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월류정 가는 길

충청북도 영동군에 있는 황간역까지 기차 여행에 오릅니다. 황간역에 도착한 후 월류정으로 향합니다. 달도 머문다는 시적인 뜻을 품고 있는 월류봉 아래 월류정이 있습니다. 황간역에서 월류정까지 걸어가면서 만난 풍경을 전합니다.

 

황간역은 무궁화호만 정차하는 작은 시골역입니다. 상행선, 하행선 다 합쳐서 15번 정차합니다. 1905년 경부선 철도가 완공되었을 때부터 있었습니다. 1980년대 황간역은 무연탄, 흑연, 목재 등의 화물과 소화물을 취급하면서 지역경제의 중심 역할을 하였습니다. 점점 이용객이 감소하여 2013년에는 폐지 대상역으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황간은 아주아주 오래전부터 사람이 모여 사는 역사가 있는 마을입니다. 신라시대에는 소라현이라 불렸습니다. 757년 신라 경덕왕 때부터 황간이라 불렸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황간(黃澗)이라는 지명은 '물이 채워진 골짜기'라는 뜻입니다. 1895년 2차 갑오개혁으로 행정구역 개편 때는 황간군이 되기도 했습니다.



황간역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역 주변으로 시를 담아주고 있습니다. 근래 창작한 시도 있고, 정지용 시인의 향수처럼 익숙한 시도 볼 수 있습니다. 30명 가까운 시인의 작품이 있다고 합니다. 항아리에 적힌 시 찾아서 읽어보는 것도 재밌습니다. 황간역이라는 시는 짠한 울림이 있습니다.








쓰레기통 옆에는 '쓰레기통' 시가 있습니다. "그대들 / 인간들 / 나에게 던져 넣는 이것들 / 그대들 삶의 찌꺼기들 / 나는 알겠다 / 그대들 어찌 사는지" 짧지만 의미가 깊은 시입니다. 당신이 어떻게 사는지 다 알고 있습니다.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야겠습니다.



황간역 앞에는 이건석 선생 기념비가 있습니다. 이건석 선생은 을사늑약에 항거하다 순국하신 애국열사입니다. 을사늑약 이후에는 유생들을 이끌고 궁궐 앞에 나아가 을사늑약의 취소와 을사오적을 처단하라는 상소를 올립니다. 체포되어 옥중에서 순국하였습니다.



황간은 올뱅이국이 유명합니다. 올뱅이는 다슬기를 뜻하는 영동 사투리입니다. 다슬기는 지역에 따라 부른 명칭이 다릅니다. 올갱이, 고디, 고동 등으로 불립니다. 올뱅이는 맑은 물에서 삽니다. 올뱅이국 파는 곳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이곳이 물 맑고 깨끗한 고장임을 짐작게 합니다. 올뱅이국 그림이 아주 리얼합니다. 황간 일대 투어를 마치고 뜨끈한 올뱅이국에 막걸리 한잔 걸쳐봅니다.







지도 검색으로 월류정까지 가는 길을 찾아보니, 파출소 옆으로 작은 길로 안내합니다.



월류봉 등산로, 월류봉 둘레길 가는 길 이정표가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고민이 됩니다. 직진해야 하나? 차가 지나는 도로로 가기보다는 원래대로 하천 따라가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초강천 옆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 걷습니다. 하천은 제방 공사를 하고 있어서 어수선합니다. 공사 중이지만 새들이 날아와 쉬어가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새들이 날아온다는 것은 먹이가 많다는 것입니다. 생태계가 살아 움직이는 건강한 곳이라는 것이고요. 공사 구간을 조금 벗어나니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300x250




초강천을 따라 벚나무가 이어져 있습니다. 봄에 꽃 필 때 오면 아주 예쁘겠습니다. 지금 나무는 추위 속에서 꽃을 피우기 위해 힘을 응축하고 있겠죠? 추운 겨울 잘 보내고, 예쁜 꽃을 피우길 기대합니다.



달도 머문다는 월류정을 향해 가는 길. 달이 아직도 머물고 있습니다.



이날 황간 주변을 계속 걸었습니다. 포도밭을 많이 만납니다. 영동은 맛있는 과일이 많이 나는 것으로 유명한 고장입니다. 포도, 복숭아, 자두 등 생각만으로도 달콤한 과일이 영동에서 자랍니다. 겨울에도 농사는 멈추지 않습니다. 어디선가 퀴퀴한 냄새가 납니다. 밭에 거름을 주고 있습니다. 거름이 땅에 젖어 들면 달콤한 과일을 위한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반응형




월류교를 지납니다. 황간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산이 그렇게 높진 않은데 산세가 묘합니다. 뾰족해 보이면서도 부드럽게 넘어가는 이중성이 있습니다. 저 산들에서 흘러나오는 기운이 범상치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멀리 월류봉이 보입니다. 월류봉을 가는 것은 아니고, 월류봉 아래 월류정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월류정의 배경으로 이어지는 산세가 완전 기가 막힙니다. 월류봉을 검색해보니 정상 부근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완전 장관이더군요. 언제고 올라봐야겠습니다.



조강천과 석천이 만나는 지점을 지납니다. 사진으로는 잘 안보이는데, 석천 옆으로 월류봉 둘레길을 만들었습니다. 저 길 걸어야겠다는 느낌적인 느낌이 들었습니다. 둘레길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선뜻 도전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진 않았습니다. 결국 걸었습니다. 나중에 다시 포스팅으로 옮길 것입니다.








다슬기는 맑은 물에서만 자란다고 하지요. 맑은 물이지만 익사 사고는 조심해야겠습니다.



그렇게 40분 정도 걸었더니 월류봉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월류봉을 병풍삼아 있는 월류정을 만납니다.




충청북도 영동군 황간역 기차여행입니다. 황간역에서 내려서 월류봉까지 40분 정도 걸어가면서 만난 풍경을 소개했습니다. 마을 주민들이 역을 지키기 위해 황간역을 꾸미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달이 머문다는 월류정까지 걸어가는 시간도 좋습니다. 월류정에 도착했을 때는 탄성이 절로 나왔답니다. 이런 곳이 있었어? 하고 말이죠. 월류정 풍경은 다음에 좀 더 자세히 소개하겠습니다.


https://raonyss.tistory.com/2533

 

작지만 풍성한 시골역 영동 황간역으로 떠나는 기차여행.

황간역으로 가는 기차여행 저는 기차를 좋아합니다. 여행길에 가능하면 기차를 이용합니다. 오늘은 충청북도 영동군 황간역으로 떠납니다. 황간역은 무궁화호만 정차하는 작은 시골역입니다.

raonyss.tistory.com



300x250
반응형
그리드형
,
250x250
BLOG main image
랄랄라 라오니스
명랑순진한 라오니스의 대한민국 방랑기
by 라오니스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2109)
이야기꽃 (100)
서울특별시 (67)
인천광역시 (68)
경기도 (162)
강원도 (184)
경상북도 (175)
대구광역시 (28)
경상남도 (141)
부산광역시 (53)
울산광역시 (9)
전라북도 (93)
전라남도 (188)
광주광역시 (15)
충청북도 (100)
충청남도 (184)
대전광역시 (24)
제주특별자치도 (376)
평택,안성 (141)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04-23 09:29
세로형
반응형
라오니스's Blog is powered by Textcube. Designed by Qwer999. Supported by TNM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