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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 독천 낙지, 청하식당

 

1박 2일의 전라남도 투어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순천에 도착해서 보성으로 보성에서 대한다원 녹차밭과 율포해수욕장까지 돌아보고 다시 보성터미널로 왔습니다. 이번 남도 여행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영암으로 향합니다. 저는 영암읍내로 바로 가지 않고, 독천으로 향합니다. 영암 하면 낙지입니다. 낙지 먹고 힘을 내야 월출산을 올라갈 수 있습니다. 

 

 

 

처음 계획은 보성터미널에서 영암터미널까지 가는 것이었습니다. 버스 시간표를 보니 영암 가는 게 보이지 않습니다. 어 뭐지? 인터넷으로 볼 때는 영암까지 가는 버스가 있었던 것 같은데. 가만 보니 목포 가는 버스가 독천을 지나갑니다. 위에 분홍빛으로 표시한 것이 보성에서 목포까지 가는 버스 시간표입니다. 저 시간에 맞춰서 버스를 타면 독천까지 갈 수 있습니다.

 

 

 

 

 

제시간에 도착한 보성터미널에 도착한 버스는 저를 태우자마자 바로 출발합니다. 그러더니 신나게 달립니다. 독천까지는 꽤 많이 갈 것 같고 하루종일 피곤도 했고 술도 한 잔 했고 긴장도 풀리고 스르르 잠이 옵니다. 얼마나 눈을 붙였을까요? 서쪽으로 지는 해의 강렬함에 눈이 떠집니다. 버스는 남도의 들녘을 신나게 달립니다. 창 밖으로 가을바람이 살며시 느껴집니다.

 

 

 

 

 

보성터미널에서 한 시간 정도를 달린 버스는 저를 독천터미널에 내려놓습니다. 이곳은 영암군 학산면 독천리입니다. 학산이라는 지명보다는 '독천'이라는 지명이 더 유명합니다. '독천낙지'의 강렬함 때문일 듯합니다. 독천터미널을 등지고 오른쪽으로 올라갑니다. 얼마 가지 않아서 독천낙지음식명소거리가 나옵니다.

 

 

 

 

 

 

독천낙지음식명소거리(줄여서 독천낙지거리) 입구입니다. 낙지거리라고 해서 낙지음식점만 있는 것은 아니고요. 여러 음식점 및 가게들이 혼재되어 있습니다. 물론 낙지음식점이 가장 많습니다. 

 

 

 

 

 

낙지거리에서 독천의 역사를 알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독천리 앞으로 넓은 갯벌이 펼쳐져 있었답니다. 낙지도 많이 잡혔고요. 낙지음식이 발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그런데 간척사업과 방조제 때문에 바닷물 유입이 안됩니다. 당연히 낙지도 잡히지 않습니다. 하지만 낙지음식의 명성은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습니다. 요즘은 신안, 무안에서 잡아서 독천으로 공수된다고 합니다.

 

 

 

 

 

낙지 그림이 좀 무섭다는 

 

 

 

 

 

낙지음식거리가 있을만큼 독천에는 낙지음식집이 많습니다. 어디를 가야 할지 사전에 검색했습니다. 대동소이하더군요. 방송에 한두 번씩은 다 나왔고 다 원조라고 그러고. 그중에서 선택한 곳은 바로 청하식당입니다. 제가 볼 때 독천에서 제일 유명한 집은 아니고요. 2~3번째로 유명한 곳이더군요. 

 

 

 

 

 

식당으로 들어갑니다. 가운데 복도가 있고요. 양 옆으로 방이 있습니다. 벽에는 연예인들 사인이 있네요. 오른쪽에는 1박 2일 강호동, 이승기 싸인입니다. 저는 방으로 안내받습니다. 평일이어서 그런지 조용합니다.

 

 

 

 

 

테이블 위에 하얀 종이가 곱게 깔려 있습니다. 수저, 앞접시, 컵 등이 잘 정돈되어 있습니다.

 

 

 

 

 

메뉴판을 봅니다. 일단 가격대가 좀 됩니다. 그런데 이것은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 우리가 흔히 낙지볶음집에 가서 푸짐하게 먹는 것은 중국산 낙지입니다. 그거랑 비교하면 국내산 낙지 가격이 좀 비싸긴 합니다. 그만큼 갯벌도 사라지고 낙지도 많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식당 오기전부터 갈낙탕을 찜해두었습니다. 문제는 술안주로 하나를 더 골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게 혼자서 먹을 수 있는 게 안 보입니다. 소고기낙지탕탕이 이거 무진장 먹고 싶었는데 사전에 검색 결과 혼자서는 먹을 수 없는 양이더군요. 그러다가 낙지다듬이라는 게 보입니다. 가격대가 1인분처럼 보이기에 주문했다니 1인분은 안된답니다. 결국 갈낙탕만 주문합니다. 

