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오산비행장 에어쇼
푸른하늘이 드높은 가을입니다.. 10월로 접어들면서 하늘이 더 예뻐지고 있습니다.. 날씨도 따땃하니 좋구요 ..
이 맘때쯤이면 ... 평소 조용하기만 한 저의 전화기가 바빠집니다.. '형님' '오빠' '야' 등등 .. 저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집니다.. 그리고 조용하기만 하던 어느 시골동네가 사람들과 자동차로 꽉 들어찹니다.. 움직일수가 없을 정도지요.. 분명 뭔일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것이 뭐냐? 오산비행장 에어쇼가 열리기 때문입니다.. 에어쇼 .. 이게 또 쉽게 볼 수 있는 구경은 아니기에, 사람들의 호기심을 강하게 잡아끄는 매력이 있습니다.. 에어쇼가 열리는 곳이 저의 서식지와 멀지 않은지라, 더욱 주의깊게 둘러 보게 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2012 오산비행장 에어쇼의 이모저모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이번 에어쇼의 공식명칭은 '오산비행장 : 2012 에어파워데이(에어쇼)'입니다.. 10월 20~21일 주말 이틀에 걸쳐서 진행되었습니다..
에어쇼에 들어가기 위해서 사람들이 줄을 서 있습니다.. 상당히 긴 행렬입니다.. 행사장 오픈은 오전 9시부터 하고, 오후 3시에 입장 마감이 됩니다.. 행사는 오후 4시까지 둘러 볼 수 있습니다..
예년보다 사람들이 많이 찾아왔더군요.. 제가 오전에 갔는데, 1시간을 기다려서야 출입구를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오후에 행사장에서 나올 때 보니, 3시간 기다려서 들어왔다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 1㎞ 이상 줄을 서서 기다렸다고도 하구요.. 내년에도 행사가 열리겠지만, 오전중에 들어오시는게 좋을 듯 합니다.. 3시 되면 가차없이 입장마감하거든요 ..
입장료는 없습니다.. 공짜 ..
OSAN AB라는 글씨가 보입니다 .. OSAN Air Base의 줄임말입니다.. 기지 이름이 오산이 들어간다고 해서, 오산에 있다고 생각하시면 오산입니다.. 오산비행장은 경기도 평택에 있습니다.. 정확히는 송탄에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한국전쟁 당시 오산에 헬기부대가 처음 만들어졌고, 이후 부대가 확장하면서 지금의 자리로 옮겨 온것이라는군요.. 이곳에 일본군이 사용하던 활주로가 있었다네요 .. 그러면서 부대이름은 오산을 계속 사용했구요.. 지금 위치와 현재의 오산이 멀지 않고, 송탄이라는 지명이 널리 사용되지는 않았기도 했구요..
행사가 열리는 곳은 오산비행장의 후문입니다.. Doo Little(두리틀) 게이트로 들어갑니다..
행사장까지 줄이 길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줄이 줄지를 않습니다.. 이렇게 긴 행렬이 이어지는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검문검색이 철저하기 때문입니다.. 검문검색은 2단계로 나누어집니다.. 첫 번째는 신분증 검사를 합니다.. 신분증은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 등이 허용됩니다.. 학생은 학생증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는 검색대를 통과하면서 옷과 가방검사를 합니다.. 미군이 꼼꼼하게 합니다.. 반입금지 물품이 정해져 있어서 검색대에서 이것들을 골라 내고 있습니다.. 미군측에서 적어 놓은 반입금지 물품을 살펴보면, 총기류, 폭발물, 인화물질, 칼, 포르노물, 마약류, 복권, 음식물 등입니다.
음식물은 먹고 들어가거나, 버려야 합니다.. 큰 배낭형 가방, 애완동물, 자전거, 스케이트 보드도 갖고 들어갈 수 없습니다.. 반입금지 물품은 보관함에 3천원 정도의 비용을 주고, 맡기던가, 버리던가 .. 아니면 에어쇼에 들어가지 말던가 해야 합니다..
들어오기까지의 과정이 좀 길었습니다.. 너무 오래걸려서 중간에 돌아가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중간중간 새치기 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우리 인간적으로 그러지는 맙시다..
검색대를 통과하면서 행사 시간표가 보입니다.. 에어쇼는 활주로에 각종 전투기를 전시하고 있고, 시간별로 전투기들이 하늘을 날아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시간은 정확히 지켜지는 편입니다.. 에어쇼의 하이라이트 블랙이글 시범은 오후 1시 30분에 있군요 ..
