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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http://www.haeinsa.or.kr)

불교가 우리나라에 전해진 역사는 유구합니다. 역사적 기록에 의하면 고구려 소수림왕 2년(서기 372년)에 불교가 처음으로 들어왔다고 합니다. 2천년 가까운 세월 동안 우리와 함께한 불교입니다. 절은 개인의 안녕을 위해서, 나라의 국태민안을 위해서도 불공을 올립니다. 불교를 통해서 우리나라의 역사를 되집어 볼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곳곳에 절집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나라를 대표할만한 절집들이 있습니다. 대표하는 기준을 어떻게 나누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불교의 귀중한 보물을 갖고 있는지도 그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불교의 삼보사찰 중 법보사찰인 '해인사'로 향합니다.


 

숲길

 


 

해인사 오르는 숲길





계곡

 

 

해인사 소리길을 걷고 해인사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해인사 이정표가 보이고, 우회전을 하니 허름한 상가 건물이 보입니다. 장사하는 아주머니 몇 분도 보입니다. 해인사하면 굉장히 큰 절이고, 사람들이 많이 올텐데. 입구에 상가, 장사하는 사람들의 규모가 작은것이 새삼 놀랍기도 합니다. 절이라는것이 호젓하게 가는 맛이 있어야 하는데.. 너무 북적이는 것이 반갑지가 않았지요.. 해인사는 달랐습니다.

상가를 지난 성보박물관을 지나갑니다. 성보박물관은 해인사 관련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입장료는 어른 2천원입니다. 성보박물관부터는 숲길이 이어집니다. 이 숲길이 또 명품이네요.. 푸릇푸릇함이 가득한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터널을 만들어 주고 있었습니다. 옆으로는 계곡물도 졸졸졸 흐르고요. 그렇게 20여분 올라가는 동안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성철

 

해인사에 거의 다 도착을 했습니다. 이정표를 보니 낯익은 이름이 보입니다. '성철스님'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라는 명언으로 유명한 현대 대한민국 선불교를 대표하는 스님이십니다. 1993년에 열반하셨습니다. 성철스님의 사리탑이 해인사에 있었습니다. 사리탑이 현대적 감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처음에는 이거 사리탑 맞아?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였지요..

사리탑의 가운데 구는 완전한 깨달음과 참된 진리를 상징합니다. 반구는 활짝 핀 연꽃을 표현했고, 아래 정사각형의 3단 기단은 계, 정, 혜 삼학과 수행과정을 의미합니다. 높낮이가 되는 참배대는 뒤로 갈수록 높아졌다가 낮아지는데, 이것은 영원에서 영원으로 흐르는 시간의 무한성을 상징합니다.


 

 

세계문화유산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 해인사 고려대장경 판전


 

 

연못

 


성철스님의 사리탑 앞으로는 자운, 혜암, 일타 스님의 사리탑도 볼 수 있습니다. 사리탑을 보고 나오면 해인사 사적비를 비롯한 20여기의 공덕비가 있는 비석거리가 있습니다. 고려시대의 고승 원경왕사를 기리는 '원경왕사비'도 자리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제 눈에 들어온 것은 작은 연못이었습니다. 가야산 정상이 모습이 이 연못에 비친다고 하여 '영지(影池)'라 불립니다. 가락국 김수로왕의 왕비인 허황후가 가야산 칠불봉으로 출가한 일곱 왕자를 그리워하였습니다. 아들을 보기위해 가야산을 찾았으나 산에 오를 수 없었습니다. 아들들의 그림자라도 보게 해달라고 부처님께 기도를 했고, 정진 중인 왕자들의 모습이 이 연못에 비쳤다고 전해집니다.



 

해인사


해인사 문 앞에 도착을 했습니다. 해인사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3개의 문을 통과해야 합니다. 바로 앞에 사람들이 앉아있는 문이 일주문입니다. 봉황문, 해탈문이 뒤를 이어서 있습니다. 문 이름이 다른 절하고는 좀 다릅니다. 해인사 일주문은 주변에 신록이 우거진 것이 운치가 있습니다. 일주문부터 법보전가지 계단이 108개입니다. 108번뇌가 있지요.. 한걸음 내딛으면서 생각을 정리해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부처

 


중간에 독특한 작품이 있어서 사진으로 옮겨봤습니다. 작품이름은 부처의 소리입니다. 안성금이라는 국내작가의 작품입니다. 부처님을 반으로 쪼개놓다니 무슨 의미를 담고 있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작품설명을 보면 "부처님의 보이지 않는 반쪽은 우리에게 감춰진 불성을 내포하며, 스스로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진솔한 내적성찰의 무한대를 제공한다" 라고 되있습니다. 좋은 뜻입니다.. (솔직히 무슨 말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소금


돌무더기를 하나 발견합니다. 마침 해인사에서 문화해설하는 분의 설명을 들을 수 있었는대요. 돌무더기 아래에 있는 돌이 '염주석'이라고 합니다. 해인사가 화마를 자구 겪었답니다. 화마를 막고 불의 기운을 누르기 위해서 소금을 염주석 아래에 묻어 둔다고 합니다.




