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게를 먹다가 아버지에게 직접 들은 얘기입니다. 검색을 해보니 전혀 근거가 없는 얘기가 아니었습니다. 어찌된 영문인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요즘 꽃게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꽃게를 요리하는 방법은 많지만 오늘은 꽃게찜을 먹습니다. 찜솥에다 넣고 그냥 20분정도 쪄내니 맛있는 꽃게찜이 완성이 됩니다. 제가 찐 것은 아니구요. 어머니께서 하셨지요. 젓가락을 가지고 요리저리 살들을 쏙쏙 빼먹습니다.
게만 먹기에는 뭔가 부족하여서 냉장고를 뒤지니 와인하나가 나옵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나온 파인애플 와인이군요. 어떻게 우리집까지 들어왔는지는 모르나 보이면 마시는거죠 뭐. 영웅전쟁님 블로그 볼 때마다 와인이 마시고 싶었는데 우연찮게 좋은 기회가 왔습니다. 뚜껑을 땁니다. 먹다보니 저 혼자 한 병 다 먹었네요.
4ac029673f024CG.jpg 게뚜껑을 열면 내장들이 나옵니다. 요것을 그냥 먹냐 하면 아니죠. 내장들을 싹싹 긁어내서 거기에 참기름과 간장을 살짝 넣고 쓱쓱 비비면 이게 또 환상이 맛이 됩니다.
드디어 문제의 '감' 이 나왔습니다. 우리집 감나무에서 딴거에요. 시장에서 감나무 사다 마당에 심었는데 생각보다 잘 자라주어서 가을이면 풍성한 수확을 안겨줍니다. 벌레가 많긴 하지만요.
게를 먹고 후식으로 감을 먹으려는 순간 어디서 '스톱'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버지께서 '게를 먹었으니 감 먹지마라 죽을 수 있다' 라고 말씀을 하십니다. 그런게 어딨어요? 하고 먹으려 했는데 아들에게 허튼소리 하실리도 없고 뭔가 있는 것 같아서 감을 내려놓습니다. 인터넷 검색하니 진짜로 감과 게를 먹으면 죽는다는 말이 있더라구요.
인터넷에 나오는 정보만으로는 저의 궁금증을 확 풀어주지는 못하였습니다. 도서관으로 가서 음식관련 서적을 찾아봅니다.
게는 식중독균의 번식이 잘 되는 고단백 식품이고 감은 찬 성질과 함께 탄닌 성분이 들어있어서 게와 감을 잘못 먹을 경우 소화불량과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게와 감은 같이 먹는것이 좋지 않다고 합니다. 소화불량과 식중독 때문에 설사도 일어날 수 있다는군요. 게와 감을 같이 먹으면 죽는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것 같지는 않습니다. 설사와 식중독 별거 아닌것 같지만 심하면 정말 목숨을 잃을 수 도 있지요.
그리고 도토리와 감을 먹으면 변비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간과 감을 같이 먹으면 철분흡수가 방해받는 다고 합니다. 게와 꿀도 어울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게와 궁합이 잘 맞는 식품은 뭐가 있나하고 찾아보니 차조기, 오미자, 식초 등이라고 합니다.
꽃게를 검색하다보니, 꽃개가 나온 재밌는 사진이 있어서 담아봅니다. 귀여운데요.
올해는 꽃게가 풍년이라서 가격이 저렴한 편이더군요. 가족이나 지인분들과 함께 먹는 꽃게요리는 생각만 해도 참 맛있습니다. 꽃게 먹을 때 차조기, 오미자, 식초는 같이 드시고,도토리, 간, 꿀은 피한다면영양도 쏙쏙 뽑아서 드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버지 덕분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습니다. 건강한 날 되시길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