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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포

 

경상북도 포항에는 구룡포라는 포구가 있습니다. 먹는 거 좋아하는 분들은 단박에 아는 곳이기도 합니다. 겨울의 별미 과메기와 대게로 유명한 구룡포입니다. 구룡포에 가보고 싶었습니다. 집에서 멀리멀리 떠나서 겨울바람도 맞고 싶었습니다. 구룡포와 함께 일출로 유명한 호미곶도 가봤고 포항 시내를 방황하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첫 번째로 구룡포의 이런저런 모습을 소개합니다.

 

 

구룡포는 멀었습니다.

 

구룡포를 가려면 일단 포항까지 가야 합니다. 서울에서 포항까지도 쉽진 않네요. 구룡포 여행은 무박 2일 코스로 계획했습니다. 금요일 저녁에 떠나기로. 일단 칼퇴근은 성공. 아뿔싸 버스표가 없네요. 퇴근시간이 명확하지 않아 예매하지 못한 게 안타까운 순간이었습니다. 포항은 기차 노선이 별로 없습니다. 버스로 주로 가게 되는데, 예매를 못 했더니 터미널 가서 오래 기다려야 했습니다.

 

버스 자리 맨 뒷자리에 겨우 앉습니다. 오른쪽은 무지하게 뚱뚱한 아저씨(?)가 제 자리까지 살을 비집고 들어옵니다. 왼쪽은 강력한 아저씨 스킨향을 뿜는 아저씨가 있습니다. 이 아저씨는 신발까지 벗으며 자신의 발가락 양말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포항에 도착 고속터미널에 버스가 내립니다. 그런데 구룡포 가는 버스 타려면 시외버스터미널로 가야 한다고 봤는데 포항은 고속버스터미널과 시외버스터미널이 멀리 떨어져 있었습니다. 사실은 고속버스가 포항시청 앞에서 한번 정차하더군요. 이때는 뭐 그런가 보다 했는데 나중에 지도를 보니 포항시청과 시외버스터미널이 가깝더군요어찌 되었든 이날은 택시 타고 시외버스터미널로 이동.

 

시외버스터미널 앞 찜질방에서 잠깐 자고, 다시 터미널로 옵니다. 터미널 나오자마자 있는 시내버스정류장에서 200번 버스를 타면 구룡포까지 갑니다. 현재시간 새벽 5시 41분. 200번 버스가 오기까지 8분 남았군요. 200번 버스는 배차간격이 10분 정도 됩니다. 포항 여행에서 200번 버스만 타고 다녀도 어지간한 곳은 다 가겠더군요. 구룡포, 죽도시장, 북부해수욕장(영일대해수욕장) 등등 

 

 

 

 

 

 

그렇게 버스는 30여분을 달려 구룡포에 도착합니다. 버스에 사람이 꽤 많습니다. 커플도 있고, 모자지간도 보이고 친구로 보이는 20대 초반의 남자아이 4명의 모습도 보기 좋고요.

 

저처럼 호미곶을 가고자 하는 분이라면 '구룡포 환승센터'에서 내리시면 됩니다. 구룡포 근대문화유산거리를 가시려면 200번 버스 종점인 '구룡포 근대문화유산거리'에서 내리시면 되고요. 버스 안내방송 나오고 버스 내 LED 안내판에 정류장 뜨니까 크게 불편하지는 않으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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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포에서 호미곶 가는 버스 시간표

 

 

 

 

 

 

호미곶 가는 버스를 타기까지는 30분 정도 남았습니다. 새벽의 바닷바람이 매섭더군요. 그렇다고 이 새벽에 어디 들어가 있을 수도 없고 구룡포 이곳저곳을 구경합니다. 호미곶 가는 버스 정류장 뒤쪽으로 가보니 새벽 생선 경매가 한창입니다. 어촌에서만 볼 수 있는 모습을 보니 반갑습니다.

