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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소사 전나무길

길은 이어줍니다. 사람과 사람을 잇고 장소와 장소를 잇습니다. 이 세상은 길로 연결되어 있고 소통합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길이 있습니다. 먼 거리를 자동차를 타고 빠르게 지나가기도 합니다. 짧은 거리는 유유자적 관조하면서 둘러보기도 합니다. 전라북도 부안군 변산반도에는 이름난 고찰이 있습니다. 그 이름하여 내소사. 내소사를 둘러보기 위해서는 아름드리 전나무길을 거쳐가야 합니다. 신세계로 향하는 느낌 같이 걸어보시지요.

들판

 

내소사로 향하는 길 옆으로는 널따란 들판이 펼쳐져 있습니다. 들판에는 아직도 하얀 잔설이 남아 있습니다. 지난주까지는 추위가 매섭더니만 이번주 들어서는 조금씩 온기가 더해지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잔설이 녹으면서 대지를 촉촉하게 적시어 새롭게 자라나는 농작물이 자라는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같이 차를 타면서 이동하는 친구는 넓은 들판이 부러운가 봅니다. 이 친구집이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있거든요. 농사가 잘 되겠다고 합니다. 다른 쪽에서는 땅값 이야기도 나옵니다. 이거  평당 얼마일까? 농사 지면 얼마 남을까? 나이 먹을수록 돈 생각하는 것은 우리들만의 이야기는 아니겠지요. 



식당

 

드디어 내소사에 도착합니다. 주차장에 주차합니다. 주차비는 정액제가 아니고 시간 단위로 계산합니다. 전날 술 먹고 뻗은 K군은 도저히 못 움직이겠다고 합니다. 좀 걸으면 속이 풀릴 것이라 했지만 안 되겠다네요. K군을 과감히 버리고 나머지 친구들과 올라갑니다. 막걸리와 파전의 유혹이 심하게 오지만 전날 무리한 관계로 지나갑니다.



복분자


복분자로 만든 즙과 엿이 보입니다. 부안, 고창 일대 복분자는 유명합니다. 복분자라는 이름만 들어도 괜히 힘이 솟습니다. 엿이라도 하나 먹었어야 했는데. 


나무

 

일주문 앞에 커다란 나무가 서 있습니다. 옆에 지나가는 아주머니와 단순비교를 해도 나무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마을에서 신목(神木)으로 모시는 나무입니다. 나무수령은 약 700년 되었다는군요. 이 나무는 할아버지 나무입니다. 할머니 나무는 내소사 안에 있습니다. 할머니 나무는 수령이 약 1000년 된답니다. 나무에서 정월대보름에 이 나무 앞에서 당산제를 지낸다고 합니다.



내소사

 

'능가산내소사' 라는 현판이 보입니다. 능가산은 변산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능가산(변산)을 중심으로 해안가를 포함하면서 변산반도국립공원이 만들어집니다. 능가산의 최고봉은 의상봉이고 높이는 508m. 호남의 5대 명산 중 하나로 꼽힙니다. 

내소사 입장료는 어른 1인당 2천 원입니다. 당당히 입장권 사고 현금영수증을 해달라 했습니다. 어라! 현금영수증 안된대요. 동네 조그만 밥집도 다 해주는 현금영수증인데 말입니다. 그래서 따졌죠. 절은 종교시설이라 면세혜택을 받아서 안된대요. 뭔 소린 줄은 알겠는데. 그래도 이건 아닌 듯합니다. 그래도 고찰에 왔는데. '욱' 하는 마음은 날려버리고 마음을 가다듬고 내소사로 향합니다..

 


아름다운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꼽혔다고 합니다. 내소사 전나무길이 아름다운 길 100선에 들어간 것에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이상하게도 아름다운 길 100선이 어떤 곳인지 검색만 하면 explorer가 동작을 멈추네요. 