검색대를 통과하고서 본 행사가 열리는 활주로까지는 10여분을 또 걸어가야 합니다.. 참으로 멀고 먼 여정입니다.. ㅎㅎ .. 활주로까지는 미군들이 사이사이 배치되어 있는데, 예년보다 많이 친절해진 것 같더라구요.. '안녕하세요', '하이' 하면서 먼저 인사도 건네고, 하이파이브를 하기도 하구요 ..
활주로에 비행기들이 전시되어 있는 것이 보입니다..
'WELCOME TO KOREA'가 주는 느낌이 색다르군요... 활주로에는 각종 전투기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오래 된 경비행기부터 최첨단 F22 랩터(Raptor)에 이르기까지 한국 공군과 미국 공군의 다양한 전투기, 헬리콥터, 군사장비를 볼 수 있습니다..
사진 속 비행기는 KC-135라는 기종으로 공중급유기입니다.. 사람들이 줄서 있는 것은, 실제로 비행기 안에 들어가려는 것입니다..
비행기 안에 들어가서 볼 수 있어요 .. (위에 사진과는 다른 기종의 비행기)
조종헬맷도 써 볼 수 있고, 비행기 위에서 사진도 찍을 수 있습니다..
한국 군인, 미국 군인들과 같이 사진을 찍을 수도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일찍 들어오셨군요 .. 활주로 주변에 돗자리를 펴고 에어쇼 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돗자리는 갖고 들어올 수 있구요.. 행사장에 그늘의 없는지라, 모자, 우산 등을 미리 준비하는 센스도 필요합니다..
11시 정도가 되니, 미국 제51전투비행단장의 개회사가 있고, 군목의 기도가 이어지더군요.. 애국가와 미국 국가가 울려퍼집니다.. 하늘에서는 한국 공군의 고공낙하 시범이 이어집니다.. 10명 정도 되는 낙하산이 하늘 위에서 꽃을 피우고 있고, 그 중에는 태극기와 성조기도 보입니다.. 하늘 위에서 펄럭이는 태극기가 자랑스럽더군요 ..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됩니다.. 하늘 위로 각종 전투기들이 날아 오릅니다.. B-52, U-2, F-16, A-10 등등 폭격기, 정찰기, 폭격기, 전투기, 수송기 등 다양한 전투기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사진은 C-17 수송기가 날고 있는 모습입니다..
공연 중간에는 평택 오성중학교 학생들이 와서 사물놀이 공연을 펼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수준있는 공연을 하더군요.. 미국사람들도 좋아하구요 .. 행사장 통제하는 미군도 흥미롭게 바라봅니다.. 총 들고 있는 모습을 보니 .. 무섭기도 하네요 .. ㅎㅎ
패트리어트 미사일 앞에 사람들이 널부러져 있습니다... ㅎㅎ
에어쇼 입장 할 때 음식물을 갖고 들어올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쫄쫄 굶어야 하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행사장 안에서 음식을 판매합니다.. 미군들이 직접 요리하기도 하고, 한국 사람들이 들어와서 팔기도 합니다..
핫도그, 햄버거, 피자 이런 것들은 기본입니다.. 핫도그는 2$, 햄버거는 3$ 정도 합니다.. 음료수나 물은 1$, 맥주는 한 컵에 3$ 정도 합니다... 폭립은 5$ .. 계산은 달러, 원화 다 됩니다.. 한국음식은 떡볶기, 컵라면, 오뎅, 김밥 등을 판매합니다.. 컵라면 2천원, 떡볶기 3천원 정도 ... 음식값은 양에 비하면 조금 비싼 편이에요 ..
음식 먹을 장소가 마땅치 않습니다... 천막을 쳐 놓고, 그 안에 테이블과 의자가 있긴 한데, 들어오는 사람에 비하여 자리 갯수가 적어요.. 그냥 활주로 바닥에 앉아서 먹게 될 수도 있습니다...
행사장 끝에는 송탄소방서에서 아이들에게 재난 및 화재에 대비한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지진체험, 화재시 대피방법, 심폐소생술, 종합피난체험 등을 할 수 있었습니다..
행사는 계속 이어집니다.. 한국 공군의 T-50의 시범입니다.. 골든이글이라는 별칭이 있습니다.. 한국 공군에서 운용중인 고등훈련기입니다.. 외국으로도 수출이 이루어지고 있지요 ..
F-15K가 날아 오르고 있습니다..
에어쇼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블랙이글의 곡예비행시범이 이어집니다.. 블랙이글은 위에서 보신 T-50이 중심이 된 한국공군의 곡예비행팀입니다.. 텔레비전이나 영화에서 전투기들이 하는 곡예비행이 바로 눈 앞에서 펼쳐진다는 것이 놀랍고, 신기하고 재밌습니다..
