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솔뫼성지
내포 지역으로 불리는 서산, 당진, 예산 일대는 일찍이 천주교가 전파되었습니다. 천주교 성지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중에서 충청남도 당진시의 솔뫼성지를 찾아갑니다. 솔뫼성지는 버그내 순례길의 출발지입니다. 버그내 순례길은 솔뫼성지에서 신리성지까지 이어지는 도보여행길입니다. 솔뫼성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천주교 사제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생가가 있습니다. 2014년 교황도 방문하였습니다.
2024.08.02 - [충청남도] - 버그내순례길. 천주교 성지를 걸으며 나를 돌아본다. 당진 여행
시외버스 타고 합덕시외버스터미널까지 갔습니다. 터미널에서 솔뫼성지까지는 택시를 탑니다. 택시비는 4,500원. 걸어가면 20분 정도 걸릴 것입니다. 솔뫼성지 앞에 주차장이 넓습니다. 성지 입구에서 왼쪽으로 가면 김대건 신부 생가가 있습니다. 직진하면 기억화 희망(대성전)입니다. 생가를 먼저 보기로 합니다. 솔뫼는 소나무가 우거진 땅이라는 뜻입니다.
2014년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아시아청년대회, 순교자 124위 시복식 참석을 위해 우리나라에 왔습니다. 가톨릭아시아청년대회가 솔뫼성지에서 있었습니다. 교황과 김대건 신부 두 분이 웃으면서 손잡고 있는 모습이 무척이나 보기 좋습니다. 교황 방문 후 솔뫼성지는 세계적인 천주교 성지가 되었습니다.
버그내순례길 걷는 것이 목적이기에 안내문을 유심히 살펴봅니다. 솔뫼성지를 시작으로 합덕제(저수지)를 거쳐 신리성지까지 이어지는 길입니다. 버그내순례길 길이는 13.3㎞. 스탬프투어를 한다면 신리성지 이후 몇 개의 공소를 더 가야 해서 길이가 조금 더 늘어납니다. 여름날 걷느라 힘들었습니다.
솔뫼성지 입구
솔뫼성지 들어가면 관광안내소가 있습니다. 관광 안내소에서 버그내 순례길 스탬프북을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순례길 중간중간 있는 스탬프를 스탬프북에 찍으면 지나간 것을 인정받습니다. 관광해설사 선생님에게 스탬프북을 받습니다. 선생님이 스탬프 찍어주신다고 해서 드렸더니 도착 스탬프를 찍어주셨네요. 😅
한복 입고 있는 성모상
솔뫼 아레나. 공연장 겸 야외성당.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생가입니다. 복원한 것이고요.
김대건 신부는 1821년 8월 21일 현 당진시 우강면 송산리(당시 면천군 범서면 송산리)에서 태어났습니다. 마을 이름부터 송산입니다. 솔뫼, 소나무 산입니다. 김대건 신부의 조상이 수 대에 걸쳐 살고 있었습니다. 김대건 작은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가 천주교 신앙을 받아들였습니다. 자연스럽게 김대건도 신앙과 함께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생가 앞에서 기도하는 모습의 동상이 있습니다. 두 손 모아 기도 올리는 교황의 모습에서 숭고함, 경건함이 느껴집니다.
성 김대건 신부님 생가에서 바치는 기도.
김대건 신부 모습.
김대건은 15살 때 모방 신부에 의해 신학생으로 선발됩니다. 모방 신부는 한국 최초의 천주교 선교사입니다. 김대건은 마카오로 유학하여 신학을 공부합니다. 중국 상하이에서 페레올 주교로부터 사제서품을 받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천주교 사제입니다. 상하이에서 배를 타고 조선에 입국합니다. 조선에서 선교 활동 후 1846년 순교하였습니다. 향년 25세.
무더운 8월의 어느 여름날. 푸른 하늘에 구름 두둥실 떠 있는 모습이 아름다운 날입니다. 가을 깊어져 가는 이때. 이 무더위 여름의 시간을 다시 떠올립니다.
