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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해녀박물관

 

제주도 올레길 20코스의 종점은 구좌읍 하도리에 있는 해녀박물관입니다 .. 올레길 20코스 완주 후 ..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 보기로 합니다 .. 여기까지 왔는데 박물관을 그냥 지나치는 것은 예의가 아니지요 .. 박물관 구경도 구경이지만 .. 하루종일 밖에서 걸어다녔기에 .. 실내에서 온기를 느끼고 싶기도 했습니다 ... ㅎㅎ .. 다행히 박물관은 따뜻하게 우리를 맞아줍니다 ... ㅋㅋ ..

 

 

 

해녀박물관은 제주시 구좌읍에 있습니다 .. 김녕해수욕장, 월정리해수욕장, 성산일출봉 등과 가깝습니다 .. 해녀박물관은 2006년에 오픈했으니까 .. 올해로 개관 10주년이 되는군요 .. 운영은 제주도에서 하고 있습니다 .. 입장료가 있습니다 .. 어른은 1,100원 .. 청소년은 800원입니다 ..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매표는 오후 5시까지) ..

 

 

 

 

 

때마침 영상실에서 해녀에 관한 동영상을 시작해서 후다닥 들어가봅니다 ..

 

해녀는 단순히 바다속에 들어가서 해산물을 채취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제주도 문화의 한 축으로서, 다방면에 걸쳐 의미하는 바가 큽니다 .. 해녀박물관에서 제주도에 사는 여성으로의 삶 .. 어머니의 삶이 이어지는 것을 살펴보게 됩니다 .. 해녀의 가치와 존엄에 대해서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게 됩니다 ..

 

 

 

 

 

박물관은 크게 5개의 전시관으로 나누어집니다 .. 1, 2, 3관으로 나누어서 상설전시가 있고, 특별히 기획전시가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어린이 해녀관도 있고요 .. 1층부터 해서 하나하나 찬찬히 둘러보면 됩니다 .. 1전시실 먼저 들어와봤습니다 ..  1전시실에서는 제주도 해녀가 살던 집, 제주도 어촌마을, 제주도 세시풍속, 해녀의 생활도구, 제주도 음식문화, 해신당과 굿에 관련 된 자료를 볼 수 있습니다.

 

제주도의 옛 어촌마을의 풍경입니다 .. 바다와 함께 살아가는 제주도 사람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띠로 촘촘히 묶은 초가집은 돌담으로 둘러져 있고요 .. 배위에서 여러가지 일을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  

 

 

 

 

 

해신당과 굿 .. 전시를 눈여겨 보게 됩니다 .. 모진 바다에서 생활해야 하는 해녀들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바다를 관장하는 용왕신에 의지하게 됩니다 .. 수시로 바닷가에 있는 해신당을 찾아가 물질작업의 안전과 풍요를 기원합니다 .. 이것은 미신이 아닌 하나의 신앙으로서, 해녀들의 간절함이 담긴 문화입니다.  해신당은 지금도 제주도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

 

영등달인 음력 2월에는 영등신을 위한 영등굿을 합니다. 영등신이란 바다의 안전과 풍어를 갖다 준다는 신(神)입니다. 음력 2월 초하루에 제주도에 와서 바닷가를 돌며 미역, 전복 등의 씨를 뿌립니다. 해녀들의 삶에 풍요를 주고 음력 2월 보름에 본국으로 돌아간다고 합니다.

 

 

 

 

 

제2전시실로 이어집니다 .. 2전시실은 해녀의 역사, 해녀 공동체에 관한 전시입니다. 불턱, 물옷, 물질도구, 해녀의 역사, 해녀의 사회헌신과 참여 등을 볼 수 있습니다. ..

 

위에 사진은 불턱의 모습입니다. 불턱이란 해녀들이 옷을 갈아입고, 바다로 나갈 채비를 하는 곳입니다. 작업 중간중간에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요 .. 바다물에 들어갔다 나오면 한기를 느낄 수 밖에 없기에, 불을 피워서 따뜻하게 합니다 .. 불턱에서 해녀 서로간의 정보 공유도 하고, 기술 전수도 하고요 .. 해녀들끼리 의사걸졍도 이루어지는 공간입니다.

 

 

 

 

 

해녀들이 물질 할 때 사용하는 옷, 도구 등을 볼 수 있습니다. 요즘 우리가 해녀를 생각하면, 검은색의 고무옷을 쉽게 떠올립니다. 이런 고무옷은 1970년대부터 입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전에는 위 사진과 같은 옷을 입고 물질을 하였고요 .. 물질할 때 입는 옷을 물옷이라 합니다. 물소중의(하의), 물적삼(상의), 물수건(머리카락을 정돈하는) 등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각종 옛 문헌에 나온 해녀 역사에 대해서 살펴보게 됩니다. 삼국사기, 고구려본기 등에 탐라에서 야명주(진주)를 진상했다는 기록이 있답니다. 이루 미루어 볼 때 삼국시대 이전부터 해녀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해녀의 역사 다음으로 해녀 공동체, 해녀들의 항일운동 등에 대해서도 살펴 볼 수 있습니다.

