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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막국수

 

제가 보통 저녁 9시 30분쯤 퇴근합니다. 그러면 밥 먹으면서 텔레비전을 보게 되는데요. 수요일 9시 30분경에는 수요미식회라는 프로그램을 종종 봅니다. 음식 하나를 놓고 음식의 역사, 맛집 등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입니다. 3월 초에 막국수 편을 하더군요. 평소에 막국수를 무척 좋아했던지라 유심히 보게 됩니다. 그러다 발견한 곳. 장원막국수입니다.

 

 

수원 대학병원으로 어머니께서 정기검진을 받으러 다니십니다. 진료가 끝나고 점심때가 왔습니다. 수요미식회 방송 본 것이 생각나서 어머니와 함께 장원막국수로 향합니다. 장원막국수집 명성은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 막국수가 깔끔하다는 평이 많습니다. 대략적인 위치도 알고 있었습니다. 

 

방송에서도 얘기했지만 여기가 찾아가기가 그렇게 쉽진 않습니다. 내비게이션은 용인서울고속도로로 안내하고 서분당(고기) 인터체인지로 빠져나옵니다. 물이 졸졸 흐르는 계곡(?)을 따라 나 있는 좁은 길을 따라 꽤 많이 들어가야 합니다. 막국수 하나 먹으러 이렇게까지 가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수원에서 30분 정도 걸렸습니다. 

 

그렇게 산넘고 물 건너 도착을 했는데 식당 앞 주차장에 빈자리가 없습니다. 주차관리 아저씨가 식당에서 조금 더 내려가면 주차장 있다고 합니다. 주차 후 식당으로 오니 사람이 많습니다. 저 앞에 왼쪽에 보이는 하얀 천막이 대기석입니다. 난로와 의자가 있습니다.

 

 

 

 

 

딱 봐도 바로 먹을 수 있는 분위기는 절대 아닙니다. 식당 문을 열고 들어가면 노트가 있습니다. 노트에 이름 적고 기다려야 했습니다. 빈자리가 나면 식당 주인으로 보이는 분이 이름을 부릅니다. 얼마나 걸릴까요? 라고 살짝 물어봅니다. 30분 정도는 걸릴 것이라네요. 30분이 기다려야지 뭐 별 수 있습니까? 허영만 화백은 한번 더 왔는지 궁금합니다. 수요미식회에는 3월 2일에 나왔습니다.

 

 

 

 

 

비빔막국수, 수육이 주된 메뉴입니다. 메뉴에는 없지만 물막국수 주문 가능합니다. 메뉴에는 없지만 별도로 주문 가능했던 들기름막국수는 당분간은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녹두전도 안 하고요.

 

메뉴판을 보면 이 집의 뽀인트를 알 수 있습니다.

1. 도정한 지 일주일 이내의 메밀만을 사용한다.

2. 하루에도 여러 번 빻아 메밀가루를 만듭니다.

3. 제분한 메밀과 물로만 반죽하여, 주문 즉시 국수를 내립니다.

 

 

 

 

 

밖에서 기다리다가 식당 안쪽에서 음식 만드는 모습을 바라봤습니다. 단정한 모습의 주방은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이 모습은 식당 안으로 들어가면 훤히 다 들여다 보입니다. 그나저나 손님들은 왜 이리 안 빠지는 거야. 

 

 

 

 

 

처음에 예상했던 대로 30분 정도 지나니 제 이름을 부릅니다. 들뜬 마음으로 식당 안으로 들어갑니다. 식당은 신발 벗고 들어가는 형태였어요. 그렇다고 방석 깔고 앉는 것은 아니고 테이블과 의자가 있습니다. 거실도 있고 별도의 방도 있습니다. 창가에 햇빛 받으면서 먹으면 좋겠는데 방으로 들어갑니다.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식당이 깔끔합니다. 반듯한 느낌이에요. 저 앞에 하얀 가운 입고 머리 짧은 분이 손님 대기받고 부르는 분이고 옆에 여성분(안주인이라 생각되는)이 오며 가며 계산하고 서빙합니다. 도우미 아주머니들 몇 분 더 계시고. 이렇게 방송 타고 손님 많으면 정신없을 것 같은데 그렇게 복닥거리지 않고 차분하게 식당이 돌아갑니다. 직원분들도 대체로 친절하게 잘 대해 주시고요.