불교

 


앞의 문은 봉황문이고 뒤에 보이는 문이 해탈문입니다. '해인총림'이라는 현판이 눈에 들어옵니다. '총'자가 어렵네요. 총(叢)은 모일 총자입니다. '총림'이라는 것을 쉽게 풀이하면 스님들의 '대학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승려들의 참선수행 전문도량인 선원(禪院), 경전 교육기관인 강원(講院), 계율 전문교육기관인 율원(律院) 등을 모두 갖춘 사찰입니다. 우리나라에 총림이 있는 절은 해인사, 송광사, 통도사, 수덕사, 백양사입니다. 이름있는 고찰입니다. 해인총림의 최고지도자를 방장이라고 하는데, 성철스님이 해인총림의 방장이셨습니다.



 

연등

 

 

해인사 경내로 들어왔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절의 규모가 크지 않았습니다. 해인사 매표소에서부터 해인사까지 이어지는 길이 멀고, 부속 암자도 많이 있기에, 해인사 전체적인 면적은 상당할 것입니다. 그러나 경내에 들어왔을 때는 오히려 소박함을 느낄 정도로 포근함을 느끼게 됩니다. 

절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대적광전이 자리하고 있고, 절 앞마당에는 석탑과 석등이 서 있습니다. 다음주면 부처님 오신날, 석가탄신일입니다. 역시 해인사에도 연꽃이 가득 피어 있습니다. 연꽃은 더러운 진흙 속에서 맑고 깨끗하게 태어납니다. 연등을 밝히면서 세상의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바른 자세로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구해봅니다.




대적광전

 


해인사의 중심이 되는 전각이 되는 대적광전에 올랐습니다. 제가 불교에 깊은 뜻이 있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절에 오면 불공을 드립니다. 부모님 건강하게 지내시고, 조카들 아프지 말게 해주시고, 동생네 돈 많이 벌게 해주시고, 친구들 하는 일 잘 되게 해주시고 이것저것 읊조리면서 하나하나 소원을 말해봅니다. 그러다 여유 있으시면, 이 불쌍한 중생 라오니스도 보살펴 주시고요. 

해인사가 여러차례 화재를 입었다는군요. 대적광전도 화재 후 다시 지은 것입니다. 건물이 웅장하면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적광전에서 눈여겨 보셔야 할 것은 글씨입니다. 편액은 안평대군이 쓴 것이고 주련(기둥에 쓴 글씨)는 고종과 대원군이 쓴 것입니다. (오른쪽은 고종, 왼쪽은 대원군)   


 


팔만대장경

 


명부전을 거쳐서 해인사 안쪽으로 들어갑니다. 해인사 관람의 핵심 포인트 고려대장경을 보기 위해서입니다. '팔만대장경' 이라는 글씨가 크게 보입니다. 안으로 쏙 들어갑니다. 관람 분위기가 싸합니다. 여기저기서 큰 소리가 오고 갑니다.

팔만대장경 일대에는 바른 관람을 유도하기 위해서 안내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분들이 관람객 통제가 엄격합니다. 문화해설사의 마이크 사용부터 금지가 됩니다. 사진은 절대 못 찍고요. 사진기를 만지기만 해도 안내하는 분들의 경고가 이어집니다. 대장경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대장경을 볼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팔만대장경 문을 들어가면 나무창틀 너머로 팔만대장경이 담겨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수다라장

 

팔만대장경이 보관 되어 있는 건물인 '수다라장'입니다.

부처의 힘으로 나라를 구하자는 의미로 만들어진 팔만대장경입니다. 경판의 수가 8만 1258판에 이르고, 8만 4천 번뇌에 해당하는 8만 4천 법문이 담겨 있다고 해서 '팔만대장경'이라고 합니다. 고려 고종 23년(1236)부터 38년(1251)까지 15년에 걸쳐서 만들어 진 것입니다. 고려시대에 만들었다고 해서 '고려대장경'이라고도 합니다. 국보 제32호입니다. 

대장경은 부처님의 가르침이 담긴 불경을 모아 놓은 것입니다. 고려시대에 외침이 많았습니다. 고려 현종 때 거란 족의 침입으로 현종은 나주까지 피신을 가기에 이르렀습니다. 이 때 의천이 초조대장경을 만들었고, 거란족이 물러가게 됩니다. 부처의 도움으로 평화가 찾아왔다고 믿게 됩니다. 그런데 초조대장경은 몽골군에 의해 불에 타 없어졌습니다. 몽골군의 침입이 있고, 부처의 힘으로 나라를 구하고자 하는 소망을 담아 팔만대장경을 만들게 됩니다.  




