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의 송탄맛집
송탄이라는 동네를 아시는지요? 동탄 아니고 송탄입니다. 송탄은 저의 고향이자 지금 살고 있는 동네입니다. 행정구역상으로는 경기도 평택시입니다. 평택의 북쪽을 송탄이라고 합니다. 송탄시가 따로 있었는데 1995년 시군통합이 되면서 평택으로 합쳐졌습니다.
송탄에는 맛있는 음식점이 꽤 많습니다.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인해서 그 맛집들이 전국적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방송과 연결되면서 더 많은 사람이 찾고 있습니다. 먹방계의 대부인 백종원 씨도 송탄의 맛집을 소개했습니다. 오늘은 백종원 씨가 소개한 송탄의 맛집 3곳을 하나로 담아봤습니다.
첫 번째로 소개할 음식은 부대찌개입니다. 송탄에 부대찌개집이 많습니다. 어떻게 보면 가장 송탄스러운(?) 음식이기도 하고요. 송탄에는 엄청나게 큰 미군부대가 있습니다. 그 미군부대의 영향으로 부대찌개집이 하나둘 만들어졌습니다. 김네집은 송탄의 부대찌개집 중에서 원조로 불리는 곳입니다. 송탄 부대찌개 원조에 대한 논란은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언제라도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분위기의 식당입니다. 1층은 테이블에서 먹을 수 있고 2층은 방으로 되어 있습니다. 식당에 들어가면 아주머니들이 햄 써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백종원 씨 방송에 김네집이 나온 그다음 날 김네집 앞을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어찌나 줄이 길게 늘어섰던지요. 김네집은 언젠가는 한 번 나올 줄 알았습니다.
각종 햄, 소시지, 다진 고기와 사이사이에 김치가 들어가 있습니다. 화룡점정으로 치즈가 살며시 올라갑니다. 사실 저는 부대찌개 사 먹은 지 그렇게 오래되지는 않았습니다. 왜냐? 집에서 어머니가 끓여주는 게 더 맛있으니까요. 재료는 미군부대 앞에 가면 다 있는 거고 우리 집 김치도 맛있고.
부대찌개를 본격적으로 사 먹게 된 것은 친구들 때문입니다. 타 지역에서 친구들이 오면 밥 한 끼 먹여야 합니다. 술도 한 잔 하고요. 그런 면에서 부대찌개는 최고의 선택이었습니다. 타 지역에서 온 친구들이 부대찌개를 어찌나 잘 먹던지요. 이제 저를 보러 오는 것이 아니고 부대찌개 먹으려고 옵니다. 어디 지방에 모임이라도 가면 포장해 가기 바쁩니다.
동그란 냄비도 요즘에 쉽게 볼 수 없습니다. 뚜껑이 덮인 채로 나옵니다. 일정시간이 지나면 아주머니가 오셔서 마늘을 듬뿍 넣어줍니다. 그리고 한번 더 후루룩 끓여내면 기가 막힌 맛이 나옵니다.
보통 부대찌개 먹으면 사리를 넣습니다. 김네집을 비롯한 송탄의 부대찌개집은 라면을 넣습니다. 그 매운 라면. 라면을 넣고 육수를 한번 더 넣고 끓여내면 또 다른 맛을 냅니다. 매운 라면의 면만 넣는 거예요. 스프는 안 넣고요. 방송에서 백종원 씨가 스프 챙겨가던 모습이 재밌었습니다. 김네집 부대찌개 1인분 9천 원. 최근에 올랐어요.
두 번째로 소개할 곳은 붕어빵입니다. 이 집이 방송 나올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동네 사람들이 깜짝 놀랐죠. 붕어빵이 맛있긴 한데 이게 과연 방송에 나올만한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야 이 앞을 수도 없이 지나다녔고 겨울이 되면 어김없이 사 먹긴 했지만요.
작년 11월 달인가? 어머니께서 시장에 나갔다가 백종원 씨를 봤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거기 뭐 먹을 게 있다고 왔대요? 라고 물었습니다. 어머니 말씀이 사람들이 모여 있고 백종원 어쩌고 저쩌고 해서 봤더니 사진처럼 붕어빵 먹고 있었답니다. 그러면서 어머님 말씀이 백종원이 키가 작고 똥똥하더라.
