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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노안집 곰탕

저는 뜨끈한 음식을 좋아합니다... 탕종류를 좋아합니다... 뜨거운 여름에도 땀 삐질삐질 흘리면서 먹으면 기운이 불끈 솟아납니다.. 우리나라에서 탕이 들어간 음식은 많습니다.. 설렁탕, 삼계탕, 도가니탕, 해물탕, 알탕 .. 등등 .. 그리고 .. 오늘 함께하실 곰탕 .. 곰탕하면 떠오르는 지역이 하나 있습니다.. 전라남도 나주입니다.. '나주곰탕'이라는 명칭이 하나의 브랜드처럼 되어있습니다.. 곰탕 먹기 위해 나주로 향합니다..

곰탕에는 곰이 없어요 .. ㅎㅎ




KBS 텔레비전 방송 중에 '한국인의 밥상'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최불암씨가 우리나라 곳곳을 다니면서 지역을 소개하고, 음식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어느 저녁시간 .. 어김없이 최불암씨의 나즈막한 음성이 들려옵니다.. 그를 따라간 곳은 나주 ..

지금의 나주는 호남의 작은 도시지만, 과거 나주는 천년목사의 고을이었습니다. '목'이라는 행정구역이 1천년이나 이어졌다는 것입니다.. 목은 요즘으로치면 광역시급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라도가 전주와 나주의 앞글자를 따서 지은 것만 봐도 나주의 위상을 알 수 있습니다..이런 나주에는 특별한 먹거리가 전해오는데, 그 중 하나가 곰탕입니다.. 다른 음식은 홍어와 장어...

방송을 보고서 나주가 가보고 싶었습니다.. 곰탕을 먹고 싶었고, 홍어의 향을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기차표를 예매하고 출발 ... 나주역에 도착하여 택시를 탑니다.. 바로 '노안집'으로 향합니다.. 식당이 워낙 유명한지라 택시 기사 아저씨도 아무말없이 출발하시네요 ..





과거 나주의 중심을 이루던 '금성관'앞에 곰탕거리가 있습니다.. 금성관은 나주객사입니다.. 금성관 이야기는 차후에 자세히 하기로 하고요 .. 곰탕거리에는 곰탕집이 여러개 있습니다.. 그 중에서 나주곰탕을 대표하는 3대 곰탕집이 있습니다.. 노안집, 하얀집, 남평할매집을 꼽습니다..

세 집이 큰 차이가 없다고는 하지만, 저는 노안집으로 갑니다.. 제가 간 날은 하얀집이 정기휴일이었고(하얀집은 첫째, 셋째 월요일이 정기휴일) 노안집이 한국인의 밥상에 나온 곳이기도 하고요 .. '노안집'이라는 것이 괜히 땡기더라구요 .. ㅋㅋ


가격표 확인해주시고요 ..
곰탕 7천원, 수육곰탕 1만원, 수육大 2만원, 수육小 1만5천원





그런데 제가 간 시간대가 점심시간이 막 시작할 때 였습니다.. 당연히 식당은 손님들로 미어 터집니다.. 들어오는 손님, 나가는 손님, 기다리는 손님 등이 뒤섞여서 정신이 없네요 .. 저 뒤로 커다란 방도 있는데, 방 안에도 손님이 가득입니다.. 진짜 정신없습니다.. 

여행자 입장에서는 여유롭게 천천히 먹고 싶었습니다.. 나주 내려갈 때만 해도 수육이나 육회에 막걸리 한 잔 해야지 했는데 .. 그럴 경황이 없네요 .. 빨리 먹고 나가야만 할 것 같은 분위기 .. ㅋㅋ






벽면에는 유명인들의 싸인이 가득입니다..(서세원, 서정희씨 싸인이 함께 있는게 좀 웃기긴하네요 ..) 그 옆으로는 한국전통음식보존협의회라는 단체에서 찾아낸 맛집이라는 액자도 있습니다.. 한국전통음식보존협의회가 어떤 단체인지 검색을 해봤는데, 구체적으로 나오지는 않는군요 .. 유명인들이 많이 찾았다고 해서 맛을 보장하지는 않지만서도, 어떤 음식일까 하는 기대감은 높아집니다..