 

해녀는 개인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철저하게 공동체를 이루어 활동하게 됩니다. 공동체 속에는 규약과 법이 존재하고요 .. 바다에서 혼자 물질하다가는 위험에 처할 수 있기에, 꼭 함께 작업을 하게 됩니다. 일제강점기에는 해녀들의 항일운동도 활발히 전개되었습니다. 제주해녀들의 항일운동은 국내 여성 최대 항일운동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해녀들이 물질해서 번 돈은 공동체를 위해서도 사용됩니다. 마을을 정비하고, 학교 교육에도 도움을 주게 됩니다. 바다에 일정구역을 정해서, 거기에 나오는 수익금은 마을과 학교를 위해서 사용합니다. 이러한 구역을 이장바당, 학교바당 등으로 불리기도 하고요 .. 위 사진의 해녀공덕비는 온평리 일대 해녀들의 공덕을 기리기 위한 것입니다. 온평리 해녀들이 학교바당에서의 수익으로 학교를 재건한 것을 기념하기 위한 것입니다.

 

 

 

 

 

원래대로 가면 3전시실로 갔어야 했는데 .. 어찌하다가 길을 잘 못들어서 박물관 위에 기획전시실로 갔습니다. 창 밖으로 거친 제주의 바다가 보입니다 .. 빗방울은 여전히 내려주고 있고요 .. 이날의 날씨를 딱 맞게 표현해주는 사진입니다 .. ㅎㅎ .. 빗방울이 맺혀서 그렇지, 전망은 참 좋았어요 ... ㅎㅎ

 

 

 

 

 

제가 갔을 때(2015년 11월)에는 '사진으로 전하는 하도해녀 이야기'라는 사진 전시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 해녀들의 생생한 삶의 현장과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 인상적인 것은 바로 이 사진 .. 손 바닥 위에 약이 올려진 사진입니다. 해녀가 바다로 들어가면 바다의 수압 때문에 귀가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겪기도 한답니다.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진통제를 먹고 들어가기도 한다는군요 .. 맘이 짠해졌습니다.

 

 

 

 

 

3전시실로 왔습니다 .. 3전시실의 테마는 해녀들의 생애에 관한 내용입니다. 제주도에서 여인으로 태어나서, 바다에 나가 물질을 하는 .. 제주 여인의 삶에 대한 궤적을 살펴 볼 수 있습니다.. 1전시실과 2전시실은 해녀와 관련 된 사물 그 자체를 볼 수 있었지만, 3전시실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해녀에 대해서 알 수 있습니다.

 

 

 

 

 

'저승에서 벌어 이승에서 쓰는 물질 그래도 테왁망사리를 한 가득 채우는 기쁨'

 

해녀는 단순히 해산물을 채취하는 것이 아닙니다. 목숨을 담보로 그 깊은 바다물 속에 뛰어 드는 것입니다. 바다속으로 들어갔다가 숨이 차면 물 밖으로 올아와야 합니다. 다시 숨을 고르고 들어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물 위로 올라오다가, 커다란 해산물(전복 같은)을 발견합니다. 올라왔다 다시 내려가면 찾을 수 없고 .. 숨을 더 참고 그걸 캐러 다시 바다로 들어갑니다. 그렇게 내려왔다 올라가는 그길을 저승길에 비유한 것입니다.

 

해녀 자신만을 위해서 숨을 참고 들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해산물을 잡은 것으로 자식을 위해 가족을 위해 사용하려는 그 마음 .. 그 마음이 깊은 바다로 가게 만드는 것입니다. ..

 

 

 

 

 

어린이 해녀체험관 모습입니다. 이쪽으로는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가 봅니다 .. 조용했어요 .. 다양한 놀이를 통해서, 해녀를 느낄 수 있게 만들어 두었습니다 .. 박물관 1층에는 소라화분만들기, 해녀아트북만들기, 해녀종이인형만들기 등의 체험프로그램도 있습니다 .. 공짜는 아니네요 .. ㅋㅋ

 

 

 

 

 

1층에서 볼 수 있는 매그넘 사진작가의 눈에 비친 제주해녀 ..

 

 

 

 

 

해녀박물관을 보고 제주시내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정류자으로 이동합니다. 정류장 뒷편으로 탑이 하나 있습니다. '제주해녀항일운동기념탑' 제주해녀항일운동은 1931~1932년까지 이어졌습니다. 연인원 1만 7천명이 참여한 대규모 항일운동입니다. 해녀들뿐만 아니라 청년, 농민들도 함께해서, 일제의 식민지 수탈정책에 적극적으로 투쟁하였습니다. 국내 최대 여성 주도 항일운동이고, 최대의 어민봉기였습니다. 

 

 

 

해녀박물관 바로 앞에 동회선일주도로 버스(701번)가 정차합니다. 제주시외버스터미널까지 약 1시간 정도 걸립니다. 제주올레길 20코스 종착지이자 21코스 출발지입니다. 올해 안에 21코스 걸으러 갈꺼니까 .. 다시 찾게 되겠군요 .. 그날이 어여 왔으면 좋겠습니다 ... 히히히 .. ^^

 

저같은 육지사람들은 바다일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합니다. 그저 그 생산물에만 관심이 많지요 .. 해녀에 관해서도 그렇습니다. 제주도 가면 해녀들이 따온 소라, 전복 등에 관해서만 관심을 가질뿐입니다. 그것을 얻기 위해 깊은 바다로 들어가는 해녀에 대한 생각은 잘 못합니다. 

 

제주도를 알면 알수록 제주도 해녀, 제주도 여성에 대한 위대함이 느껴졌습니다. 이번 해녀박물관 둘러보면서, 더더욱 고개가 숙여지고 존경의 마음이 들었답니다. 제주도 여행길 맑고 푸른 바다 보시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해녀박물관에 들러 제주도를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시간 보내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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