이 집이 재밌는 일이 있었습니다. 재밌는 일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런데 12월이었나? 그러니까 한창 방송 빨 받는 순간 가게문이 닫힌 것입니다. 사람들이 다 의아해했지요. 뭔 일 있나 하고요. 그러면서 여기 사장님이 돌아가셨다는 소리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동네 사람들이 다 안타까워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얼마 지나고 사장님이 다시 나타나신 것입니다. 죽었다는 분이 다시 살아왔으니 모두 다 놀랬죠. 어르신이 편찮으셔서 잠깐 쉬셨다고도 합니다만 웃을 수만은 없는 에피소드입니다. 지금은 아드님이 이어서 장사를 하고요. 어르신은 가끔 나와서 도와주십니다. 어르신의 따님은 서정시장에서 붕어빵 팔고 있습니다. 어르신은 30년 넘게 붕어빵을 구우셨습니다.
확실히 붕어빵이 맛있긴 합니다. 맛이 진해요. 안에 들어가는 팥의 맛과 향도 여느 붕어빵 하고는 다릅니다. 백종원 씨가 맛보더니 계피맛이 난다고 했습니다. 붕어빵 재료는 사장님이 만드신다고 합니다. 이 집 재료 만드는 곳이 저의 외가댁 근처입니다. 외가댁에 사는 어르신이 재료를 직접 만드는 것을 보셨다는군요.
붕어빵 3개 1천 원입니다. 사람들이 한 번 살 때 왕창 사가는 편입니다. 그래서 줄이 쉽게 줄지 않습니다. 방송 막 나왔을 때는 추운 날에 1시간씩 기다리면서 사 먹고들 갔습니다. 한 사람 앞에 5천 원어치 이상은 팔지 않습니다. 돈은 손님이 돈통에 직접 넣습니다. 붕어빵집은 송북시장 안 송탄우체국 근처에 있습니다. 붕어빵은 3월까지만 합니다. 날이 더워지면 붕어빵 안 하고 다른 장사하세요. 겨울이 오면 다시 시작. 송북시장에 5일장이 서는 날(4, 9, 14, 19, 24, 29)은 사람이 더 많으니 피하시고요.
세 번째로 소개할 백종원 씨 송탄맛집은 세모분식입니다. 떡볶이 편에 세모분식의 당면떡볶이가 나왔습니다. 이 집이 방송 나온 줄 몰랐습니다. 우연히 시장에 갔다가 밥 먹으러 갔는데 보시다시피 방송에 나왔던 사진이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번호포 뽑는 기계까지. 그리고 나서 검색을 해보니 난리가 났었네요.
세모분식은 평택국제중앙시장 안에 있습니다. 송탄 사람들은 저녁시장이라고도 부르는 시장입니다. 맨 위에 소개한 김네집 부대찌개도 저녁시장 안에 있습니다. 저녁시장 안에는 분식집이 여럿 있습니다. 이 시장 안 분식집 분식이 다 맛있습니다. 진짜 다른 동네에서는 절대 따라올 수 없는 분식의 세계입니다.
메뉴판을 보시면 떡볶이 종류가 다양합니다. 당면과 다른 재료가 어떻게 콜라보를 이루느냐에 따라 맛의 변주가 일어납니다. 떡볶이와 함께 쫄면을 강력추천합니다.
기본으로 국물과 단무지, 무김치가 나옵니다. 송탄 저녁시장 안의 분식집들은 국물도 통 크게 줍니다. 무한리필. 추가 반찬은 셀프.
드디어 나온 당면떡볶이입니다. 당면이 안 보이신다고요? 그릇 밑에 한 움큼 담겨 있습니다. 그렇게 막 맵지는 않습니다. 쭉쭉 끓어 당기는 맛이 있습니다. 세모분식에 사람이 너무 많다면 근처에 태화분식도 추천합니다. (사실 저는 태화분식을 더 좋아합니다.) 떡볶이 먹고 나서 밥 달라고 하면 저 국물에 밥 비벼먹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렇게 먹는 걸 못 봤는데 국물에 밥 비벼 먹는 게 나왔다네요. 아무튼 이 국물에 밥 비벼 먹으면 맛이 없을 수 없겠죠.
경기도 평택시 중에서도 송탄지역에 있는 3곳의 맛집을 소개했습니다. 이곳은 백종원 씨가 방송에서 소개한 이후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올라간 곳입니다. 어려서 친구들과 함께 먹던 곳, 어머니와 시장 갔다가 먹었던 곳, 오며 가며 수도 없이 스쳐 지나갔던 곳. 이런 곳들이 세간의 주목을 받는 게 신기합니다. 저에게는 평범함인데 특별한 곳이 되었으니까요.
이렇게 저의 고향인 송탄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질 수 있는 게 기분 좋습니다. 송탄으로 맛있는 거 많이 드시러 오세요. 이 집들 말고도 맛있는 거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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