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안섬포구 남매포장마차
충청남도 아산시에 현충사를 다녀왔습니다. 현충사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 사당입니다. 봄이 되면 현충사에 산수유와 매화가 활짝 피어납니다. 현충사 구경하고 점심 먹기 위해 당진시 안섬포구로 향합니다. 아산, 당진, 서산으로 이어지는 서해안 라인에는 작은 포구들이 이어져 있습니다. 안섬포구도 그중 하나입니다.
현충사에서 안섬포구까지는 자동차로 30분 정도 걸렸습니다. 내비게이션을 안섬포구에 맞춰서 갑니다. 평택해양경찰서 안섬출장소로 검색하고 찾아가도 될 것입니다. 당진이 큰 공장이 많습니다. 대형트럭이 많이 다닙니다. 운전할 때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안섬포구 포장마차 단지는 매월 둘째, 넷째 주 화요일이 정기휴무입니다.
얼추 10여 개의 포장마차가 줄지어 있습니다. 포장마차라기보다는 비닐하우스처럼 임시 가옥을 지어 놓고 영업합니다. 모든 집에 손님이 많은 것은 아니더군요. 3~4집 정도만이 가게 안에 손님이 많습니다. 메뉴는 얼추 비슷합니다. 칼국수가 주메뉴입니다. 당진이니까 간재미는 기본으로 있습니다. 각종 생선회, 소라찜 등의 메뉴가 있습니다. 칼국수의 경우 시금치, 단호박 등 특색 있게 하는 집들이 있습니다.
안섬포구의 문제는 주차와 화장실입니다. 포장마차 앞으로 주차장이 있습니다. 가게마다 주차장을 구분하는 것은 아니고, 공용으로 사용하는 주차장입니다. 차들이 워낙 많으니, 주차공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누가 나와서 주차 관리하는 것도 아니고요. 주차비는 없습니다. 화장실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습니다. 임시화장실이 있긴 한데, 깔끔한 느낌은 아닙니다.
안섬포구의 여러 집 중에서 남매포장마차를 찾았습니다. 사람이 많이 찾는다는 3~4집 중 한 곳입니다. 안섬포구로 검색해도 이 집이 평이 괜찮았습니다. 맛있는 거 먹기 전에는 기분 좋습니다. 기분 좋게 들어갔는데, 빈자리가 없습니다. 웨이팅해야 했습니다. 전화번호를 적고 가면, 자리 났을 때 연락하겠다더군요.
어머니에게 다른 집 갈까요? 말씀드렸는데, 어머니 말씀이 사람 많은 곳은 다 이유가 있는 것이라면서, 기다렸다 먹자고 하십니다. 전화번호 적고 나왔습니다. 포구 구경을 합니다.
안섬은 내도(內島)라 불리는 섬이었습니다. 내도를 한글로 하니 안섬입니다. 1960년대 제방으로 연결되고, 다리도 만들어지면서 섬이지만 섬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안섬포구 포장마차 가면서 보니 벽화도 그려 넣고, 공원도 있습니다. 식사 후에 잠시 구경하고 가도 좋겠더군요. 캠핑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안섬포구의 랜드마크인 빨간 등대입니다. 등대 가운데 띠가 둘려 있고, 동그랗게 장식되어 있는 것이, 평범해 보이면서도 개성이 담겨 있습니다.
안섬포구에서는 지금도 어로 활동을 하고 있답니다. 배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포장마차들의 뒤태를 볼 수 있습니다. 오랜만에 바다 향기도 느끼면서 포구를 거니는 것이 좋습니다. 멀리 바다 위로 배들이 지나가는 것도 좋고요. 군함도 지나가더군요. 시간이 꽤 흘렀다고 생각했는데, 연락이 없습니다. 남매포장마차로 찾아갑니다.
여전히 손님이 많습니다. 연락이 안 와서 왔다고 말씀드리니, 한 테이블만 나가면 된다고 합니다. 손님이 많아서 오래 걸렸나 봅니다. 제가 들어갈 때 온 분들은 40분 이상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하시네요. 남매 포장마차는 신발 벗고 올라가서 먹는 마루 형태입니다. 자리에 앉으면 비닐 너머로 바다가 보입니다.
가게 입구에는 수족관과 다라이에서 기포가 뽀글뽀글 올라옵니다. 간재미, 낙지, 주꾸미 등이 보입니다. 어서 빨리 앉아서 먹고 싶습니다. 직원들이 낙지를 꺼내서 조그만 대야에 옮겨 담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낙지가 꿈틀꿈틀하는 것이 싱싱합니다. 우연히 낙지 담은 망에 국내산이라 쓰여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시중에 중국산 낙지 쓰는 집도 많은데, 식재료에 대한 믿음이 생겼습니다.
