입니다. 창업자인 이봉순 할머니가 하루에 3백 그릇의 국밥만 준비해서 판매하였다는 것에서 유래합니다. 간판 없던 가게는 삼백집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됩니다. 식당에서도 이 이야기를 마케팅에 많이 활용하는 눈치네요.

 

 

 

 

 

메뉴판을 보니 고추 군만두가 보여서 주문해봤습니다. 하여튼 이때부터 꾸역꾸역 계속 먹고 또 먹습니다. 그래도 이때는 아침이라 속이 비어서 다행. 만두 안에는 고기, 고추 등이 들어있습니다. 고추 군만두라고 하지만, 생각처럼 맵지는 않았습니다. 아무튼 만두 8개 클리어하고요.

 

 

 

 

 

좋은 재료를 쓰는 것은 원칙의 문제이지 선택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 문구 맘에 드는군요. 콩나물국밥집답게 콩나물에 관해서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을 여러 곳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콩나물이 쉽게 먹을 수 있다지만, 그만큼 제대로 기르기도 쉽지 않은 녀석이기도 하지요. 카운터에서 콩나물 판매합니다.

 

 

 

 

 

 

메뉴판.

 

 

 

 

삼백집 http://www.300zip.com

 

전라북도 전주여행의 시작은 삼백집의 콩나물국밥이었습니다. 전주에 여러 맛있는 먹거리가 있지만 저는 그중 콩나물국밥이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10여 년 전 서울에서 해남까지 국토대장정 할 때 전주에서 콩나물국밥과 모주를 먹었습니다. 그때 좋았던 느낌이 남아있습니다. 그 좋았던 느낌을 삼백집을 통해 쭈욱 이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시 찾고 싶은 곳입니다. 이제 저는 걸어서 한옥마을까지 갑니다. 걸어서 20분 정도 걸린다고 나오네요. 하지만 시간이 더 걸릴 듯합니다. 중간에 빵집에 들러야 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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