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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안성리 수국길

 

제주도 2박 3일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이번 여행의 큰 테마는 수국과 마라도입니다. 6월의 제주도는 곳곳에 수국으로 아름답게 물들고 있습니다. 대정읍 운진항에서 마라도 가는 배를 타기로 했으니, 가는 길에 수국을 만나보려 합니다.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해서 대정읍 안성리에 있는 수국을 보러 갑니다.  

 

HELLO JEJU

 

 

 

 

이번 여행은 렌터카를 빌리지 않고 버스로만 다녔습니다. 제주국제공항에서 운진항까지는 151번, 152번 버스가 갑니다. 제주국제공항 4번 게이트로 나오면 대정 방면으로 가는 버스 정류장이 있습니다. '제주버스정보' 앱을 사전에 받아두었습니다. 앱에 버스 시간이 나옵니다. 버스에 적힌 시간에 딱 맞춰 버스가 도착합니다. 안성리 수국길을 가려면 151번 버스를 타고 구억리 정류장에서 내리면 됩니다. 

 

 

 

 

 

 

 

151번, 152번 버스처럼 100번 대 버스는 급행일반간선 버스입니다. 빨간색으로 디자인했습니다. 굳이 비유하자면 직행버스, 광역버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버스는 신제주를 지나 평화로를 타고 대정 방면으로 향합니다. 안덕면으로 들어서니 하얀 메밀꽃과 초록의 녹차밭이 보입니다.  

 

오설록을 지나 제주도 영어교육도시를 지납니다. 영어교육도시는 정부에서 영어 배우러 외국 나가지 말고, 한국에서 배우라고 만든 것입니다. 외국학교도 유치하고요. 외국 느낌 납니다.

 

 

 

 

구억리 정류장에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급행일반간선 버스의 기본요금은 2,000원입니다. 하차할 때 카드 찍으니 800원이 추가됩니다. 공항에서 구억리까지 거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버스타면서 행선지를 미리 말해야 했습니다. 거리마다 요금이 다르니까요. 지금은 하차할 때 카드 찍으면 됩니다. 하차할 때 카드 꼭 찍어야 합니다. 안 찍으면 얼마나 이동했는지 모르기에 다음에 버스 탈 때 1,000원이 추가로 찍힙니다. 하차태그하고 40분 이내로 환승할인 됩니다. 환승할인은 하루에 2회만 됩니다. 

 

길을 건너 버스 진행 방향으로 가서, 구억중앙로 쪽으로 직진하면 됩니다. 

 

 

 

 

지금 가는 곳은 '안성리 수국길'입니다. 151번 버스 정류장에 '인성리'라고 있습니다. 인성리에서 내리면 안 됩니다. 헷갈리지 마시고요. 안성리 수국길로 가는 길에는 돌담이 길게 이어져 있습니다. 돌담 뒤로는 귤나무도 보입니다. 돌담 위에 항아리, 물허벅 등으로 장식을 하였습니다. 구억리 버스정류장에서 안성리 수국길까지는 걸어서 10분 정도 가면 됩니다. 

 

 

 

 

수국 말고도 곳곳에 작은 꽃들이 피어있습니다. 이런 작은 꽃들은 자동차 타고 빠르게 지나가면 볼 수 없습니다. 작은꽃과의 만남은 걸어서 천천히 여행할 때의 기쁨입니다. 돌담 아래 피어난 분홍색 꽃이 귀엽습니다. 꽃 이름을 찾아보니 '송엽국'입니다. 잎이 두툼하니 다육이로군요. 

 

 

 

 

여행자의 눈에는 감귤창고도 멋스럽습니다. 

 

 

 

 

안성리 수국길은 관광지가 아닙니다. 시골 동네 작은 길입니다. 별도의 주차장이 없습니다. 수국길 바로 앞까지 차 끌고 가지 마시고, 돌담 부근 공터에 적당히 주차하고 걸어 들어오는 것이 좋겠습니다. 렌터카 주차로 농사용 트럭이 제대로 이동 못 하는 것을 봤습니다. 수국 보는 것은 좋지만, 동네 주민에게 피해가 가서는 안 될 것입니다. 

 

각설하고 지금부터는 안성리 수국길의 수국을 감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성리 수국길에 울긋불긋한 수국이 많이 보여서 놀랐습니다. 진한 보라색, 핑크색의 수국이 많이 보입니다. 평상시에 수국하면 사진 왼쪽처럼 연한 색깔을 많이 생각했었거든요. 아무튼 남자는 보라, 핑크라 했으니, 알록달록한 수국도 반갑습니다. 