 

아귀 경매가 한창이었습니다. 경매사는 뭐라 뭐라 계속 이야기하고 물건 사겠다는 사람은 손가락을 옷으로 가린 채 연신 수신호를 날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누군가에게 낙찰. 경매가 끝나면 물건은 이리저리 옮겨지고요. 새벽부터 어촌은 바쁘게 돌아갑니다. 아귀가 정말 많네요. 요즘 제철인가 봅니다.

 

 

 

 

 

새벽에서 갑자기 밝아졌습니다. 호미곶에서 무사히 해돋이 잘 보고 다시 구룡포로 왔습니다. 호미곶 일출은 다음번 포스팅에서 다뤄보기로 하고요. 구룡포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수산업의 전진기지 구룡포읍 방문을 환영합니다.

 

구룡포는 어항으로서 유명합니다. 과메기, 오징어, 대게 등  질 좋은 수산물이 아주 풍성합니다. 구룡포가 확 뜨기 시작한 것은 일제강점기부터입니다. 그 이전에는 작은 어촌이었습니다. 일제강점기부터 방파제를 쌓고, 부두를 만들면서 지금의 모습이 된 것입니다. 경상북도에서 가장 큰 어항이고요. 과메기는 전국에서 80%, 대게는 50%가 구룡포를 통해 나갑니다.

 

 

 

 

 

포구에는 배들이 가득.

 

 

 

 

 

쎄멘 벽에 꽃이 피었어요.

 

 

 

 

 

겨울 구룡포 곳곳에서는 과메기 말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구룡 포하면 과메기입니다. 겨울에만 먹을 수 있는 별미 과메기. 비릴까 봐 못 먹는다는 사람이 많더군요. 비린맛이 완전 없을 수는 없다지만 고소함이 비린맛을 충분히 보충해줍니다. 김, 미역과 함께 싸 먹는 바다의 향기는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200번 버스 종점인 구룡포 근대문화유산거리 앞 주차장에 과메기 파는 곳이 여럿 있습니다. 과메기 시식 맘껏 할 수 있습니다. 가격은 다 비슷해요.

 

 

 

 

 

 

가는 곳마다 대게가 가득입니다.

 

 

 

 

 

보통 구룡포 여행 가시면 포구 쪽에서 과메기나 대게를 드시거나 근대문화유산거리를 돌아다니시곤 하시더군요. 저는 구룡포 해수욕장 쪽으로 쭈욱 걸어가 봤습니다. 구룡포읍내를 벗어나니 한적하더군요. 차도를 벗어나 바다 쪽으로 가다 보니, 무슨 생선을 배에서 내리고 있더군요. 호기심에 가봤더니 까나리였습니다.

 

까나리? 양미리?  까나리와 양미리가 같은 종인데 이름만 다르게 불린다 알고 있었는데 이게 또 다른 종이라고도 하고요. 뭐가 뭔지 모르겠지만구룡포에 전복 파는 곳이 상당히 많더군요. 으레 양식 전복은 완도, 자연산 전복은 제주도 이런 식의 고정관념이 있었습니다. 구룡포에서도 전복이 많이 잡힌다고 합니다. 종패를 뿌리고 나서 다시 채취한다고 하는군요. 전복죽이 15,000원 정도.

 

 

 

 

 

대게는 못 먹고 대게빵은 먹어봤습니다. 대게빵에는 대게가 들어있을까요? 대게빵 2천 원.

 

 

 

 

 

경상북도 포항 구룡포항에 다녀왔습니다. 구룡포까지 가는 여정과 구룡포의 이곳저곳을 싸돌아다니면서 만난 풍경을 소개했습니다. 구룡포시장에서 과메기도 실컷 봤고요. 근대문화유산거리를 다니면서 일제강점기 구룡포의 모습을 상상해보기도 했습니다. 구룡포초등학교 앞 분식집에서 먹은 찐빵과 국수도 맛있었습니다. 하나씩 차근차근 블로그에 풀어보겠습니다. 일단 다음에는 호미곶 일출을 보러 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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