 

 

 

 

 

자리에 앉으면 주전자와 컵이 먼저 나옵니다. 주전자에는 뜨끈한 면수가 담겨 있습니다. 메밀국숫집에 가면 면수가 반갑습니다. 면수는 면 삶은 물입니다. 구수한 면수 한 모금 먹고 입을 헹구면서 음식 나오기를 기다립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렸는데 면만 먹고 가면 좀 억울할 것 같습니다. 수육하나 시켜봅니다. 수육은 소, 중 2가지가 있습니다. 2명이니까 소. 그냥 이렇게 보면 양이 적어 보이지만 국수랑 먹으면 딱 맞더라고요. 야들야들한 고기가 맛있습니다. 비계도 적당하고 부드럽게 넘어가는 수육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수육을 시키니까 열무김치, 새우젓, 마늘, 고추, 쌈장 등이 나옵니다. 열무김치는 기본반찬인 듯합니다. 열무김치가 아삭아삭합니다. 저는 익은 김치보다 겉절이 스타일을 좋아해서 그런지 맛나게 잘 먹었습니다. 열무김치는 별도로 판매합니다. 메뉴판에 가격이 나와있어요. 1.5㎏ 1만 원. 수육하고 나온 쌈장은 이 집에서 만든 것 같지는 않았고요.

 

 

 

 

 

그냥 수육만 먹기에는 아쉽지요. 막걸리 한 잔 주문합니다. 잔 막걸리 주문이 가능하네요. 1잔에 1천 원. 잔 막걸리는 포천막걸리입니다. 알밤 막걸리는 병으로 판매합니다. 잔막걸리는 1인당 1잔만 판매한답니다. 병막걸리는 2인당 1병만. 여긴 주점이 아니니까 이게 맞지요. 그리고 저는 막걸리 혀 끝으로 맛 만 봤어요. 저거 다 안 먹었습니다. 혹시 음주운전했다고 뭐라 하실까봐. 

 

 

 

 

 

먼저 나온 물막국수입니다. 물막국수는 메뉴판에는 없지만 주문 가능합니다. 데코레이션이 참 예쁩니다. 하이얀 메밀면 위에 노란 계란지단과 초록빛의 오이. 사이사이 하이얀 무와 배 한 조각 올려져 있는. 내가 이 것을 흩트리고 먹어야 되는것인가? 라는 아쉬움이 밀려올 정도입니다. 

 

물막국수 주문한 이여사님께서 육수를 드셔보시니 감탄을 하십니다. 맛있다는 것. 우리 까칠한 절대미각 이여사님이 맛있다면 된 겁니다. 긴 말이 필요 없습니다. 강원도 쪽 막국수집 가면 동치미국물이 별도로 나옵니다만 장원막국수는 사골육수가 기본 인 국물입니다. 찐한 맛이 있네요. 후루룩.

 

 

 

 

 

다음은 비빔막국수. 비빔막국수에는 빨간 양념장이 올라가서 그 모양이 더 예쁘네요. 내가 널 무너트리고 먹어야 하다니 미안하다. 하지만 슥슥 비벼서 먹어봅니다.

 

 

 

 

 

메뉴판을 보니 비빔막국수 먹는 법이 있네요. 양념장을 떨어트려 면타래를 뒤집고 비벼먹으라는 것. 면을 입안 가득히 넣고 꼭꼭 씹으면 메밀의 향을 즐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착한 아이인 저는 싹싹 비벼 한 입에 넣어봅니다. 메밀의 향기를 느껴보고자 합니다. 부드러운 면의 감촉과 메밀의 향 그래 이래서 막국수를 먹는구나. 이 집이 맛집이구나를 느껴봅니다.

 

우리 이여사님은 메밀향기가 좀 약하다고 하시네요. 어린 시절에 집에서 직접 메밀 빻아서 먹던 그 메밀향보다는 약하다는 것이지요. 그렇겠죠. 직접 해서 바로 먹던 추억의 맛 하고 이길 상대는 없으리라 봅니다. 

 

제 테이블 주변에 있는 아저씨들이 맛있다는 이야기를 계속합니다. 옆에 아저씨들이 사리를 추가합니다. 사리가 국수 한 그릇이 그대로 나오는 양이에요. 많이 나옵니다. 여기는 100% 순 메밀입니다. 면이 아주 부드럽습니다. 닭갈비집에서 주는 뻣뻣한 막국수 생각하면 안 됩니다. 순메밀이라 잘 끊어집니다. 가위 달라고 하지 마시고요. 보기보다 양이 많습니다. 수육 먹고 막국수 한 그릇 먹고 나니 심히 배부릅니다. 

 

 

 

 

 

장원막국수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이종무로 119

031-263-1107

 

화요일은 정기휴무

 

 

 

 

원래도 더 유명했지만 수요미식회라는 방송에 나오면서 사람들의 시선을 더 잡아끄는 장원막국수입니다. 음식점이 전체적으로 깔끔합니다. 손님 대하는 모습도 그렇고 나오는 음식도 군더더기 없이 단정합니다. 다만 찾아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다음에 수원, 용인, 분당 쪽 지나갈 일 있으면 꼭 찾아가고픈 막국수집입니다. 맛있는 집 알게 된 것은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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