김대건 신부 생가 바로 옆에 소나무 숲이 있습니다. 솔뫼성지 소개하는 것 보면 소나무 많은 이곳을 솔뫼 즉 소나무 산으로 한다고 합니다. 산이라고 하기는 그렇고 작은 동산이자 언덕입니다. 원래 송산리 일대 산에 소나무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자연스럽게 가지를 뻗어 올라간 소나무 모습이 멋집니다. 소나무 따라 산책도 해봅니다.
소나무 숲 끝에 김대건 신부 동상이 있습니다.
동상 앞에서 19세기 천주교 박해가 심했던 시기. 그 시기에 내가 있다면 나는 천주교를 믿었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천주교 믿는 사람을 끔찍하게 처형하는 모습을 보고 들었다면 겁먹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약하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순교자들의 희생이 더없이 숭고합니다. 20대 청년 김대건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이었을지 다시 한번 존경의 마음을 담아봅니다.
십자가의 길을 따라 걸어 나옵니다.
제가 갔을 때 김대건 신부 기념관은 문이 잠겨 있어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올해 9월 7일 솔뫼성지 역사관이 개관했습니다. 저는 8월에 다녀왔으니 역사관을 못 봤습니다. 위 사진 속 건물 이름은 '매듭을 푸시는 성모님의 집'입니다. 교황은 고민이 생기면 성모님께 문제의 매듭을 풀어 해결해 주기를 청하였다고 합니다. 교황의 뜻을 담아 만든 경당입니다. 봉헌초를 올리면서 교황님과 성모님의 마음을 새겨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어린 소녀의 만남. 따스함이 느껴집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자국
여기는 솔뫼성지.
김대건 신부 생가에서 나와 기억과 희망으로 향합니다. 건물 이름이 기억과 희망입니다. 기억과 희망 안에는 대성전(성당), 예술공연장, 전시관이 있습니다.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을 맞이하여 2021년에 완공하였습니다.
대성전에 들어가는데 미사 시간이 끝났나 봅니다. 사람들이 대성전에서 우르르 나옵니다. 고요함으로 가득한 대성전에 앉아 기도를 올립니다. 저는 천주교 신자는 아니지만 성당에 가면 묵묵히 기도를 올립니다. 신자가 아니어서 천주교식으로 어떻게 기도를 올려야 할지는 모릅니다. 진심으로 기도하면 들어주시리라는 마음에 기도를 올리고 아멘으로 마무리합니다. 대성전 안에서는 착한 아이가 됩니다.
기억과 희망 안에 있는 이춘만 미술관.
교황께서 솔뫼성지 방문하셨을 때 실제로 앉으신 의자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솔뫼성지에는 교황을 위해 만든 의자가 몇 개 있습니다. 그중에서 실제로 사용하신 의자는 가장 작은 의자라고 합니다. 교황의 권위를 상징하는 의자가 과도하게 크고 화려한 것을 경계하셨다고 합니다. 김대건 신부 생가 앞에서 작은 의자에 앉은 것은 김대건 신부에 대한 존경의 의미도 담겨 있다고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친필 서한. 그냥 보면 무슨 뜻인지 모릅니다. 다행히도 아래 해석이 적혀 있습니다. 김대건 안드레아 성인의 탄생 200주년을 맞아 사랑하는 대한민국 국민에게 진심 어린 인사를 보냅니다로 시작합니다. 2020년 10월 23일 보내신 서한입니다. 교황의 주게또(모자), 김대건 탄생 기념주화 등 다양한 기념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솔뫼성지 안에 카페, 당진시 로컬푸드 판매장이 있습니다.
특별히 종교가 없지만 여행길에 성당, 절, 교회 등 종교적 장소 찾는 것을 좋아합니다. 종교적 장소를 방문하여 기도를 올립니다 마음이 차분해지고 편안해집니다. 성인이 태어난 곳이고 교황이 다녀간 곳이라 그런지 솔뫼성지는 더욱더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솔뫼성지에서 전해오는 공기와 기운은 알게 모르게 저에게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다시금 방문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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