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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 법성포 굴비 & 백수해안도로

 

얼마 전 설날이었습니다. 설날뿐만 아니라 명절이 되면 오 가는 선물들이 있는데 그중에 큰 몫을 차지하는 것이 굴비입니다. 굴비 하면 떠오르는 동네가 있으니 그곳은 바로 전라남도 영광입니다. 으레 굴비 하면 영광 법성포 굴비가 자동반사적으로 나옵니다. 오늘은 영광 법성포로 향합니다.. 굴비에 대해서 공부도 해보기로 합니다. 거기다 백수해안도로에서 드라이브도 즐겨보도록 하겠습니다.

 

 

 

영광 법성포에 도착해서 먼저 찾아간 곳은 '영광굴비 홍보전시관'입니다. 말 그대로 영광굴비가 어떤 곳인지 소개해주는 곳입니다. 영광 법성포 굴비특품사업단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별도의 입장료는 없고요.

 

'법성포'라는 지명의 유래부터 알고 가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 법성포라는 지명은 굴비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불교와 관련이 있습니다. 인도의 마라난타라는 고승이 법성포로 들어와서 불교를 전파했다는 것입니다. 법성포의 법이 불교를 뜻합니다. 법성포는 지형적으로 항구가 들어서기에 좋은 곳입니다. 조창(세금을 모아두는 창고)으로서 호남의 산물이 모여드는 중심항구였습니다.

 

굴비는 조기로 만듭니다. 조기는 민어과에 속합니다. 조기도 종류가 여러 가지입니다. 참조기, 백조기, 수조기, 부세, 보구치 등등 이 중에서 영광굴비는 참조기로 만들게 됩니다. 참조기가 제일 비쌉니다만 요즘은 부세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부세가 겨울이 되면 배가 황금빛이 되는데 금 좋아하는 중국사람들이 부세를 왕창 사간다는군요. 짝퉁 조기 취급받던 부세가 참조기보다 더 비싸게 나가기도 한답니다. 

 

 

 

 

 

조기가 굴비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 것을 알려면 고려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고려 인종의 장인이면서 외조부였던 이자겸이 굴비라 했다는군요. 당시 최고의 권력을 누리던 이자겸. 그는 자신이 진짜 와이 되기 위해 난을 일으킵니다. 그러다 걸리고 법성포로 귀양을 옵니다.

 

이자겸이 법성포에서 조기 말린 것을 먹어보니 맛있습니다. 그래서 이걸 왕에게 보내게 됩니다. '선물은 하지만 자신은 결코 비굴하게 굴복하지 않겠다'라는 뜻으로 '굴비(屈非)'라 적어 보냈답니다. 이후로 소금에 절여 말린 조기를 굴비라고 했다는 설입니다. 

 

굴비의 어원에 대해서 다른 의견도 있습니다. 굴비를 만들려면 조기를 끝으로 엮어서 널어야 하는데 이때 조기 등이 굽어지게 됩니다. 그 모양새를 따서 구비(仇非) 조기라고 했고 이것이 굴비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자겸과 관련 지은 것은 굴비에 역사적인 인물과 연결해서 역사성 희소성 이런 것을 부각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이죠.

 

 

 

 

 

소금 채취하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영광은 3白의 고장이라고 합니다. 하얀색 3가지가 유명하다는 것인데요. 그것은 쌀, 소금, 목화입니다. (목화 대신 눈(雪)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더군요) 굴비가 맛있으려면 조기도 좋아야 하지만 소금 역시 그 맛을 결정짓는 주요한 뽀인트입니다. 요 근래에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가 천일염의 위생문제를 제기해서 이슈가 되었습니다. 지금도 천일염 관련 업계와 황교익 씨의 논쟁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관심 있는 분은 http://foodi2.blog.me/30115956317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영광굴비의 특징.

 

 

 

 

 

 

 

 

 

영광 법성포를 거닐다 보면 곳곳에서 굴비 말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법성포 갯벌

 

예전에는 법성포 앞 칠산바다에서 조기가 많이 잡혔습니다. 봄이 되면 산란하기 위해 몰려든 조기들의 울음소리가 들렸을 정도라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 법성포 일대에는 조기가 잡히지 않는답니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계화도 간척의 영향이 크다고 합니다. 갯벌로 들어가는 물의 흐름이 바뀌고 조수의 흐름도 달라졌고요. 지금은 가거도, 추자도 등에서 조기를 잡아서 옵니다. 그래서 법성포 일대에서는 소금을 넣고 말리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어찌 되었든 굴비의 고장 영광 법성포까지 왔으면 굴비정식 정도는 먹어줘야겠지요. 지역에서 잘 나간다는 어느 식당에 들어갑니다. 굴비정식 1인분에 1만 원입니다. 굴비정식 하나에 반찬이 10여 가지가 쫙 깔립니다. 그래도 제일 맛있는 것은 굴비입니다.

 

굴비 굽는 것 쉽습니다. 요리에 재주 없는 저도 가끔 구워 먹습니다. 굴비가 냉동입니다. 그걸 꺼내서 쌀뜨물에 담급니다. 1시간 정도면 어느 정도 녹습니다. 쌀뜨물에 넣어두면 짠기도 빠지고 맛도 더 좋아집니다. 건져서 물기를 닦아냅니다. 프라이팬에 종이 포일을 깝니다. 포일 위에 기름 살짝 바르고 굴비 올려주면 끝. 익는 정도 봐가면서 뒤집어 줍니다. 간은 따로 할 필요 없습니다. 

 

 

 

 

 

 

 

 

 

 

 

 

밥 먹고 드라이브 떠납니다. 영광에는 백수해안도로라는 멋진 드라이브길이 있습니다. 백수라고 해서 직장 없는 그 백수가 아닙니다. 한자로 白岫입니다. 도로가 있는 백수라는 지역에 구수산이 있는데 구수산의 봉우리가 99개랍니다. 1백(百 일백백)에서 하나(白 흰 백)를 빼서 99개의 산(岫 산구멍 수)이 있다는 것입니다. 국도 77호선이기도 한 백수해안도로는 가는 곳마다 절경입니다. 그림 같은 절경이 20㎞가까이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드라이브 코스로 아주 좋습니다. 

 

 

 

 

 

 

백수해안도로 중간 부근에 노을전시관이 있습니다. 전시관에서 바다 쪽으로 내려가 볼 수 있습니다. 기암절벽과 넘실대는 파도를 좀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습니다. '노을'이라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이곳의 해넘이가 아주 멋지다고 소문이 나있습니다. 노을전시관은 오전 10시부터 일몰 후 30분까지 오픈합니다. 월요일은 문 닫고요.

 

 

 

전라남도 영광군 법성포를 다녀왔습니다. 영광 법성포 하면 굴비입니다. 맛있는 굴비 하나만 없던 입맛이 확 돌아옵니다. 따뜻하고 하이얀 속살은 감동입니다. 법성포는 불교가 최초로 유입된 역사적 의미도 있는 곳입니다. 법성포에서 차 타고 백수해안도로 드라이브하는 것도 즐겁습니다. 다음에는 아름다운 해넘이를 지긋히 바라보고 싶습니다. 영광스러운 영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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