8대의 비행기가 하늘 이곳저곳을 날아다니면서 모였다 흩어졌다하는 모습에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블랙이글은 영국의 국제 에어쇼 대회에서 1등을 했다고 하니, 그 실력이 세계적 수준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블랙이글 곡예비행은 30분 정도 진행되는데요,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어요 ..
곡예비행을 펼치는 하늘에서 사람들이 눈을 떼지 못합니다.. 특히 남자들이 아주 환장을 하고 봅니다.. 특히 20대 이상의 남자들이요.. 너무 커서 고막이 찢어질 듯한 엔진소리지만, 남자들은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소리에 흥분되면서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합니다...
커다란 렌즈를 단 카메라들은 쉴 새 없이 셔터를 눌러댑니다.. 차차차차 셔터 소리가 명쾌합니다.. 비행기가 워낙 순식간에 지나가는지라, 사진에 담아내지 못할 때는 탄식도 들립니다.. 순간순간 명 장면을 잡고자 하는 눈빛들이 굉장하더군요 .. 저도 멋진 장면 좀 잡아보려 했더만 쉽지 않네요 .. ㅎㅎ
그렇게 에어쇼 구경을 마치고 처음에 들어갔던 게이트를 통해서 나옵니다.. 입장 마감 시간이 다 되었는대도, 여전히 사람들이 가득하더군요 ..
그런데 위에 허물어진 집은 무엇일까요?
미군부대가 확장하면서 기지 주변 마을이 사라진 것입니다... 집 뿐만이 아니라, 저 마을 주민들이 농사를 짓던 땅들도 사라지게 된 것입니다.. 이 마을에 살던 사람들은 새로운 터전으로 이주를 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살던 마을이 사라진다는 것이 좋은 일은 아닙니다..
또한 이곳은 비행기 소음이 아주 심한 곳입니다.. 에어쇼 보러 온 사람들은 큰 비행기 소음을 하루만 들으면 되지만, 송탄지역 사람들은 매일같이 들어야 합니다.. 특히 에어쇼 준비하는 기간 동안, 비행기들이 연습한다고 며칠 동안 큰 소음을 내고 다녔지요..
에어쇼 구경 오신 분들이 비행기만 보고 가실 것이 아니라, 지역민들의 삶에 환경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대한민국이라는 곳에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니까요...
에어쇼가 열리는 곳은 미 공군 K-55 오산비행장입니다.. 기지 후문에서 행사가 진행됩니다.. 군사시설인지라 정확한 주소로 찾기는 힘들구요.. 자가용으로 온다면 송탄소방서를 찾아서 오면 됩니다.. 주차장이 넓게 되어 있는데, 오전 중에 꽉 들어 찹니다.. 대중교통의 경우 지하철 1호선 송탄역에 내리면 셔틀버스가 대기하고 있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출발하는 것이 아니고, 사람이 다 타면 면 바로바로 출발합니다..
북한, 러시아, 중국, 이란 국적의 사람은 들어갈 수 없습니다.. 당연한 얘기겠지요.. 제 생각에는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어린 아이들은 조금 더 크고서 오는게 좋겠더군요 ..기다리는 시간도 많고, 비행기 소음도 상당히 크기 때문입니다.. 귀마개, 망원경 있으면 갖고 오는 것도 좋구요.. 행사장 입구에서 귀마개, 망원경을 팝니다.. 허접한거 바가지 요금 붙여서요.. 운동화 신고 오세요..
마무리 멘트를 쓰다보니, 에어쇼 오는 방법을 적었네요.. ㅋㅋ .. 내년에도 할 테니까.. 도움 되시라 미리 적어두었습니다.. 내년에 이 글을 많이 봐야 할텐데.. ㅋㅋ.. 전시되어 있는 비행기와 비행기들이 하늘을 날아다니는 모습은 한번 더 포스팅 하겠습니다... ^^
그리고 에어쇼 행사장에서는 금연입니다.. 특히 비행기 옆에서 담배 피지 마세요..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버리시고, 특히 흑인들 비하하는 발언 하지 마십시오.. 걔네들 다 알아듣습니다..
에어쇼는 남자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합니다.. 고막이 찢어질 듯한 굉음이지만, 그 소리를 들으면 흥분됩니다.. 하늘을 날으는 꿈 .. 그 거대한 비행기가 날으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멋진데, 바로 눈 앞에서 펼쳐지다니.. 아주 신나는 시간입니다.. 올해는 이렇게 끝니 났지만, 내년에도 오산비행장 에어쇼가 열린다면, 여러분도 함께 하실 수 있길 바랍니다.. 그러면 저는 더 일찍 가야겠는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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