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청동기문화박물관
친구들과 진주 여행입니다. 진주시 대평면에 있는 펜션에서 1박 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산책을 나섭니다. 펜션 근처에 진주청동기문화박물관 9.5㎞ 지점에 있다는 이정표를 발견합니다. 진주에도 청동기 유적이 있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펜션에서 나와 박물관으로 향합니다. 청동기 유적지가 대단하더군요.
친구가 운전하고 저는 보조석에 앉습니다. 편안하게 창밖을 바라봅니다. 겨울이지만 햇살이 따사롭습니다. 호수를 끼고 달리는 길이 좋습니다. 드라이브 코스로도 제격입니다. 겨울이라 나무는 가지만 보입니다. 이거 벚나무일까? 이야기 나눕니다. 검색해 보니 벚나무 맞습니다. 봄에 벚꽃 피어나면 아주 예쁘더군요.
진양호 끼고 달립니다. 드라이브 코스로 좋습니다.
대평면 펜션에서 10여 분 달려 박물관에 도착합니다. 입장료를 내야 합니다. 어른 1명 1,000원. 어린이는 500원. 박물관 사이즈로 볼 때 입장료가 저렴합니다. 박물관은 오전 9시부터 관람할 수 있습니다. 하절기(3월~10월)는 오후 6시까지 동절기는 오후 5시까지 관람할 수 있습니다. 박물관은 진주시에서 운영합니다.
박물관에 들어가니 직원이 옥목걸이를 하겠냐고 묻습니다. 무료입니다. 목걸이가 있으면 더 재밌게 관람할 수 있다는 말에 냉큼 목에 겁니다. 목걸이가 박물관 관람의 키 역할을 합니다.
2층 상설전시실로 올라갑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사이사이에 의자가 있습니다. 의자에 앉으면 창밖으로 남강 물줄기가 보입니다. 박물관 구경도 구경이지만 의자에 앉아서 쉬어가는 잠깐의 시간도 좋습니다. 망중한을 즐길 수도 있고요. 전날 과음에 지쳤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청동기 놀이터
옥목걸이의 쓰임을 알았습니다. 전시실, 체험장 입구에 목걸이를 접촉합니다. 목걸이를 접촉해야 전시실이나 체험활동이 가능하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무의미하게 접촉했습니다. 나중에 알았는데 내가 목걸이 접촉하면서 체험한 것을 한 번에 정리할 수 있습니다.
전시실 입장부터 범상치 않습니다. 동굴을 지나가는 것이 타임머신 타고 청동기시대로 날아가는 기분입니다. 처음부터 기대를 많이 하게 됩니다.
청동기시대 모습을 영상으로 봅니다. 집을 짓고 농사를 합니다. 물고기도 잡은 것 같습니다. 집의 형태는 요즘과 다르다지만 지금 우리네 사는 모습과 크게 달라 보이지도 않습니다. 사람 사는 것은 다 똑같은 것일까요?
토기에 담긴 조리의 흔적. 조명으로 토기 아래 불 지피는 것을 묘사했습니다.
토기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토기로 씨앗을 보관할 수 있습니다. 불을 이용해 조리할 수 있고요. 농경사회와 계급사회에 대한 시대적 분위기를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죽은 사람을 애도하는 것까지도 토기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가지 무늬 토기는 진주를 중심으로 경상남도 서부지역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청동기 시대라고 하지만 석기를 계속 사용했습니다. 청동기시대에도 청동은 귀한 재료입니다. 금속을 찾아내서 제련하는 것이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청동은 특권층들의 도구, 무기로 사용했습니다. 일상용품은 토기, 석기를 계속 사용합니다. 일상용품에 금속을 사용한 것은 철기시대부터입니다. 청동은 무른 금속입니다. 철보다 빨리 녹습니다.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청동기시대가 철기시대보다 먼저 시작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박물관에서는 석기를 어떻게 사용했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대평마을에서는 석기를 만드는 재료, 도구, 돌가루가 많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석기를 만드는 전문적인 공방이 있었음을 추측합니다.
