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크기의 느티나무와 학사루에 담긴 이야기. 함양 여행

함양

함양은 경상남도 서쪽 내륙에 있습니다. 지리산과 함께하며 산수가 맑은 고장입니다. 함양을 대중교통으로 가려면 시외버스를 이용해야 합니다. 함양은 기차가 지나지 않습니다. 대전복합터미널에서 시외버스 타고 함양으로 향합니다. 함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함양군청까지 걸어가면서 여러 가지 풍경을 만납니다. 

저의 서식지에서 함양 가는 버스가 없습니다. 대전이 대도시이기에 함양 가는 버스가 있습니다. 대전역까지 기차 타고 간 후 시내버스 타고 대전복합터미널로 갑니다. 역에서 터미널까지 시내버스로 10분 정도 걸립니다. 터미널에서 무인 발권기를 통해 버스표를 구매합니다. 대전에서 함양까지 하루 8번 버스 다닙니다. 버스비는 13,200원. 우등 가격입니다. 우등과 일반이 함께합니다.





 

버스 출발 10분 전에 승차홈으로 옵니다. 제가 탈 버스가 들어옵니다. 대전 출발해서 함양 거쳐 거창까지 가는 버스입니다. 버스 출발 전 기사님이 올라와 승차권 확인합니다. 승차권을 찢습니다. 최불암 시리즈가 생각납니다. 

하루는 최불암이 영화를 보려고 극장에 갔다.
아침이라 사람이 별로 없어 표를 쉽게 구입할 수 있었고,
표를 받은 최불암은 상영관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갑자기 최불암이 다시 매표소로 나와서는 다시 표를 구입하려는 게 아닌가
다시 표를 구입한 최불암은 다시 상영관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다시 최불암이 매표소로 나와서는 화가 난 얼굴로 표를 또다시 요구하는 게 아닌가..
매표소 직원이 왜 자꾸 표를 사러 나오냐며 묻자 최불암 曰.

"내가 영화를 보러 들어가는데 어떤 미친 X이 자꾸 내 표를 찢잖아"

 
 
 
 
 

저는 버스 타면 주로 앞자리에 앉습니다. 시야가 트여서 풍경 즐기기에 좋습니다. 대전복합터미널을 출발한 버스는 대전 요금소를 지나 대전통영고속도로(35번 고속도로)로 들어섭니다. 함양을 알리는 이정표가 계속 이어집니다. 함양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대전복합터미널을 출발한 지 1시간 15분 정도 지났습니다. 함양 요금소가 보입니다. 함양 요금소는 기와집 형태로 멋들어지게 지었습니다. 참고로 전주, 경주 요금소도 한옥입니다. 좌안동 우함양이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함양이 안동과 견줄 수 있는 양반과 유학의 도시라는 것입니다. 기품있는 함양에 대한 기대가 커집니다.
 
 
 
 
 

버스 출발 1시간 20분 만에 함양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합니다. 함양이 농촌 지역이다 보니 터미널이 자그마합니다. 저는 거창고속 버스를 타고 왔습니다. 함양지리산고속 버스도 보입니다. 
 
 
 
 
 

함양과 서울은 남부터미널, 동서울터미널과 연결됩니다. 강남고속버스터미널로 가는 것은 없습니다. 동서울터미널 가는 편수가 많습니다. 지리산 가는 승객 때문인 것 같습니다. 남원, 전주, 수원, 안산, 인천, 안양, 부천, 산청, 진주, 마산 가는 버스도 보이고요. 대전, 부산 가는 버스는 운행 횟수가 비교적 많습니다. 저는 오후 5시 50분 버스 타고 대전으로 올라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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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7일부터 12일까지 함양산삼축제가 열립니다. 진시황이 불로초를 찾으라며 서복이라는 신하를 우리나라도 보냅니다. 서복이 우리나라 곳곳을 다니며 불로초를 찾다 함양까지 옵니다. 함양의 산삼이 불로초라는 것이죠. 오래전부터 함양 산삼은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지리산의 정기가 이어지는가 봅니다. 
 
 
 
 
 

함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함양군청까지 걸어갑니다. 검색해 보니 버스가 있긴 한 것 같은데 버스 타고 가는 시간과 걸어가는 시간이 별 차이가 없습니다. 국수집 간판에서 주전자국수를 봅니다. 식당 리뷰를 보니 육수가 주전자에 따로 나와서 주전자국수입니다. 
 