그림자

 

수다라장에는 연꽃이 피어납니다. 햇살좋은 오후가 되면 볼 수가 있습니다. 그 연꽃은 그림자 연꽃 .. 해인사가 만들어 내는 연꽃입니다. 수다라장 앞 건물 기와에 햇빛이 비치고 기와의 그림자가 비치는 것이지요. 어떻게 하다보니 이런 모양이 나올 수도 있었겠지만, 제 생각에는 아마 계획적으로 그림자 연꽃을 만들엇을 것 같습니다. 우리 조상님들의 뛰어난 예술적 감각은 이런 미적감각을 나타낼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림자 연꽃이 제일 잘 나타날 때는 춘분(3월 20일 정도)과 추분(9월 22일 정도) 때입니다. 춘분, 추분 오후 3시경.. 약 3분 동안 연꽃무늬가 완벽하게 나타난다고 합니다. 사진을 볼수록 탄성이 나옵니다.



대장경

 


팔만대장경이 모셔져 있는 장경판전입니다. 1995년 팔만대장경과 장경판전은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팔만대장경의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 받은 것입니다.

팔만대장경은 모든 판목의 글자체가 아름답고 동일합니다. 대장경 만들어진지 800년이 넘었는데 대장경판이 변형되지도 않았습니다. 대장경을 만드는데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목재를 바닷물과 소금물에 넣고 말리는 과정을 몇 년동안 진행하면서 나무의 변형을 예방했습니다. 연구에 의하면 대장경 판재를 만든 목재는 산벚나무, 돌배나무, 자작나무 등입니다.. 당대 최고의 각수가 동원이 되어 5,200만자를 깍고 또 깍았습니다. 해충과 습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도 심혈을 기울였구요.

팔만대장경의 수명이 250년 정도 남은 것으로 보고 만년이상 보존이 가능한 동판으로 새롭게 제작중이라고 합니다.




금낭화

 


금낭화.

팔만대장경 사진 찍을 수 없다고 그렇게 강조하더니만 위에 있는 3장의 사진은 뭐냐고 궁금해 하실 수 있겠군요. 대장경 사진은 찍을 수 없습니다. 위에 수다라장, 수다라장 연꽃, 장경판전 사진은 제가 찍은 것은 아니고요. 해인사에서 기념사진 찍을 수 있도록 별도로 만든 사진을 다시 찍은 것입니다. 저는 하지 말라면 안 합니다. 그리고 팔만대장경 같은 국가의 보물이자 세계의 보물을 위해 제 욕심만 채울 수는 없는 일입니다.



나무

 


대장경을 보고 나오는데 커다란 나무가 눈길을 끕니다. 이 나무가 있는 곳은 학사대입니다. 신라 최고의 천재이자 대학자인 최치원과 관련있습니다. 학사대는 최치원이 말년에 은거하면서 시서(詩書)에 몰입하던 곳입니다. 이 나무는 최치원이 사용하던 지팡이를 거꾸로 꽂아둔것이라고 합니다. 최치원이 800년대 사람인데 진짜 최치원의 지팡이라면 1200년이 넘은 나무가 됩니다. 진실 유무를 떠나 나무로 부터 유구한 역사와 거대한 기운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해인사


위에 나무를 둘러보고 있는데 어느 이름모를 아저씨 한 분이 탄성을 자아냅니다. 그 분말에 의하면 해인사의 터가 기가 막히다는 것입니다. 가야산 깊숙한 곳에 자리한 해인사입니다. 주변이 산세로 둘러 싸여 있어서 답답할 수도 있지만 시원함이 느껴지고 시원한 듯 하면서도 산세가 포근히 감싸주는 느낌이라는 것이지요. 저는 견문이 넓지 않아 잘은 모르겠지만 해인사를 걷고, 둘러보면서 느끼게 되는 오묘한 기운의 실체를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다래

 


다시 숲길을 따라 내려옵니다. 다래나무가 인상적이어서 찰칵.  




가야산

 

 

가야산입니다. 해인사에서 가야산 정상까지는 5㎞ 정도 됩니다.



 



우리나라 불교의 삼보사찰 중 하나인 합천 해인사를 둘러보았습니다. 실로 포스가 느껴지는 기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랜 전통과 더불어 나라를 구하고자 하는 신념이 담긴 대장경이 있는 해인사였습니다. 해인사로 들어가는 숲길이 좋고, 800년 동안 변함없는 모습을 담고 있는 대장경을 보면서 굳은 의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해인사 꼭 가보고 싶은 곳이었고, 꼭 가봐야 할 곳이었습니다.

다음에는 해인사에서부터 가야산까지 등산도 해보고 싶어집니다. 삼보사찰 중에 송광사, 해인사를 가봤으니 이제 통도사만 남았군요. 올해안에 통도사도 가보야겠습니다. 석가탄신일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불교를 믿던, 안 믿던 부처님의 자비를 생각해 보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가까운 절에 가보는 것도 좋을 것이고요. 부처님의 자비가 여러분에게 전해지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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