초전 6호 돌널무덤에서 나온 옥 목걸이. 대평리 유적에서 다양한 옥 장신구와 옥을 가공하는 도구들이 출토되었습니다. 청동기시대의 옥은 몸을 꾸미는 장신품입니다. 의례와 주술에 사용되었으며 교역의 대상입니다. 박물관에서는 옥 장신구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습니다. 예약하라고 되어 있군요.
청동기시대 대표 무덤인 고인돌입니다. 고인돌에는 엄청난 크기의 돌이 필요합니다. 그 큰 돌을 움직이려면 많은 노동력이 필요합니다. 아무나 고인돌에 묻히진 않았을 것입니다. 권위가 있고 힘이 있는 사람이 죽었을 때 고인돌을 사용했을 것입니다. 초장동 1호 무덤은 지금 25.2m 높이 1.4m에 달하는 엄청난 크기입니다.
대평리 청동기 유적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인골이 나와 당시 시대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일부 인골에서 성별과 크기를 알 수 있었습니다. 인골을 통해 본 대평마을에 살았던 남자 평균 키는 163.48㎝ 여자 평균 키는 149㎝. 현대 남자 평균 키가 172 정도라 하는데 청동기시대도 그렇게 작진 않았던 듯합니다.
수백, 수천 년이 지났어도 인골이 남아 있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공룡 뼈도 남아 있다고는 하지만 뼈라는 것이 인체의 신비라는 것도 생각해 보고요. 현대에 인골을 수습하여 연구하는 학자들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사람 뼈를 만진다는 게 보통 일은 아니잖아요?
고인돌 만드는 체험. 체험 시설 수준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AR 드론 관측실이라는 곳으로 들어가면 청동기시대 대평마을을 볼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살았음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왜 진주시 대평면에 청동기문화박물관이 들어서게 되었을까요?
남강댐을 확장하면서 수몰 지역이 생깁니다. 수몰 지역을 조사하던 중 청동기시대 유적을 발견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청동기시대 유적지였던 것입니다. 1만여 평의 농경지. 400여 동의 집자리, 100여 기의 무덤, 옥과 석기를 만드는 공방. 고도의 토목기술과 노동력이 집약된 환호. 댐은 지어야 했고 결국 청동기 유적은 수몰됩니다. 유적들과 청동기 시대를 남기기 위해 박물관을 만들었습니다.
VR 체험은 10살 이상만 할 수 있습니다. VR을 통해 옥으로 뭘 만들 수 있습니다. 저도 VR 체험이 어지럽더라고요. 제대로 하진 못했습니다. 신기한 체험입니다.
청동기 마을 만들고 꾸밀 수 있는 체험.
옥목걸이를 통해 체험 결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박물관에서는 시간 정해놓고 전시해설을 합니다. 11시, 14시, 16시 1일 3회입니다. 휴관일(매주 월요일) 빼고 매일 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예약해야 하네요. 우리는 시간이 맞지 않아서 패스.
진주청동기박물관은 야외전시장도 있습니다. 야외전시장은 집자리부터 무덤까지 청동기시대 사람들의 생활모습을 재현하였습니다. 야외전시장까지 포스팅하니 너무 길어집니다. 이번에는 박물관 이용방법과 실내 상설전시관까지만 소개합니다. 다음 야외전시 포스팅 이어서 봐주시길 바랍니다.
'경상남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날 붉은 동백으로 빛나는 삼천포 노산공원. 삼천포 여행 (14) | 2024.03.12 |
---|---|
청동기 시대를 그대로 재현한 진주청동기문화박물관 진주 여행 (14) | 2024.03.09 |
삼천포, 진주, 마산으로 이어지는 무박이일 맛집 여행 (9) | 2024.02.29 |
논개는 어떤 심정이었을까? 진주성 촉석루 진주 여행 (13) | 2024.02.06 |
알면 알수록 반짝이는 도시 진주 1박 2일 여행 총정리 (16) | 2024.0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