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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시장 성게알밥, 멍게비빔밥

 

포항 여행길에 꼭 찾게 되는 찾아야만 하는 곳은 죽도시장입니다. 점심 먹기 위해 죽도시장을 찾았습니다. 오늘의 메뉴는 성게와 멍게입니다. 성게와 멍게의 싱싱하고 달큼한 향기에 빠져봅니다. 

 

오감 퐝퐝 죽도시장

 

포항을 빠르게 발음하면 '퐝퐝'처럼 들립니다. 불꽃놀이 할 때 퐝퐝 터지는 느낌도 있고요. 포항 죽도시장은 동해안에 있는 시장 중에 가장 큰 시장이라 할 정도로 규모가 큽니다. 포항에 1박 2일 있었습니다. 첫날 포항에 오자마자 죽도시장을 찾았고, 둘째 날에도 죽도시장에 왔습니다. 먹으러 왔습니다. 

 

 

 

 

죽도시장에서도 생선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곳은 죽도시장 위판장입니다. 위판장은 경매하는 곳입니다. 새벽에 위판이 이루어지고 나서 그 자리에는 상인들이 모여서 생선을 판매합니다. 제철 생선들이 가득합니다. 가격도 엄청 저렴합니다. 진짜 이 가격 맞아요? 놀랍니다. 위판장 건물에 주차장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찾아갈 수도 있습니다. 

 

 

 

 

요즘 최고로 인기 있는 오징어입니다. 갓 잡은 오징어는 초콜릿색입니다. 초콜릿 오징어라 불리기도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하얗게 변하지요. 싱싱할 때는 초콜릿 색을 보여주고, 시간이 지난 것들은 배를 갈라서 내장 빼서 팔기도 합니다. 색깔 안 보이게. 올해 오징어 어획량이 증가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립니다. 

 

 

 

 

 

 

 

 

길치, 아귀, 가자미, 도루묵 등 여러 가지 생선이 많습니다. 

 

 

 

 

홍게로도 불리는 붉은대게도 가지런히 쌓여 있습니다. 10마리가 넘는 것들이 한 바구니에 담겨 만 원짜리 몇 장이면 살 수 있습니다. 저희 집 식구들이 게를 참 좋아합니다. 특히 조카들이 게 맛을 알아버렸어요. 대게를 먹으면 좋겠으나 조카들 먹성을 감당이 안 됩니다. 붉은대게를 가끔 사 먹습니다. 

 

 

 

 

시장 들어올 때는 무겁게, 나갈 때는 가볍게. 오늘도 완판하이소!

 

 

 

 

죽도시장에서는 대게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구룡포, 영덕, 울진 등 동해의 주요 대게 산지가 포항과 가깝습니다. 산지는 다르다 해도 대게 잡는 지역은 비슷합니다. 대게를 잡고 어디로 오느냐에 따라 산지가 달라집니다. 6월부터 11월까지는 대게 금어기입니다. 금어기에 있는 대게는 주로 러시아에서 온 것입니다. 대게 먹고 싶습니다. 너무 비싸요.  

 

 

 

 

 

 

 

 

위판장에서 큰길 따라 내려오다가 '11번 영덕대게회' 집에서 멈춥니다. 포항 내려오면서 미리 검색했습니다. 성게알 먹으려고요. 구룡포 쪽에 성게가 많이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었기에, 죽도시장에도 성게를 볼 수 있으리라 예상했습니다. 검색해보니 죽도시장에서 성게 파는 집이 잘 없습니다. 11번 이 집이 성게알 비빔밥을 꾸준히 한다기에 찾았습니다. 

 

 

 

 

식당 앞에 펼쳐진 다양한 횟감들. 

 

 

 

 

11번 식당은 전날에도 찾았습니다. 그런데 성게가 없답니다. 제가 오기 전 며칠 동안 날씨가 좋지 않았답니다. 비도 오고 바람도 불고요. 그래서 해녀분들이 바다를 못 나갔다는 것입니다. 성게를 못 잡은 것이죠. 혹시 몰라 둘째 날 다시 찾았는데 다행히도 성게가 들어왔습니다. 사장님이 작은 그릇에 담긴 성게를 보여주십니다.

 

 

 

 

테이블이 4~5개 정도 있는 작은 식당입니다. 이곳은 상차림 식당입니다. 다른 지역에서는 초장집이라고도 하지요. 횟감이나 대게 등을 다른 가게에서 사 와서 먹을 수 있습니다. 이때 1인당 4천 원의 상차림 비용이 있습니다. 몇 가지 반찬하고 양념류 등이 나옵니다. 

