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현충사
전국적으로 봄꽃이 활짝 피어나고 있습니다. 서울에도 개나리, 매화가 피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요즈음 회사 일이 많아서 바쁘게 보냈답니다. 그러다 맞이한 일요일입니다. 봄도 왔고 꽃도 피고 했기에 부모님 모시고 가까운 곳으로 봄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오늘의 목적지는 충청남도 아산시에 있는 현충사입니다.
신문을 보는데 '현충사 조기 개방'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보입니다. 현충사가 문 닫았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는데 조기 개방이 뭔가 했습니다. 현충사에 봄꽃이 피어서, 원래보다 1시간 일찍 문을 연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원래는 9시에 문을 여는데, 조기개방 기간에는 8시에 문을 연답니다. 현충사 조기개방은 3월 4일부터 3월 25일까지입니다.
현충사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사당입니다. 이순신 장군의 묘는 현충사에서 자동차로 20분 정도 가야 합니다. 이순신 장군 묘는 현재 정비사업을 하고 있어서, 2021년에는 볼 수 없습니다. 현충사에서 충무공의 정신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늘은 꽃구경에 좀 더 중점을 두었습니다.
관람료, 주차비 무료. 매주 월요일 휴관. 오후 6시까지 관람 가능합니다.
입구에 들어서면 충무공 이순신 기념관이 바로 보입니다. 임진왜란에 대한 기록과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생애를 볼 수 있습니다. 이순신 장군과 관련 있는 보물급 유적도 만날 수 있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하여 기념관 방문객 수를 500명으로 제한한다고 쓰여 있습니다. 500명을 세는 것 같지는 않더군요.
이순신 장군의 영정은 많이 보셨을 것입니다. 류성룡이 임진왜란에 대하여 적은 징비록의 내용, 이순신 장군의 종손 모습을 참고하여 영정을 그렸습니다.
이순신 장군 관련 고문서 16점이 보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임진왜란 끝난 후 공신에게 내린 교서, 충무공이란 시호를 내린 교지, 현충사에서 볼 수 있습니다.
위 사진은 이순신 장군이 1576년 식년무과(3년에 한번씩 정규적으로 실시하는 무과)에 병과 제4인으로 급제하고 받은 교지입니다. 별과 제4인은 전체 12등이랍니다. 이때 28명 중 12등 한 것입니다. 이때 현역군인들도 무과에 응시했고, 현역군인들이 상위권에 속해서, 이순신 장군은 순위가 뒤로 밀렸다고 합니다.
기념관을 나와 충무문을 거쳐 위로 올라갑니다. 오르는 길 왼쪽으로 현충사가 있습니다. 옛날 현충사입니다. 처음 현충사는 1706년(숙종 32)에 아산 유생들의 청원으로 지었습니다.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철폐됩니다. 1931년에 덕수 이씨 종가의 채무로 이순신 장군의 묘소와 위토가 경매에 부쳐지기도 했습니다. 국민적인 성금을 모아 채무 변제하고, 남은 돈으로 현충사를 다시 지었습니다. 현판은 숙종 글씨입니다.
현대에 만들어진 현충사를 만나기 위해서는 위로 더 올라가야 합니다.
현충사로 올라가려는데 한쪽에서 나무가 반짝거리는 것이 보입니다. 노란 꽃이 핀 산수유입니다. 봄은 노란색과 참 잘 어울립니다. 현충사 안에 모든 산수유가 꽃을 피운 것은 아닙니다. 몇몇 송이만 핀 것도 있고, 피려고 기지개를 켜는 것도 있습니다. 양지바른 곳에 있는 이 나무만이 가득 꽃을 피웠습니다.
현충사에 매화가 피었다는데, 어딘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커다란 카메라를 들고 사람들이 나오는 것이 보입니다. 현충사 올라가기 전 오른편에 있는 고택 앞에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이 보입니다. 고택 앞이 현충사 봄꽃 구경의 하이라이트입니다. 고택은 이순신 장군이 무과에 급제하기 전부터 살던 집입니다. 장군이 돌아가신 후에는 종손이 대대로 살았고요. 지금은 누가 살지는 않습니다. 매년 이순신 장군이 전사한 음력 11월 19일에 제사를 지내고 있습니다.
멀리서 볼 때는 꽃이 피긴 피었나? 할 정도로 잘 보이진 않습니다. 날씨도 흐려서 더 잘 안 보입니다. 그런데 가까이서 다가가 보니 아름다운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지금부터는 꽃 사진을 연속으로 소개합니다.
고택 앞에는 홍매 1그루, 청매 2그루가 있습니다. 홍매는 꽃이 많이 피었고, 청매는 이제 꽃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매화가 귀엽고 사랑스럽습니다. 매화의 도도하면서도 정갈한 매력이 좋습니다. 현충사 매화는 고택을 배경으로 하니 좀 더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홍매가 원래 꽃을 일찍 피우나 봅니다. 2월에 순천 금둔사와 탐매마을 갔을 때도 홍매화는 꽃을 피웠습니다.
매화만 보고 갈 수는 없습니다. 고택 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고택 왼편으로 장독대가 있습니다. 장독대 옆으로 커다란 매화나무가 하얀 꽃을 터트리고 있습니다. 팝콘처럼 팡팡 터져서 고택을 환하게 비추고 있습니다. 장독대는 양지바른 곳에 만듭니다. 이곳도 햇볕이 잘 드는 따스한 곳이어서, 다른 곳보다 꽃을 일찍 피웠나 봅니다.
가까이 줌으로 당겨서 꽃 구경을 합니다. 이순신 장군께서 이 매화를 본 적은 없으시겠지만, 아마 하늘나라에서 매화가 피어난 현충사를 반가운 마음으로 내려다보고 있으실 것 같습니다. 그래 이렇게라도 나를 찾아주는 것이 고맙구나라고 생각하시겠죠? 환하게 꽃을 피운 모습을 보니, 마음만은 무척이나 따뜻하고 행복했습니다.
이순신 장군에게 인사를 올리고 가야겠습니다. 오르막을 쭉 올라가면 제일 높은 곳에 현충사가 있습니다. 1962년부터 이순신 장군 유적을 성역화하기 시작합니다. 그중에 대표적인 곳이 현충사입니다.
1962년 유물전시관이 개장합니다. 1967년에 이순신 장군의 영정을 모신 본전(위 사진)을 새롭게 만듭니다. 2011년에 충무공 이순신 기념관이 만들어졌고요. 현충사가 다소 논란이 있긴 합니다. 현충사 건물 양식이 일본식이라는 것입니다. 현충사 한글 현판은 박정희 대통령 글씨입니다. 저 현판을 떼고, 옛 현충사 숙종이 쓴 현판을 달자는 의견도 있습니다. 떼지 않고 쭉 가고 있습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만날 수 있는 충청남도 아산시 현충사입니다. 봄을 맞이하여 현충사에 매화가 피었다고 해서 방문하였습니다. 부모님과 함께했습니다. 부모님이 해가 갈수록 거동이 쉽지 않으시네요. 앞으로 자주 모시고 교외로 나가야겠습니다. 현충사 구경하고 당진 안섬포구로 향합니다. 안섬포구는 작은 포구인데, 칼국수와 간재미 파는 포장마차가 모여 있습니다. 현충사 매화는 3월 7일 모습입니다. 3월 중순에 들어서면서 더 활짝 피어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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