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보령 오천항 키조개
충청남도 보령, 서천으로 이어지는 봄 마중 여행입니다. 많고 많은 곳 중에 보령을 간 이유는 키조개 때문입니다. 보령 오천항이 키조개가 유명하다는 신문기사를 봤습니다. 키조개를 먹고 싶었습니다. 그러면 가야지요. 청소를 거쳐 오천에 왔습니다. 오천에 도착하여 충청수영성을 돌아보고 오천항 일대를 거닙니다.
충청수영성에서 바라본 오천항 풍경.
오천은 보령 북부 지역의 중심지입니다. 주변 지역으로 가는 길의 교차점입니다. 만의 깊숙한 곳에 있어서 별도의 피항시설을 만들지 않아도 될 정도로 항구를 만들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날은 날씨가 좋지 않아서 그런지 거리가 조용합니다. 여행자는 말할 것도 없고 동네 주민도 보이지 않습니다. 고양이 한 마리가 거리를 거닙니다.
도미부인 솔바람길이 있습니다. 도미부인? 시선을 끕니다. 도미부인 설화가 있습니다. 백제 개루왕 때입니다. 도미라는 사람이 살았는데, 그에게는 절세미인의 부인이 있었습니다. 개루왕이 도미 부인을 어떻게 해보려고 여러 술수를 부렸답니다. 도미의 부인은 정절을 지켰다는 이야기. 삼국사기, 삼강행실도 등에 남아 있답니다.
오천항 연안여객터미널이 있어서 들어가 봤습니다. 여기서도 여객선이 다니나? 하는 궁금증이 있었습니다. 오천항에서 월도, 육도, 허육도, 추도, 소도, 영목(안면도), 선촌(원산도) 등으로 다니는 여객선이 있습니다. 배 시간은 계절별로 다른 듯합니다. 3월 시간표를 보니 오전 2번, 오후 2번 오천항에서 출항합니다.
오천항에 많은 배가 정박해 있습니다. 낚싯배도 많이 보입니다. 오천항에서 주꾸미, 갑오징어 낚시가 많이 한다고 합니다. 비바람 부는 날이어서 그런지, 항구에 정박해 있는 배가 많이 보입니다. 작은 쪽배(?)를 타고 아저씨들이 배로 향합니다.
수산 어류의 포획 및 채취금지 체장 및 체중 표가 있습니다. 키조개는 1년 내내 잡히지만 7월부터 8월까지는 채취를 할 수 없습니다. 산란기이기 때문입니다. 오천항으로 키조개 먹으러 가시는 분은 여름은 피하셔야 합니다. 총허용어획량제도(TAC Total Allowable Catch)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습니다. 연간 총허용어획량을 정하여 그 한도 내에서만 어획을 허용하는 제도입니다. 유엔해양법협약에 따른 것입니다. 무조건 많이 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한적한 오천항 주변. 저 앞으로 충청수영성 영보정이 보입니다. 오천항 관련 신문기사를 봤을 때, 오천항에 가면 가는 곳마다 키조개가 쌓여 있을 줄 알았습니다. 제가 갔을 때 그런 모습을 보지는 못했습니다. 날씨가 좋지 않아, 출항한 배가 없어서 그런가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1일 6일 오천에 오일장이 열린다고 하니, 그때는 다른 분위기를 낼 듯도 합니다.
제레레다(generator), 쎄루모다(Start motor)
오천항 구경을 했으니 이제 키조개를 먹어봐야겠지요. 오천항 입구 쪽에 오천항수산물판매센터가 길게 있습니다. 1호점부터 9호점까지 있습니다. 1호점부터 쓰윽 구경을 해봅니다. 메뉴는 대동소이합니다. 하긴 뭐 크게 차이 날 것도 없지요. 그러다 1인 코스가 있다는 매장의 메뉴판을 봅니다. 1인 코스가 된다고? 뭔가 찜찜했지만 아무튼 입장.
확실히 다른 지역보다 키조개가 많습니다. 오천항에서 우리나라 키조개의 60% 이상이 나온다고 합니다. 오천항 앞바다는 모래와 뻘이 적당히 섞여서 키조개 서식에 알맞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합니다. 키조개축제 열립니다. 2018년에는 11월에 축제했습니다.
그렇게 식당에 들어왔습니다. 키조개 코스 1인 되냐고 묻습니다. 안된다고 하시네요. 코스는 5가지 음식이 나오는데 1인분은 힘들다는 말씀. 사장님은 키조개 샤부샤부나 두루치기는 어떠냐고 대안을 제시합니다. 메뉴판 보시면 아시겠지만 가격이 조금 나갑니다. 그래서 혼자 먹을 건데 양 적게 주시고 싸게 하면 안 되겠냐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래서 키조개 샤부샤부 3만 원에 낙찰.
먼저 밑반찬이 깔립니다. 밑반찬이 좋습니다. 생굴도 풍성하게 주시고요. 그리고 눈길이 간 오른쪽 접시. 보통 키조개하면 관자만 생각합니다. 그러면 관자 이외의 나머지 꼭지살, 날개살은 어떻게 할까요? 꼭지살과 날개살은 볶아서 내오네요. 쫀득쫀득한 식감이 별미였습니다.
사장님이 밖에 나가서 키조개를 갖고 들어옵니다. 직접 해체하신 후 관자만 썰어서 나오기에 관자는 나오는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얇게 썰린 키조개 관자가 한 접시 가득 나왔습니다. 사실 3만 원이 좀 비싸다는 생각을 하긴 했는데 이렇게 나온 것을 보니 돈 아깝다는 생각은 안 들더군요
이렇게 세팅이 끝났고 먹자
얇게 잘린 관자를 육수에 넣습니다. 한꺼번에 넣지 않고, 한 두 개씩만. 그래서 소주 한 입 넣고 육수에서 관자 건져서 먹고요. 샤부샤부로 먹으니 보들보들하니 맛있습니다. 관자는 회로 먹어도 됩니다. 몇 점은 회로 먹었는데, 특유의 달큼한 맛이 별미입니다. 다 먹고 남은 육수에는 칼국수 면을 넣고 호로록. 둘이 가면 4만 원짜리는 먹어야 좀 먹는 거 같다는 느낌이 들긴 하겠더군요. 나중에는 짝지 데리고 가서 코스로 먹어봐야겠습니다.
오천에서 버스 타고 보령 시내로 갑니다. 버스가 대천 옛날 역으로 가네요. 옛 역에 내려서 대천역까지 택시 타고 이동합니다. 그리고 서천역에 내린 후 마량으로 향합니다. 반대로 옛 대천역에서 오천까지 버스 타고 갈 수도 있습니다. 버스는 한 시간에 2~3대 정도 있습니다. 버스로 40~50분 걸립니다.
오천농협 앞에 걸린 현수막이 눈길을 끕니다. '오천만 국민이 오천면을 찾는 2019년' 라임이 제대로 맞네요. 오천은 볼거리, 먹거리가 풍성한 곳입니다. 특히 봄이 되면 키조개가 맛있을 때라고 하지요. 봄맞이 여행길 충남 보령의 오천항은 어떠실까 합니다. 키조개의 달큼한 맛이 또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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