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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민요 정기공연

 

민요는 민중들 사이에서 입으로 입으로 전해지는 노래입니다. 희로애락과 함께 노래를 불렀습니다. 요즘 민요를 듣거나 부르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저 역시도 그렇고요 .. 점점 잊혀져가는 우리의 노래가 사라지게 둘 수는 없는 일입니다. 지역별로 불렸던 민요를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평택에도 평택민요가 있습니다. 평택민요 정기공연 현장을 소개합니다.

 

 

평택호 풍경

 

평택은 들과 바다가 함께 있는 고장입니다. 들에서는 농사를 짓고, 바다에서는 고기를 잡았습니다. 그렇게 사람이 모여들었고, 함께 일을하며 살아왔습니다. 일을 하면서 노동요가 빠질 수 없습니다. 힘든 농사일 바닷일 속에서 노래는 힘이 되어줍니다. 사람이 모여 살면서 희로애락을 함께하면서 부르는 노래도 있고요.

 

평택민요보존회에서는 매년 평택 곳곳을 다니면서 평택민요공연을 합니다. 4월부터 10월까지 매주 공연을 합니다. 그중에서 하루는 판을 좀 크게 벌려서 정기공연이라 이름을 붙이고 있습니다. 5월 14일에 일곱번째 정기공연이 있었고요 .. 처음에는 평택호 모래톱공원에서 열리기로 했으나, 강풍이 불어서 한국소리터 지영희홀에서 열렸습니다.

 

 

 

 

 

공연장소가 바뀌면 안내판이 있던가, 인터넷 상에 공지를 해주면 좋았을텐데 .. 그런게 보이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모래톱공원에서 긴시간 방황했습니다 .. ^^;; .. 공연이 1시부터라고 해서 왔는데, 본공연은 2시부터였다는 .. 1시부터는 사전공연이 있었습니다. 본공연이 열리기 전 진행자가 설명을 하고 있고요 .. 

 

 

 

 

 

본공연은 크게 3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농요(두레소리), 어요(뱃소리), 장례요(상여소리)입니다. 이중에서 농요를 먼저 보게됩니다. 농요는 농사지으면서 부르는 노래입니다. 논에 모를 심고, 추수하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보여줍니다. 사진은 모를 심는 장면입니다. 노래는 계속 이어지고요.

 

 

 

 

 

새참먹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농요는 두레소리라고도 합니다. 두레는 마을에서 상호부조, 공동오락, 협동노동을 목적으로 조직된 단체를 말합니다. 평택은 평야가 많기에, 논농사가 많이 이루어집니다. 논농사는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기에, 두레가 필요하였습니다. 농사일을 많이 해보진 않았지만, 새참은 맛있습니다 .. 막걸리 먹고 싶다 .. ^^

 

 

 

 

 

한해 열심히 일을 하고서 가을이 되었고, 추수를 합니다. 추수의 기쁨을 마을 주민이 함께 나누는 것입니다. 풍년과 추수에 감사하며 두레패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그렇게 농요 공연이 20여분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농요 공연은 전체적으로 흥이 있었습니다. 힘든 노동을 잊기 위해서, 노래를 신나게 부르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농요 공연이 끝나고, 다음 공연이 이어지는 중간에는 시민이 참여하는 이벤트도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나와서 떡먹기 게임도 하고, 어른들은 제기차기도 하였습니다. 모두가 함께 어우러지면서, 즐겁게 참여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참여한 사람에게는 계란꾸러미를 선물로 주었고요.

 

 

 

 

 

곧이어 어로요가 이어집니다. 어로요는 뱃소리입니다. 배를 타고 고기를 잡으러 가면서 부르는 노래입니다. 지금의 평택모습을 보면, 과거에 바다로 나가서 고기를 잡았다는것이 쉽게 상상이 안갑니다. 평택역 근처까지 바닷물이 들어왔다 나갔다를 반복했을 정도로, 평택은 바다의 영향을 오랫동안 받아왔습니다. 지금도 평택역 근처 구도심은 조개터라는 지명이 남아 있기도 하고요 ..

