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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세리 성당

 

올해는 꽃샘추위가 강력해서 봄꽃이 늦게 피는 듯합니다. 그런데 꽃이 한번 피고 나니, 여기저기서 팡팡 예쁘게 피어납니다. 언제 추위가 있었느냐고 비웃기라도 하듯이 말입니다. 전국에 봄꽃, 특히 벚꽃 예쁜 곳이 많습니다.그중에서 공세리 성당만큼 소녀감성 뿜뿜 일으키는 곳은 많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공세리 성당은 충청남도 아산시 인주면 공세리에 있습니다. 바다와 들녘이 만나는 마을 언덕에 있는 자그마한 성당입니다. 공세리 성당은 언제 가도 예쁘지만, 벚꽃 피는 봄날 특히 더 예쁩니다. 성당 주변으로 벚꽃이 피면, 성당이 환하게 빛납니다. 

 

 

 

 

 

예쁘게 피어난 벚꽃을 보며 봄의 행복을 느껴봅니다. 이날 함께한 지인분들이 공세리 성당의 벚꽃 풍경을 보면서 좋아하십니다. 중년의 나이시지만, 꽃을 보고 좋아하시는 모습에서 소녀 감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더 좋아해 주시니, 저도 더 기분이 좋습니다. 이 풍경을 보고 좋아하지 않을 사람은 없겠죠? 

 

 

 

 

 

공세리 성당은 1895년 합덕성당(당시 이름은 양촌성당)에서 분리되면서 역사가 만들어집니다. 공세리 성당 초대 주임 신부로 드비즈 신부가 부임합니다. 처음에는 기와집을 개조하여 성당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신도 수가 늘어나면서, 성당을 신축하기로 합니다. 드비즈 신부가 직접 설계하고, 기술자들을 감독해서 성당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1922년 지금의 공세리 성당이 완성되었습니다.

 

마을 이름이면서 성당 이름이기도 한 공세리(貢稅里)는 조선시대 조세를 보관하던 공세창(貢稅倉)이 있던 것에서 유래합니다.

 

 

 

 

 

성당 안쪽으로는 공세리 성당 박물관이 있습니다. 공세리 성당의 역사, 천주교 박해의 역사 등을 볼 수 있습니다. 박물관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관람 가능합니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 사진촬영금지

 

성당 박물관에 가면 생각지도 못한 약의 역사를 볼 수 있습니다. '이명래 고약'을 아시는지요? 고약은 종기 났을 때 붙인다고 하지만, 당시 고약 설명서에는 외과적 치료에는 다 사용 가능하다고 나옵니다. 고약 중에 제일 유명한 것이 이명래 고약입니다. 드비즈 신부가 고약을 만들었습니다. 그것을 당시 공세리 성당 신자인 이명래에게 전수하면서 이명래 고약이 탄생합니다.





 

 

 

 

 

박물관에서 바라본 성당. 성당 뒤로 가면 '십자가의 길'이 있습니다. 십자가의 길은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을 묘사한 길입니다. 경건함과 믿음의 길입니다.

 

 

 

 

 

커다란 느티나무도 새잎이 돋아나기 시작했습니다. 공세리 성당 곳곳에는 아름드리나무가 많습니다. 성당 이전에 공세창이 있을 때부터 있던 나무입니다. 오랜 세월 묵묵히 성당을 지키고 있습니다. 나무가 많아서 그런지, 저는 5월의 공세리 성당도 참 예쁘더군요. 연초록의 잎이 나면, 싱그러움이 배가 됩니다.

 

 

 

 

 

충청남도 서쪽 아산만 일대는 '내포'라고 불립니다. 내포지방은 천주교 신앙의 요충지입니다. 내포지방에 천주교 신자가 많았습니다. 그만큼 천주교 박해도 심했습니다. 내포지방 곳곳에 천주교 박해의 역사가 남아 있습니다. 공세리 성당에도 박해의 역사가 남아 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것은 천주교 신앙을 위해 목숨 바친 32분의 순교자를 기리는 것입니다.  

 

 

 

 

 

2005년 한국관광공사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장 아름다운 성당으로 공세리 성당을 선정하였습니다. 태극기 휘날리며, 사랑과 야망, 에덴의 동쪽, 아이리스2 등 많은 영화와 드라마를 촬영하였습니다. 예전에 공세리 성당 왔을 때, 우연히 본당에서 결혼식 하는 것을 봤습니다. 여기서 결혼하면 진짜 예쁘고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천주교 신자는 아닌데, 성당 결혼식에 대한 로망이 생겼습니다.

 

 

 

 

 

2019년 4월 11일 모습입니다. 이제 벚꽃잎이 흩날리겠군요.

 

 

 

 

 

핑크빛 꽃잔디도 예쁩니다. 봄이 더 깊어지면 영산홍, 철쭉 등이 화려하게 피어납니다. 성당은 또 다른 모습으로 변신합니다. 

 

 

 

 

 

벚꽃과 함께하는 공세리 성당은 그렇게 깊어갑니다.

 

 

 

 

성당 근처에 인주장어촌특화거리가 있습니다. 민물장어집이 여러 곳 있습니다. 삽교호 수산시장에 싱싱한 수산물도 많고요. 봄이면 주꾸미 좋습니다. 이날 시세는 1kg에 38,000원. 삽교호를 지나가면 당진입니다. 당진에 들어서면 바로 우렁쌈밥집들이 이어져 있습니다. 저는 이날 우렁쌈밥 먹었습니다. 성당에서 쌈밥집까지는 차로 15분 정도 걸립니다. 4월이면 당진 장고항에서 실치 드시는 것도 좋겠군요.

 

공세리 성당은 성지이니 너무 시끌시끌 다니지는 않으시리라 생각합니다. 경건함 속에서 성당의 예쁜 모습 담아 오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성당 나와서 밥먹고 외암민속마을까지 다녀왔습니다. 혹시 외암민속마을 다음으로 시간이 있다면 세계꽃식물원도 가볼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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