 

 

 

 

상차림 식당이니까 여는 횟집처럼 다양한 메뉴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물회, 회덮밥이 있고요. 특별 메뉴로 성게알밥과 멍게비빔밥이 있습니다. 성게와 멍게는 날씨와 계절적인 영향을 받습니다. 식당에 간다고 무조건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친구가 있어서 성게알밥과 멍게비빔밥을 하나씩 주문합니다. 둘이 가면 메뉴 선택폭이 넓어서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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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둠 접시에 몇 가지 먹거리가 담겨 있습니다. 반찬이라기보다는 애피타이저 느낌입니다. 여기에 깻잎과 김치가 함께 나왔습니다. 좀 소소한가요?

 

 

 

 

매운탕이 나옵니다. 매운탕은 주문한 것이 아니고 기본으로 나옵니다. 포항에서는 물회, 비빔밥 등을 먹으면 서더리(생선회 뜨고 남은 뼈) 들어간 매운탕이 자동으로 올라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음식값에 포함된 것이겠지만, 받아들이는 손님으로서는 뿌듯합니다. 

 

 

 

 

성게알밥과 멍게비빔밥까지 한 상 거하게 차려졌습니다. 

 

 

 

 

여기서 잠깐! 밥을 비비기 전에 확인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밥 비빌 때 양념장입니다. 회덮밥 먹듯이 초장 넣고 비비면 안 된다는 말씀. 초장이 일단 들어가면 모든 음식을 초장 맛으로 변신시켜줍니다. 초장의 장점이자 단점이죠. 성게와 멍게는 향으로 먹어야 하는 음식입니다. 초장으로 비비면 재료의 제맛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기호에 따라 간장 살짝 넣고 살살 비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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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게알밥. 성게가 얼마 없다고요? 성게가 얼마나 비싼데요. 서울 백화점에서 성게알 100g에 2만 원 넘게 파는 것을 본 적도 있습니다. 사장님 말씀이 성게가 일 년 내내 잡히긴 하지만 여름철이 체절이고 가장 맛있다 이야기해주십니다. 다행히 저는 여름이라 맛있는 성게를 먹을 수 있었습니다. 겨울에 잡히는 성게는 쓴맛이 난다고 합니다. 비빔밥보다는 국 끓여 먹는 경우가 많다고 하십니다. 

 

 

 

 

저의 머릿속에 성게가 달콤 쌉싸름하다는 맛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겨울에 먹었던 적이 있어서 그런가 봅니다. 거제도 갔을 때는 봄, 여름 성게 많이 나올 때 냉동을 하더군요. 비빔밥에도 냉동한 것으로 내오곤 했습니다. 아무튼 이번에 먹은 성게알밥은 기대한 만큼 맛있습니다. 성게 향도 좋고요. 

 

성게 하면 생각나는 에피소드 하나. 제가 어린이 시절 가족이 동해로 피서를 갔습니다. 거기서 성게를 잡았습니다. 여름방학 숙제로 낼 거라면서 성게를 집으로 가지고 왔습니다. 집에 왔는데 성게가 상했습니다. 당연하죠. 그 뜨거운 여름인데. 집에서 실망했던 때가 아직도 기억납니다. 

 

 

 

 

멍게비빔밥 

 

 

 

 

성게 좋아하는 친구에게 성게알밥을 양보하고, 저는 멍게비빔밥을 먹습니다. 성게알밥 한 숟가락 얻어먹습니다. 저는 간장도 넣지 않고 비빕니다. 비빈다기보다는 채소와 멍게를 섞는 것이죠. 젓가락질을 살살 합니다. 채소도 부서지지 않고, 멍게의 향도 많이 날아가지 않습니다.

 

 

 

 

예쁘게 비벼서 한 숟가락 푹 떠서 먹으면 얼마나 맛있게요? 멍게 향이 살아있습니다. 채소의 아삭한 식감과 더해지니 맛있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성게와 멍게는 독특한 향과 맛이 있습니다. 생으로 먹어도 맛있지만 밥과 함께하니 좋습니다. 역시 한국인은 밥심입니다. 멍게와 성게의 향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싱싱하고 풍성한 식사를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이렇게 포항에서 맛있는 추억을 하나 만들어갑니다. 

 

밥 먹고 저는 구룡포로 넘어갑니다. 버스정류장에서 구룡포 가는 버스를 기다립니다. 제가 팔이 까맣게 탄 것을 본 포항 아저씨 두 분이 말을 걸어옵니다. 팔 탄 거 걱정해주십니다. 반주 한잔하신 듯 두서없이 이야기하시는데 대화가 됩니다.. 아저씨들이 저 보고 젊어 보인다고 하시네요. 그러고 보니 술 취한 게 아니셨네요. 눈 높은 분들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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