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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간역으로 가는 기차여행

저는 기차를 좋아합니다. 여행길에 가능하면 기차를 이용합니다. 오늘은 충청북도 영동군 황간역으로 떠납니다. 황간역은 무궁화호만 정차하는 작은 시골역입니다. 기차타고 가는 여정과 황간역 주변 모습을 소개합니다.

 

아직은 어두운 새벽 시간 일찍 집에서 나옵니다. 집과 가까운 평택역으로 향합니다. 평택역에서 6시 51분에 출발하는 무궁화호를 타고 황간역으로 향합니다. 서울역에서는 5시 56분에 출발하는 기차입니다. 서울역에서 황간역까지 하루 7번 기차가 다닙니다. 플랫폼으로 기차가 들어서고 있습니다. 기차 타기 전의 작은 기대감과 흥분이 좋습니다.



 

자리에 앉아 이렇게 저렇게 하다 보니 어느새 천안역에 도착했습니다. 천안역에서 7시 5분에 출발합니다. 황간역은 경부선 라인입니다. 조치원, 부강, 신탄진, 대전, 옥천, 영동을 거쳐 황간역까지 갈 것입니다. 무궁화호 정차하는 기차역이 많아졌습니다. 가장 낮은 등급의 기차역이 되면서 완행열차가 되었습니다.



 

천안에 기업체, 대학교 등이 많아서 천안역까지는 승객이 꽤 많습니다. 천안역 지나서는 기차에 승객이 많지 않습니다. 장거리 노선은 KTX, SRT 등 고속열차를 많이 이용합니다. 무궁화호는 시내버스처럼 짧게 짧게 이동하는 승객이 많습니다. 예전에는 서울역에서 부산역까지 5시간 넘게 무궁화호 타고 갔던 시간이 떠오릅니다.







고속열차에 비하면 무궁화호는 연식이 되었습니다. 덜컹덜컹 삐그덕 삐그덕 소리도 납니다. 문도 수동으로 열어야 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무궁화호가 좋습니다. 내가 진짜 기차를 타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좀 더 정감 있습니다. 무궁화호 열차는 2029년경에는 사라질 예정입니다. 새로운 열차를 준비 중이라는 소식입니다.



 

겨울이라 산야는 푸르름을 잠시 잃고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화창하고 맑은 푸른 하늘은 여행자의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평택역에서 2시간 가까이 달린 기차는 황간역에 도착합니다. 황간역에 내리는 승객은 저 포함해서 3~4명입니다. 승차하는 분도 많이 보이진 않습니다. 기차는 역에서 승객을 만나고 다시 출발 준비를 합니다.






황간역은 영동역과 추풍령역 사이에 있습니다. 추풍령역을 지나면 경상북도입니다.



황간역은 플랫폼을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놓았습니다. 항아리에 시를 적어 두었고, 깨진 항아리는 화분이 되었습니다. 구경하느라 빨리 나가지 못하겠습니다. 사진도 찍고, 맘에 드는 글이 보이면 가만히 읽어보기도 합니다. 그런데 역무원이 저를 계속 바라봅니다. 나 뭐 잘못했나?



바리게이트 때문입니다. 승객이 나와야 바리케이드를 내리고 들어가실 수 있는데, 눈치 없이 플랫폼에 머물러 있었던 것입니다. 황간역은 지하도나 육교를 통해 역사로 들어갈 수 없습니다. 철길을 지나야 하는데 안전 문제로 바리케이드를 만든 것 같습니다. 서둘러 플랫폼에서 빠져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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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간역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황간역은 소박합니다. 어느 사랑방에 온 듯한 모습입니다. 사람 냄새가 느껴집니다. 동네 주민들이 정겹게 모여 담소를 나누는 모습, 기차를 타지 않아도 잠시 쉬었다 가는 그런 모습들이 그려집니다.



