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해저터널
일본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곳곳에 많은 흔적을 남기고 갔습니다. 어찌나 단단하게 만들었던지 광복 70년이 되어도 그 흔적은 계속 남아 있습니다. 경상남도의 아름다운 항구도시 통영에도 일제의 흔적이 있습니다. 바다 밑으로 터널을 뚫어놨더군요. '동양 최초의 해저구조물'이라는 타이틀이 썩 반갑게만 느껴지진 않지만 지금도 그곳에는 사람이 지나다니고 있습니다.
통영해저터널은 통영시 당동과 미수동을 연결하는 터널입니다. 길이 461m 너비 5m. 들어오고 나가는데 특별한 제약은 없습니다. 입장료도 없고요. 터널 위에 보면 용문달양(龍門達陽)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직역하면 용문을 거쳐 산양에 통한다는 것입니다. 중국 고서에 물살이 거센 여울목을 용문이라고 했더랍니다. 잉어가 용문을 거슬러 올라가면 용이 된다고 합니다. 산양은 미륵도를 뜻합니다. 용문달양이라는 것은 '섬과 육지를 잇는 해저도로 입구의 문'이라는 뜻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해저터널로 들어갑니다. 해저터널이라고 하니까 바닷속 풍경을 보면서 걷는 거 아니냐고 착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그런 것은 전혀 없고요. 공구리로 된 길 지나가는 기분입니다. 터널의 원래 폭은 7m입니다. 미륵도에 상수도 공급하기 위해 양쪽에 콘크리트 구조물을 넣으면서 5m로 줄었습니다.
터널 중간쯤 가면 터널 만들어질 당시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왜? 일본애들은 여기다 해저터널을 만들었을까요? 당시 기술로 쉽진 않았을 텐데 말이지요. 돈도 많이 들었을 것이고요. 과거 임진왜란 때 이곳에서 상당수의 일본군이 수장당했다고 합니다. 다리를 만들게 되면 일본애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조상의 원혼을 밟고 다니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바다 밑으로 터널을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통영해저터널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의 이름은 '통영 태합굴(太閤堀) 해저도로’입니다. 태합은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존칭입니다. 통영 사람들은 이곳을 판데굴, 착량굴 등으로 불렀습니다. 왜군들이 스스로 무덤을 판 곳이라는 것이지요. 해방 이후 '통영해저터널'이라고 불리게 되었고요.
실제로는 다리를 놓게 되면 공사비가 더 들어갔기 대문이랍니다. 터널 만들기 전에 운하가 만들어져 있었고 그 위에 콘크리트 구조물을 만들게 되면 좀 더 싸게 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콘크리트 위에 광목을 덮어서 방수를 했다고 합니다. 광목 두께가 한 1m 정도로 두껍게.
통영에 대한 소개도 이어집니다.
안내판에는 1931년 7월 26일에 착공해서 1932년 11월 20일에 완공되었다고 나옵니다. 1년 4개월만이 그렇게 긴 시간은 아닌 듯한데 견고하게 잘 만들었습니다. 다른 자료를 보니 실제로는 더 오랜 기간 동안 공사가 이루어졌다는군요. 1928년 6월부터 운하 파기 공사에 들어갔다는 것입니다. 실제로는 4년 5개월이 걸린 것이 됩니다. 터널 만들 때 양쪽을 방파제로 물을 막고 해저를 직접 터파기 해서 터널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해저터널 계요서에서 교통수요를 예측해둔 것이 있습니다. 연간 교통량은 사람 9만 명, 우마차 1천대, 자전거 100대, 자동차 100대, 가마 1천 거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1967년 착량교 자리에 충무교(일명 운하교)가 개통하면서 해저터널을 통한 차량 통행은 금지되었습니다.
터널 반대편 끝이 보입니다. 위에 사진에서 보셨다시피 터널 안에는 공구리로 단단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터널 양쪽 끝에 들어오고 나가는 부분의 천장은 나무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만들어진 모양새가 상당히 짜임새 있어 보입니다.
반대편으로 나왔습니다. 터널 들어가서 나오기까지 한 15분 정도 걸렸습니다.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제201호입니다.
통영해저터널 시설현황.
이제 다시 터널을 지나서 처음 들어왔던 입구 쪽으로 향합니다.
통영하면 아름다운 바다를 먼저 생각합니다. 이렇게 역사의 현장으로서 해저터널을 돌아보는 것도 의미 있습니다. 통영해저터널 입구에 있는 충무공 이순신의 사당인 착량묘도 함께 둘러보시고요. 통영이 낳은 세계적인 음악가 윤이상 기념공원도 함께 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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