 
 
 
 

함양지리산고속 건물이 보입니다. 함양시외버스터미널과 다른 노선이 있나 하고 건물 안으로 들어갑니다. 여기는 농어촌버스(시내버스) 정류장입니다. 함양지리산고속이라는 회사에서 함양 지역 농어촌 버스를 운영합니다. 터미널 맞이방에는 노고단. 백무동 등 지리산 가는 버스 시간표도 보입니다. 함양군민카드 소지자는 버스 요금이 1,000원. 함양군민카드 아닌 일반카드는 1,500원입니다. 교통복지정책입니다.  
 
 
 
 
 

 
 
 
 
 

이정표에 동문사거리라 있는 것을 보니 함양에도 읍성이 있었나 봅니다. 역사적 기록에 의하면 조선 세종 때 성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성이 뚜렷하게 남아 있지 않고 흔적을 찾아나가는 중이라고 합니다. 성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큰 고장이라는 뜻입니다. 함양은 지리적으로 중요한 곳이었습니다.
 
 
 
 
 

터미널에서 15분 정도 걸으니 함양초등학교가 보입니다. 학교 옆에 엄청나게 큰 나무가 있습니다. 나무의 공식 명칭은 함양 학사루 느티나무. 함양의 수호신이라 불리는 나무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본 나무 중 제일 큰 나무라 할 정도로 진짜 큽니다. 사진을 광각으로 찍어서 덜 크게 보입니다. 나무 높이가 32m 가슴높이 둘레가 7.25m입니다. 
 
 
 
 
 

이 느티나무는 조선 전기 성리학자인 김종직(1431~1492)이 함양군수로 지낼 때 심은 것으로 전해오고 있습니다. 김종직은 조선 초 성리학을 이룬 대학자입니다. 영남학파의 종조입니다. 형조판서, 중추부지사까지 지냈습니다. 국사 시간 조의제문, 무오사화 다룰 때 김종직 이름을 들어봤을 것입니다.
 
김종직은 중앙정부에서 잘 나갔습니다. 연로하신 어머니를 봉양하기 위해 지방관직을 자처했고 함양군수로 내려옵니다. 함양군수를 지내던 김종직은 어린 아들을 병으로 잃었습니다. 아들의 아호가 목아(木兒)였습니다. 아들의 짧은 생을 달래려는 마음을 담아 느티나무를 심습니다. 느티나무는 수령이 최소 500년은 넘은 것입니다. 나무 앞에서 마음이 저절로 경건해집니다. 
 
 
 
 
 

 
 
 
 
 

나무 아래 아이들의 마음이 담긴 리본. 친구야 사이좋게 지내자. 
 
 
 
 
 

함양초등학교는 1911년 개교했습니다. 올해 개교 112년이 되었습니다. 일찍부터 학교가 만들어졌다는 것은 많은 사람이 함양에 살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함양초등학교 앞에 학사루가 있습니다. 학사루는 건립 시기를 정확히는 모릅니다. 최치원이 함양태수로 있을 때 만들고 자주 올랐다는 썰이 있습니다. 원래는 관아에 딸린 건물이었다고 합니다. 1300년 왜구에 의해 관아와 함께 소실되었습니다. 1692년(숙종 18) 중수합니다. 함양국민학교 교사, 군립도서관 등으로도 사용했습니다. 1979년 현재 위치로 옮겼습니다. 
 
 
 
 
 

 
 
 
 
 

김종직이 함양현감으로 있을 때 학사루에 걸린 유자광의 시를 내리도록 했습니다. 유자광이 김종직에게 복수합니다. 유자광은 간신으로 평가받는 인물입니다. 술수가 좋아서 왕들의 총애를 입습니다. 연산군 때입니다. 유자광은 김종직이 지었다며 조의제문을 연산군에게 말합니다. 조의제문은 세조가 왕을 찬탈했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무오사화로 이어지고 김종직은 부관참시당합니다. 
 
 
 
 
 

학사루에 올라갈 수 있습니다. 주변 풍경이 다 보입니다. 함양군청, 함양우체국, 함양초등학교가 보입니다. 함양초등학교 앞 이정표에 도로명이 고운로라 적혀 있습니다. 처음에 길이 고와서 고운로인가 했습니다. 최치원의 호가 고운입니다. 최치원은 신라 최고의 천재라 불립니다. 함양 곳곳에서 최치원을 볼 수 있습니다. 
 
 
 
 
 

 
함양을 낯설게 느끼는 분이 많을 것입니다. 저에게도 낯선 공간입니다. 함양을 다녀오고 공부해 보니 매력 있는 고장입니다. 선비 문화의 중심이라 불리며 함양만의 문화와 정신이 보입니다. 학사루까지 오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사실 여기까지 온 것은 밥 먹기 위해서입니다. 함양군청 앞 조샌집으로 어죽 먹으러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