 

평택의 바다로 커다란 하천이 유입되면서,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 풍성한 어장을 만들었습니다. 1970년대 평택호방조제가 만들어지고, 물길이 막히면서 평택의 어업은 쇠퇴합니다. 하지만 그 노래는 계속 남아있습니다. 사진은 배가 바다로 출항하기 전 무사귀환과 만선을 기원하며 고사를 지내는 것입니다.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갑니다. 배가 움직이고, 그물을 내리면서 노래는 계속 이어집니다. 닻감는소리, 노젓는 소리, 돌 옮기는소리, 그물 뽑는 소리 등을 이어서 들을 수 있습니다. 평택민요보존회의 어로요는 경기남부지역 유일의 뱃소리 민요입니다.

 

 

 

 

 

어로요의 마지막은 뱃사람의 죽음을 표현합니다. 그리고 장례요(상여소리)로 바로 이어집니다. 사람이 일생을 살아가고, 죽음을 맞이하는 일은 엄숙하고 마음 아픈일입니다. 장례요는 이별가로 시작합니다. 어부가 풍랑에 떨어져 죽으며 부인과 이별하는 소리, 살풀이로 넋을 달래면서 소창으로 길을 터주는 장면이 이어집니다.

 

 

 

 

 

상여가 나옵니다. 상여가 움직이는 것을 본 적이 있으신지요? 지금은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닙니다. 집을 떠나 장지까지 가면서 소리는 계속 이어집니다. 상여를 따라가는 가족의 슬픔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비교적 근래에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요 .. 그 때 상여를 매고 장지까지 갔었습니다. 그 때 기억이 나서 그런지, 눈물이 나오더군요 ..

 

 

 

 

 

상여가 나오는데, 어르신 한 분이 무대로 올라가십니다. 그러더니 상여앞에 만원짜리를 꼽습니다. 그 뒤로 다른 관객들이 자발적으로 무대로 올라와서, 상여에 돈을 매다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죽음이라는것은 한 가족만의 슬픔이 아닌것입니다. 슬픔을 함께하고자 하는 그런 마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본공연이 끝나면, 신명나는 놀이가 이어집니다. 농악패들의 신나는 사물놀이로 함께하고요. 신기하기만 한 버나돌리기 재주도 볼 수 있습니다. 야외에서 진행되면, 농악패와 관객이 함께 어울립니다. 날씨 때문에 실내에서 진행되니, 함께하지 못하는것이 아쉽습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평택농악은 언제들어도 흥겹습니다. 얼쑤

 

 

 

 


공연이 끝난 후에 출연진들이 모두 나와 함께 어우러지고 있습니다. 이게 실외에서 공연을 하면, 관객하고 출연진이 모두 함께 어우러지는데, 오늘은 무대의 턱이 좀 높습니다 .. ㅎㅎ .. 






공연장 밖에는 이규남 서각장의 작품을 볼 수 있었습니다 .. 이규남 서각장은 경기도무형문화재 제40호로 지정 된 서각 명인입니다. 평택에서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서각이란 글씨를 새긴다는 것입니다. 여러 글귀중에서 인상 깊은 구절이 있어서 옮겨왔습니다 .. 인생은 살짝 미쳐야 즐겁다 .. 맞는말이네요 .. 여러분은 뭐에 미치셨나요? ^^

 

공연장 밖에는 달걀꾸러미만들기, 키질하는 체험도 있었습니다. 여러 먹거리도 판매를 했습니다. 

 

 

 

 

 

평택민요공연은 4월부터 10월까지 주말마다 이루어집니다. 7월, 8월 한여름에는 공연이 없습니다. 공연장소는 한곳으로 정해져 있지 않고, 평택 곳곳을 다니면서 이루어집니다. 이게 말입니다. 공연 홍보가 잘 안되어 있습니다. 평택시청 홈페이지에서도 찾을 수 없고, 평택민요보전회 홈페이지에도 없고 .. 인터넷 상에 홍보하는거 뭐 어렵다고 .. 아쉽습니다 ..  

 

공연 관람에 특별한 관람료가 있지 않습니다. 무대가 펼쳐지고, 함께 어우러지고 싶은 사람이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습니다. 마당놀이가 열리는것입니다. 민요라고 해서 어렵거나 지루하지 않습니다. 우리전통의 뮤지컬 한 편 보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평택민요와 함께 우리의 전통의 향기를 듬뿍 느낄 수 있길 바랍니다.

 

* 본 포스팅은 평택시청 블로그에 기고한 글을 수정 발행한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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