드디어 자리에 앉았습니다. 주메뉴는 칼국수와 간재미무침입니다. 저도 칼국수 2인분과 간재미무침을 주문합니다. 부모님과 저 3명입니다. 칼국수 인당 주문이라 쓰여 있어서 3인분 시켜야 하나 했습니다. 3인분은 많습니다. 간재미무침 주문해서 그런지 2인분 주문해도 별말은 없네요. 낙지연포탕, 쭈꾸미샤브, 우럭매운탕, 간재미탕은 싯가. 간재미탕이 궁금합니다.
밑반찬이 깔립니다. 사라다(샐러드 아니죠), 미역초무침, 김치는 그릇에 덜어 먹게 했습니다. 칼국수 넣어 먹으라고 양념장이 있습니다. 김치는 다소 심심하네요. 살짝 익었고요.
칼국수에 고추 썰어 넣은 양념장 넣으니 맛이 달라집니다.
간재미 무침이 먼저 나왔습니다. 편하게 먹으라고 처음부터 둘로 나누어서 나왔습니다. 센스 있네요. 저 사진과 같은 양으로 한 접시가 더 나온 것입니다. 무침이 제 입맛에 딱 맞았습니다. 간재미도 야들야들하니 맛나고 채소도 넉넉하고요. 양념이 많이 매콤새콤하지 않았습니다. 간재미무침을 원래 많이 새콤하게 하진 않습니다. 간재미무침은 남아서 포장해왔습니다. 집에 와서 소주 안주로.
위 수족관 사진에서도 보셨다시피 간재미는 홍어와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홍어와 사촌뻘이라고 하더군요. 표준어는 간자미입니다. 간재미는 사투리. 간재미가 입에 더 잘 붙습니다. 간재미는 충청도에서 많이 먹습니다. 무침으로 제일 많이 먹습니다. 찜, 탕으로도 요리합니다. 홍어 사촌이라니까 숙성시켜서 톡 쏘는 맛이라 생각하실 수도 있을 텐데요. 간재미는 숙성시키지 않고 바로 쌩으로 먹습니다. 숙성을 한다 해도 홍어처럼 익히는 정도는 아닙니다.
간재미는 일 년 내내 잡히지만, 2월에서 6월까지를 제철로 봅니다. 여름 산란철이 되면 뼈가 단단해지고, 육질이 단단해져서 맛이 덜하다더군요. 지금 봄에 먹으면 맛있다는 이야기.
칼국수는 나오는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칼국수는 심플합니다. 바닥에 조개류가 깔려 있습니다. 버섯, 호박 등이 살짝 올려진 정도. 육수 맛도 강렬하지는 않습니다. 육수도 무던해서 먹기 편했습니다. 양이 꽤 많습니다. 부모님이 많이 드시는 편이 아니긴 했어도 3인분 주문했으면 남겼을 수도 있겠더군요. 먹다가 육수가 줄어들면 추가하면 됩니다.
칼국수만 먹는데 뭔가 좀 아쉽습니다. 주변에서 낙지와 쭈꾸미 주문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버지께서 낙지에 관심 가는 표정입니다. 낙지 추가를 합니다. 낙지, 쭈꾸미 주문할 때 먹물 빼 달라고 하는 손님들도 있더군요. 먹물을 먹어도 되는데, 먹물이 터지면 국물이 검게 되어 시각적으로 좋지 않습니다. 대신 먹물이 들어가면 국물 감칠맛이 더 살아나는 것은 있습니다. 낙지가 꽤 큽니다.
직원이 와서 칼국수에 육수를 추가합니다. 육수가 팔팔 끓을 때 다시 옵니다. 그리고 낙지 투하. 살아있는 낙지가 뜨거운 곳에 들어가 꿈틀꿈틀 움직입니다. 낙지에게 미안합니다. 낙지는 선홍빛으로 옷을 갈아입습니다. 먹기 좋게 익었다는 것입니다. 미안한 마음은 어느새 잊어버리고, 맛있게 익어줘서 고맙다는 생각만 남았습니다. 쫄깃한 낙지가 맛있습니다. 얼마 전에 해 넣은 금니가 낙지를 꼭꼭 잘 씹어주니 더 맛있습니다.
충청남도 당진시에 있는 안섬포구를 찾았습니다. 당진에 대규모 공장이 들어서면서 작은 포구들이 사라지거나 규모가 작아졌습니다. 안섬포구 뒤에 커다란 제철소가 있습니다. 공장이 들어서고, 경제가 발전한다는 것이 좋습니다.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같이 커집니다. 안섬포구의 여러 집중 남매포장마차에서 잘 먹었습니다. 어머니 말씀대로 사람이 모이는 곳은 다 이유가 있습니다. 식스어클락 카페에서 커피 마시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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