자리에 앉아 있는데, 아주머니 한 분이 수 많은 사람을 뚫고 주문을 받으러 옵니다.. 우리는 곰탕과 수육곰탕을 주문합니다..





김치, 깍두기, 고추장이 나옵니다.. 김치와 깍두기는 전라도식입니다.. 서울쪽 김치는 깔끔하다고 하면, 전라도의 김치는 묵직합니다... 노안집의 김치도 그랬습니다.. 젓갈의 진한맛이 느껴지는 것이 좋습니다.. 
 




 곰탕이 바로 나왔습니다.. 사진은 수육곰탕입니다.. 일반곰탕에 비해서 다양한 고기가 많이 들어갔다고 합니다.. 일반 곰탕에도 고기는 넉넉히 들어있습니다.. 보통 설렁탕집에 양지 두세쪽 있는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양입니다.. ㅎㅎ

맑은 국물에 밥이 말아져 있고, 그 위에 고기가 올려져 있습니다. 고기는 양지, 사태, 우설 등이 보입니다.. 계란 지단을 올리고 파, 깨소금, 고추가루로 살짝 마무리 .. 고기국물 냄새가 살며시 올라오는데, 맛있어 보입니다..




한 숟가락 푹 떠서 먹으니, 왜 나주곰탕이 유명한지 알것 같더군요 .. 이거 참 어떻게 말로 표현하기 힘듭니다.. ㅎㅎ .. 맑은 국물이 느끼하지도 않으면서도 구수함이 느껴집니다...

가게 한쪽 벽면에 곰탕 맛있게 먹는 법이 적혀 있더군요 .. 첫번째는 김치를 곰탕에 넣어서 먹으라 했고, 두 번째는 깍두기 국물을 넣어서 먹으라는군요 .. 우선 김치 올려서 먹었습니다.. 굿 .. 깍두기 국물은 안 넣었어요 ... 새콤달콤한 국물맛을 즐기라던데, 저는 구수한 국물이 더 좋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나주곰탕이 왜 유명할까요?

나주는 우리나라에 최초로 장이 선 고장입니다.. 조선 세종 때 오일장이 나주에서 처음 시작되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는군요 ... 호남의 곡창지대의 중심이었고, 영산강을 따라서 각종 산물이 나주로 모여들었습니다.. 벼농사의 중심지이기에 소가 많았습니다.. 지역의 행정중심지로서 관아가 있기에 벼슬아치들이 곰탕을 찾았고요 .. 곰탕이 비싼음식이고, 벼슬하는 양반들이 여유가 있었으니까요 ..





 

탕에 들어있는 고기는 초장에 찍어서 냠냠 




 

주방은 손님들이 훤히 볼 수 있도록 오픈되어 있습니다.. 주문 받고, 음식 내오고 정신 없습니다.. 노안집은 3대에 걸쳐서 곰탕을 만들어 내오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외부 간판에 1960년부터 만들었다고 하니, 50년이 넘었군요 .. 처음 가게 열었던 분의 손자가 가게를 이어가고 있다 합니다..

나오는 길에 포장 되냐고 물어봤는데, 바빠서 안된다고 하더군요 ..





전라남도 나주시 금성관길 1-3
061-333-2053



오랜시간 정성이 들어간 곰탕, 그 곰탕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었던 나주곰탕이었습니다.. 그 깊고 진한 맛이 오랫동안 기억이 되는 맛입니다.. 요즘같이 스피드하게 음식이 만들어지고 소비되는 세상에서, 이런 정성과 시간이 들어간 곰탕 한 그릇은 더 없이 소중합니다..

그러고보니 나주에 대해서 아는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곰탕처럼 푹 익은 진한맛이 느껴지는 나주 .. 곰탕 먹고 힘찬 기운을 바탕으로 나주 이곳저곳을 다녀봤습니다...


나주맛집, 나주 가볼만한곳, 나주곰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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