황간역 주변으로 월류봉, 월류정, 노근리평화공원, 황간향교, 반야사 등을 가볼만합니다. 기차 타고 오면서 제 나름의 코스를 만들어봤습니다. 역에서 나와 월류정까지 걸어갑니다. 황간면 시내와 황간향교까지 돌아보고 올뱅이국 먹고 황간역으로 오는 코스입니다. 반야사는 걸어가기에는 거리가 멀더군요. 노근리평화공원까지 돌아보기에는 시간이 좀 부족했습니다.



황간역은 상행선 7번, 하행선 8번 정차합니다. 합쳐서 하루에 15번 정차합니다. 황간역은 경부선 라인인데 충북선 라인인 청주가는 기차가 있습니다. 찾아보니 동대구에서 출발해서 대전, 조치원 거쳐서 영주까지 가는 기차가 있습니다. 하루에 1번 가는군요. 요즘에는 스마트폰 앱으로 기차표를 구매하니, 창구에서 기차표를 살 일이 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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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 안에 작은 갤러리를 만들었습니다. 재밌고 예쁘게 꾸며놓았습니다.



황간역의 옛 모습을 모형으로 만들었습니다. 황간역은 1905년 경부선 철도가 개통할 때부터 있던 역입니다. 6.25 전쟁으로 역 건물이 화재로 소실되었습니다. 1956년 기차역을 새로 짓습니다. 모형 속 기차역은 이때 지은 것입니다. 1988년 현재의 역사를 짓습니다. 모형 속에는 황간 주민들이 기차 이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학교에 가고 장사를 하러 가고, 도시에서 오는 가족을 만납니다.



황간역의 변화 모습






황간역에서 역무원들이 사용하던 문서, 도장 등을 전시합니다. 기차표의 변천상도 볼 수 있습니다. 가장 왼쪽에 있는 기차표 기억하시는지요? 애드먼슨식 기차표라 부릅니다. 어려서 부모님 따라 기차 타러 갈 때 역무원이 펀치 같은 것으로 표 끊어 주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지금은 기차표를 뽑기보다는 스마트폰으로 다 해결합니다. 기차 자주 탄다지만 표를 만져본 적은 얼마 없습니다.



황간 지역민들이 사용하던 옛날 농기구도 볼 수 있습니다. 지게 뒤에 함지박 같은 도구에 눈길이 갑니다. 사금 채취할 때 사용하던 것입니다. 황간 주변에 금광이 있어서 사금 채취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함지박을 쓱 만져보고 싶습니다. 손끝에 금이라도 묻어날까 해서.



박홍순 화백의 작품 전시회가 있었습니다.



황간역 밖으로 나왔습니다.








여행자들 이용하라고 '황간마실자전거'가 있습니다. 황간면도시재생주민협의체에서 영동군의 지원을 받아 운용하는 것입니다. 저도 타볼까 해서 황간역 역무원에게 문의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현재 운영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무료 대여라고 되어 있는데, 유료 이용은 별도로 정한다고 쓰여있는 것이 나중에 비용을 낼 수도 있겠습니다.



황간역 이용객 감소로 존폐위기에 놓였습니다. 마을 주민들이 황간역을 활성화 하기 위해 힘을 합칩니다. 아름다운 시가 있는 기차역으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역 주변으로 항아리에 시를 쓰고, 역 안에 갤러리를 만든 것입니다. 역앞에 무대도 만들고 카페도 만들어 여행자들을 모여들게 하고 있습니다.



사방치기



황간마실자율카페는 문이 닫혀 있습니다.



황간역을 빠져나와서 월류정까지 걸어갑니다. 지도 검색을 해보니 월류정 바로 앞까지 가는 버스가 없습니다. 걸어가나 버스 타나 별 차이도 없겠습니다. 40분 정도 걸어가면 된다고 하는데, 이 정도는 룰루랄라 가볍게 갈 수 있습니다. 월류정까지 가는 길도 즐겁습니다. 찬 바람이 쌩하고 부는 겨울날이었지만 그렇게 춥진 않습니다. 햇살도 좋고, 내 마음도 즐겁고 발걸음은 가볍습니다.

다음에는 황간역에서 월류정까지 걸어가는 모습을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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