 

 

 

 

돌담따라 이어지는 제주도 수국

 

 

 

 

돌담 너머로는 귤이 익어가고 있습니다. 귤 색은 초록색입니다. 500원 정도 크기로 컸습니다. 

 

 

 

 

수국길이라고 해서 커다란 대로로 뻗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양쪽으로 귤밭과 돌담이 있고, 돌담을 따라 수국이 활짝 피어난 것입니다. 전체 길이는 100m는 정도 되었습니다. 왔다 갔다 하다 보면 구경하는데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습니다. 꽃이 예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기도 합니다. 

 

 

 

 

삼각대 놓고 사진 찍는 커플도 많습니다. 특히 어린 친구들이 이렇게 사진 많이 찍습니다. 예쁘더군요. 그런데 가끔은 좋은 포인트에서 삼각대 놓고 오랫동안 찍을 때는 얄밉습니다. 얄미울 때는 눈치 없는척하고 삼각대 앞으로 쓱 지나가기도 합니다. 저 못됐죠?

 

 

 

 

어린아이와 함께 온 가족의 모습이 더욱더 사랑스럽습니다. 엄마와 딸이 옷을 비슷하게 입고, 아빠와 아들이 옷을 비슷하게 입었던데 그 모습이 행복해 보였습니다. 엄마, 아빠는 꽃 앞에서 사진 찍어주고 싶어서,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고요. 아이들의 눈에는 수국이 더 예쁘게 보이겠죠? 아이들 기억 속에 비행기 타고 꽃구경 온 것은 기억나지 않겠지만, 사진으로도 제주도에서의 아름다운 시간 보냈다는 것을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안성리 수국길은 잘 정돈 된 것이 사람의 손길이 닿은 것 같습니다. 검색해보니 2019년 기사가 나옵니다. 마을에 살고 계신 노부부께서 가꾸시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때가 6년 되었다고 하니, 지금까지 이어서 가꾸신다면 8년째 시군요. 노부부께서 건강하신지 모르겠습니다. 덕분에 여행자들은 편안하고 아름답게 꽃구경을 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6월 초에 갔을 때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활짝 만개한 것도 있지만, 이제 막 피기 시작하는 수국도 있습니다. 조심스럽게 예상하면 6월 말까지는 수국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수국이 좋은 점은 금방 피고 지는 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1달 정도의 시간을 두고 피어납니다. 하나가 피고 지면, 옆에서 또 다른 꽃이 피고 지고 합니다. 

 

 

 

 

나비도 꽃 구경 왔습니다. 꽃구경하다 보면 벌이 날아올 때가 많습니다. 벌과 나비가 꽃 찾아오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지요. 벌 있는지 잘 보고 구경하시길 바랍니다. 벌이 윙윙거리고 다니면, 저도 한발 물러서게 되더군요. 그래도 안성리 수국길은 벌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반사경에 비친 모습. 수국도 자신이 예쁜 줄 알고 거울 보는 것 같습니다. 나 예쁘지?

 

 

 

 

어떻게 이렇게 예쁜 색깔이 나올 수 있는 것인지 보면 볼수록 신기합니다. 수국의 색은 환경에 따라 변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처음에는 하얀색이었는데, 꽃에 있는 특정 성분이 토양과 반응해서 색을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안성리 수국길 일대는 꽃 색깔이 다 비슷비슷한가? 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컴퓨터가 아무리 최첨단이 되어도 자연의 색을 제대로 표현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수국과 돌담인데 뒤로 보이는 마른 나뭇가지가 무척 특이했습니다. 

 

 

 

 

그렇게 수국 구경을 마치고 구억리 버스 정류장으로 향합니다. 돌담 아래 또 다른 꽃이 보입니다. 여리여리한 꽃잎이 바람에 흔들립니다. 꽃 이름은 '분홍낮달맞이', 낮과 달이 함께 들어 있는 것이 이름이 독특하면서도 예쁩니다. 낮에 활짝 피었다가 저녁에 시들어서 '낮달맞이' 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답니다. 꽃말이 무언의 사랑. 뭔가 의미심장합니다. 

 

 

 

 

오늘 소개한 안성리 수국길은 제주도 남서쪽 대정읍에 있습니다. 마라도 가는 길에 찾은 것이고요. 제주국제공항에서 버스로 이동 가능합니다. 안성리 수국길은 노부부가 가꾸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시골 속에 피어난 자연스러움이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사이사이 이어지는 작은 들꽃과의 만남도 기억에 남습니다. 다시 구억리 정류장으로 돌아섭니다. 추사유배지로 향하는 버스가 255번 버스가 곧 도착한답니다. 발걸음이 빨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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