 

 

 

 

밑반찬이 쫘악 들어옵니다. 반찬 들어오는 거 보면 역시 전라도입니다. 무슨 밥 하나 시켰는데 반찬이 12가지가 나온답니까? 반찬은 크게 3종류로 나눌 수 있겠더군요. 김치, 젓갈, 나물. 김치는 갓김치, 열무김치, 곰삭은 배추김치, 겉절이 배추김치. 젓갈은 이름을 모르겠습니다. 5종류 있는데 골고루 다 먹습니다. 뭔가 전라도스러움이 제 입맛에는 맞네요. 

 

 

 

 

 

드디어 나온 갈낙탕. 갈낙탕이 뭐냐면 낙지와 갈비탕이 합쳐진 것입니다. 처음에는 이 정체 모를 음식이 반갑지 않았습니다. 낙지면 낙지고 갈비면 갈비지 이게 뭐야?라는 생각이었지요. 그런데 독천에서 갈낙탕이 시작되었다는 얘기를 듣게 됩니다. 독천에서 독(犢) 자가 송아지를 뜻한답니다. 예전에 여기 우시장이 있었다는군요. 1970년대 후반에 소값이 떨어졌답니다. 소고기를 이용한 신메뉴를 개발하게 되었는데 그때 나온 게 갈낙탕입니다.

 

갈낙탕 주문 생각보다 맛있습니다. 갈비도 부드럽고 낙지의 탱탱한 식감도 좋고요. 국물이 달달하네요. 설탕 들어가서 달달한 것이 아니고 재료에서 나오는 단맛입니다. 공깃밥이랑 해서 쓱쓱 잘 먹었습니다.

 

 

 

 

 

 

 

 

 

 

 

밥 잘 먹고 나와서 낙지음식거리를 좀 더 거닐어 봅니다. 하루종일 계속 먹기만 했더니 배가 꺼질 줄 모르네요. 영암에는 낙지만큼이나 유명한 것이 있으니 바로 무화과입니다. 우리나라 무화과의 70%가 영암에서 나옵니다. 그대여 이렇게 무화과가 익어가는 날에는 이란 노랫말도 있습니다. 

 

무화과는 꽃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사실 꽃이 없다기보다는 꽃이 과실 안에서 피어나는 것입니다. 예전에 저희 집에도 무화과나무가 있었습니다. 무화과가 추운 지방에서는 잘 자라지 않습니다. 그래서 주로 남부지방에서 많이 나오는데요. 경기도 우리 집에서 자라는 게 신기했습니다. 무화과도 많이 먹었고요. 그러나 한파가 불어닥친 어느 겨울날 결국 동사했습니다. 

 

 

 

 

 

독천낙지음식거리 반대편에서

 

 

 

 

 

 

다시 독천터미널로 왔습니다. 여기서 영암 가는 버스를 타기로 합니다. 버스 시간표를 보니 출발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후다닥 표를 사고 버스에 오릅니다. 영암까지 버스비는 2천 원. 버스는 콤비버스라 불리는 자그마한 마을버스입니다. 

 

 

 

 

 

독천터미널에서 출발한 버스는 20여분을 달려 영암터미널에 도착합니다. 버스는 안내방송과 벨이 없습니다. 자기가 내릴 때 되면 버스 기사 아저씨에게 내려달라고 말해야 합니다. 다음날 목포 갈 때도 그렇지만 운전이 거칠더군요. 아무튼 저녁 8시가 다 된 시간 영암터미널은 조용합니다. 터미널 밖도 조용하고요.

 

 

 

 

 

숙소를 찾아가는데 깜깜합니다. 어느 모텔에서 짐을 풀고 하루를 정리합니다. 영암읍에는 호텔, 찜질방이 없습니다. 모텔만 몇 개 있습니다. 다음날 월출산을 가기 위해서 영암읍에 숙소를 잡아야 했습니다. 영암읍내에서 월출산 입구까지 걸어갈 수 있습니다. 월출산 등산로 들머리는 여러 곳이지만 저는 산성대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모텔 앞 과일가게에서 무화과 6천 원어치를 5천 원에서 샀습니다. 생각해 보니 별로 깎은 것도 아니네요. 맥주안주로 몇 개 집어 먹고 다음날 월출산 오를 때 먹습니다. 

 

 

 

 

전라남도 영암군 학산면 독천리. 독천낙지로 더 알려진 동네입니다. 낙지의 본고장에 왔으니 낙지도 먹어봐야겠고요. 갈비와 낙지의 달달한 콜라보인 갈낙탕도 맛나게 먹었습니다. 낙지의 기운을 모아서 다음날 월출산 등산에 도전합니다. 월출산은 강력추천합니다. 여러분도 꼭 올라보셨으면 하는 산입니다. 왜냐? 저 혼자만 고생할 수는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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