전나무


드디어 내소사전나무길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주차장에서 전나무길까지 오기까지 잡설이 많았습니다. 길에는 눈이 쌓여 있고 살짝 미끄럽습니다. 미끄러져 넘어지는 아저씨도 있습니다. 길 양쪽으로 전나무가 쭈욱 이어지고 나무 사이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마음속까지 뻥 뚫립니다.  



전나무


하늘 위로 쭉쭉 뻗은 전나무들 



숲길


하늘 높이 뻗은 전나무 숲 사이로 난 길을 거닐면 맑은 향기가 몸속 깊은 곳까지 스며들어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생활하면서 지친 심신을 치유해 줍니다. 내소사라는 절 이름은 '모든 것이 소생한다'라는 의미입니다. 숲길을 거닐면서 마음이 위안을 얻습니다. 



전나무 숲길


가족과 함께, 친구와 함께, 연인과 함께 모두 함께 나누고픈 길입니다.



겨울


걷기

 

내소사 입구에 있는 전나무는 약 700그루 정도 있다고 합니다. 내소사의 역사는 1300년 정도 된 것과 비교하면 전나무길의 역사는 그에 비해서 길지는 않습니다. 숲길이 만들어 진지는 150년 정도 되었다는군요. 한국전쟁 때 내소사는 피해를 입었는데 다행스럽게도 전나무들은 무사했다고 합니다.  



전나무

 

건달


오른편에 점퍼 있고 가는 녀석들 뒤에서 보니 무슨 조폭 같습니다.



연못

 

일주문에서 사천왕문까지 이어지는 전나무숲길을 따라 10여분 올라오면 내소사 경내로 들어섭니다. 연못도 꽝꽝 얼었습니다. 이 연못은 드라마 대장금에 나왔던 연못입니다. 장금이 때문에 한상궁이 경합에서 지게 됩니다. 한상궁에게 책망 들은 것을 회상하며 연못가에 앉아 있고 민정호는 그런 장금이를 바라보고 있던 장면. 대장금과 민정호의 닭살스런 애정행각이 떠오릅니다. 



내소사

 

내소사 전경입니다. 능가산을 배경으로 1300년의 세월을 담고 있습니다. 전 문화재청장 유홍준 교수는 내소사를 우리나라 5대 사찰 중의 하나로 꼽았습니다. 웅장하지는 않지만 산세와의 조화로움이 빛나는 절이라 말합니다. 내소사 소개는 다음에 제대로 하기로 하고요. 전나무 숲길을 따라 다시 내려갑니다.


겨울

 

사랑


하얀 눈이 내린 추운 겨울날 푸른 잎이 돋아나는 길도 좋고요. 뜨거운 태양이 있는 여름에 와도 좋습니다. 하늘의 태양은 뜨겁게 우리를 비추지만 하늘높이 뻗은 전나무들이 햇빛을 가려주고 시원한 그늘을 안겨줍니다. 

 

 


정월대보름


다시 주차장으로 와서 다음 장소로 이동을 합니다. 차가 막혀서 나가지를 못합니다. 뭔 일이 있나 궁금해하면서 기다리는데 멀리서 농악소리가 들려옵니다. 당산제를 시작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제가 내소사를 찾은 날은 정월대보름 전날이었습니다. 음력 1월 14일. 내소사 일주문 옆에 할아버지 나무로 향하는 듯합니다. 마을주민, 국립공원 직원 모두가 함께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마음이 산뜻해짐을 느낄 수 있는 내소사 전나무 숲길입니다. 혼자 걸어도 좋지만 이 길만은 누군가와 함께 걸어가면 더 좋겠습니다. 상쾌한 이 길을 거닐면 함께 걷는 이의 마음이 열릴 것이고 함께 걸으면서 서로가 서로를 더욱 잘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초콜렛 너무 많이 드시지는 마시고 혹시 너무 많이 받아서 못 드시겠다 하면 저한테도 좀 보내주시구요. 사랑과 행복이 가득한 날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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